저희 지역은 홍성-예산 지역구입니다. 이번에 더민주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되었죠.
이 지역구는 충남에서도 콘크리트에 속합니다. 특히 예산지역은 지난 대선 때 경북지역 외 박己혜가 압도적으로 표가 나온 곳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박 70% 문 21%)
게다가 노무현 대통령 탄핵정국에도 충남 전체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했는데 딱 한 곳 이곳 홍성-예산은 사수했지요. 선거방송 보는데 충남 전체가 노란색으로 물들었는데 일관성 있게 파란 점하나 보이더라구요. 그 정도로 새누리쪽 지지율도 높고 젊은 얘들도 '암, 박근혜 찍어야지' 소리 나왔죠. 오죽 친구들한테서도요. 저도 원래는 박근혜 찍으려다가 대선토론 보고 이건 정말 아니다 싶어 문재인 의원을 찍었고 국정원 터지고 최종 결정을 문재인 의원으로 했죠. 결과 새누리당에게서 돌아서버리고 지역 군의원 제외하고는 죄다 당시 새정치연합을 찍어버립니다. 그리고 온라인 입당 물결에 동참해서 당원이 되었죠.
이제 본론 들어갈게요.
이번 선거 최초에 새누리당 3명과 무소속 1명이 출마했었죠. 새누리당 경선이 좀 재밌긴 했는데 한 명은 현직 홍문표 새누리당 국회의원, 또 현직 충남도의원, 또 한 명은 페리카나치킨 회장으로 유명한 양희권 씨입니다. 홍문표 의원 같은 경우, 저는 이 사람을 많이 지지했었죠. 유세현장에서 사인도 받은 적 있고 의정보고서 꼬박꼬박 들어오면 한 번 들여다보고 지역구 관리와 일은 참 열심히 했습니다. 19대 총선에서 이 사람하고 통합진보당 후보랑 붙었는데 저는 그 당시에도 새누리당 지지자여서 진보 쪽은 쳐다도 안 보고 이 분 찍었습니다. 한나라당-새누리당 지지자였으니까요. 이전 총선에서 이회창 옹한테 깨져서 아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도청신도시로 인한 지역통합이니 뭐니 시끄럽다가 예산지역 새누리당하고 홍성지역 새누리당하고 점점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지역 유력 인사가 국회의원한테 국회 있어야 할 사람이 여긴 뭐하러 왔냐고 하며 구설수도 나왔죠.
충남도의원 같은 경우, 안희정 지사한테 도청신도시 홍성쪽은 발전시켜주면서 왜 예산은 무시하냐며 충남도청 앞에서 삭발하고 시위했던 전력이 있죠. 어느 날 면허따려고 면허시험장 가는데 택시기사님하고 정치얘기를 좀 했는데 '아니, 지들이 사업자선정 이상하게 해놓고 왜 안희정 지사랑 홍문표 의원한테 뭐라하는거냐?'며 오히려 안희정 지사 쪽 편을 들어주더라구요. 지역 정치인사 한 명도 안희정 지사만 깔게 아니라 홍문표 의원도 까야 될 게 아닌가, 자기 편이라고 비판 안 할거냐면서 뭐라 합니다. 저도 물론 저 사람이 지역 도의원이지만 탐탁치 않게 봤습니다. 홍성쪽은 몰라도 예산 쪽은 안희정 지사의 이미지가 그닥 좋지는 않은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홍성쪽은 열심히 유관단체 유치하고 인구유치 열심히 하는데 예산은 그렇지를 않아요. 도청신도시들의 고민들 중 하나겠죠? 전남도청 신도시도 그렇고 경북도청도 그러할테니까요.
그런데 이 삭발한 충남도의원이 총선 출마를 선언합니다. 욕 오지게 먹습니다. 그동안 인기몰이할라고 안희정 지사한테 시비 건 거냐는 목소리도 나왔죠. 하지만 이 사람은 새누리당 경선에서 양희권 예비후보를 지지한 후 사퇴합니다. 예산지역 새누리당 사람들이 양희권씨를 중심으로 반 홍문표 전선을 형성한 거였죠.
