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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찌찌아저씨가 말하는 아내
게시물ID : bestofbest_1189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o잠자리wer
추천 : 671
조회수 : 59238회
댓글수 : 59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3/07/18 12:40:10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7/18 00:57:06
<아내가 내 인생의 전부인 이유>

제 아내는
속칭 우리 나라 상위1%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가 외교관이어서, 어렸을 때부터 해외에서 생활을 했고,
3개 국어에 능통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도 많았고,
웨딩드레스 디자인으로 명문대를 수석으로 졸업했지요.

이쁘고, 가진 것도 많고, 상냥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두 분 다 일을 하지 않으셨고,
대학 때부터 저는 생존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운이 좋아 국립대는 들어갔지만,
학비를 모으기가 빠듯해 대학을 10년 6개월을 다녔습니다.

서울로 상경했지만, 직장에서 짤린 후, 자신감을 완전히 상실하고,
25만원짜리 어두운 고시원에서 넘게 그렇게 살았었습니다.

너무 슬펐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직장은 구해지지 않고,
사회에 부적격자 같다는 생각에 세상에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까지 한 적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매일 끓여 먹는 라면도 질려서 더 이상 입에 들어가지 않았고,
어두운 고시원 방 안에서 중독성 게임이나 하고