양희권씨는 예산지역 새누리당 사람들 지지를 등에 업고 홍문표 국회의원과 경선을 합니다. 충남도의원 후보가 사퇴하면서 양희권 씨를 지지하면서 세가 늘어나는 듯 했죠. 그런데 이를 어쩌죠. 현직 의원이 하필 새누리당 공관위인가 소속되어있더라구요. 이 사람은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고 공정하게 붙자고 합니다만, 결국 경선에서 현직 의원이 이겨버립니다. 결국 치킨집 회장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한 상태죠. 자기는 꼭 승리해서 새누리당으로 돌아가겠다고.
솔직히 이쪽은 별 관심 없어요. 이번엔 이쪽 안 밀어줄거니까.
처음에 제가 관심있게 보았던 건 무소속으로 나왔던 문흥수 후보였습니다. 이 사람은 더민주 입당을 검토 중이었고 성향을 봐서도 더민주에 들어가기 적당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직 부장판사 출신으로 명성도 있었구요. 도서출판회인가 거기서 나소열 더민주 충남도당 위원장이 참여할 정도로 이 사람 영입에 힘썼습니다. 그리고 더민주에 입당하겠다는 입장을 내 놓았습니다. 오랜만에 더민주쪽이 나와서 새누리당 걸러야겠다 생각했는데
이게 무슨..
충남도청에서 가질 기자회견 1시간 30분 전인가 남겨두고 교통사고인지 배탈인지로 입당을 연기해버립니다. 처음엔 뭐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지역신문들 뒤져보니 이 사람이 더민주랑 V3 사이에서 간보고 있더라구요. 언론기사에서 아직도 더민주랑 국민의당이랑 고민중이라고. 처음에 더민주에서도 확대해석은 하지 말길 바란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죠.
그런데 어느날 예산 홍성 지역구에 V3당이 기어들어옵니다. 두 명이 국민의당 경선에 참가했습니다. 한 명은 김도연씨라고 자유선진당 어디 대변인 하던 분이고 또 한 명은 명원식 씨라고 새정치연합 충남도당에서 교육위원장인가 했던 사람이더라구요. 이쪽도 저는 걸러버립니다.
안철수씨, 처음 정치계 머리 내밀면서 새정치니 국민의 열망이니 소리할 때부터 맘에 안들었거든요. 특히 이명박 정권 사람이 왜 야당에 빌붙고 있지? 라며 의심을 했죠. 의심은 현실이 되어버렸지만요.
이렇게 나는 국회의원은 사표를 내버리고 비례만 더민주 찍어야하나 이런 생각을 했지요. 이곳에서 정의당 후보는 구경도 해 본 적도 없고 진보정당 지지자도 아니고 줄곧 보수정당 지지자였으니까요. 그런데! 16일에 더민주에서 강희권씨라고 홍성에서 변호사 하시는 비교적 젊으신 분이 더민주에 입당 후 출마를 선언하였죠. 앗싸 찍을 사람 생겼다 하고 싱글벙글했는데 이게 왠.. 얼마 안 가서 간보고 있던 문흥수 후보가 더민주에 입당원서를 내버렸답니다. 그런데 중앙당에 딜을 했던 모양입니다.
'더민주에 입당할테니 전략공천해달라.'
다음 날, 그러니까 어제죠. 저만 열받았던 게 아니더군요. 홍성예산지역 더민주 당원들이 일제히 '기회주의자 문흥수 꺼져라'라며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강희권 후보를 공천할 것을 중앙당에 요구합니다. 이제까지 간봐놓고 새누리당이고 V3당이고 경선띄우고 더민주까지 후보 나오니까 이제와서 전략공천해달라고? 이게 말이여 방구여.. 결국 더민주는 오늘! 이 지역구를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했습니다. 경력으로 따져도 문흥수 씨가 강희권 후보보다는 약간 우위에 있어서 걱정되기도 했지만...
결국 강희권 후보가 전략공천되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꼬셔라.
일단 이런 콘크리트 지역임에도 이번에는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강희권 후보가 어느 정도 해주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양희권 후보가 무소속 출마 하면서 여기도 다른 지역과 같이 여당표가 갈릴 듯 하네요. V3당이 좀 걸리긴 하겠지만요. 외지 유입도 어느 정도 있어서 이번은 해볼만 하겠다 생각합니다. 역대 투표나 지역성향으로 봤을 때 이기기는 매우 힘든 선거가 되겠지만 우리 지역에서 더민주가 일 하는 것 좀 보고 싶네요. 매번 지역현안에 참여해도 세가 약해서 무시당하고 그러니 좀 씁쓸했었습니다.
실력이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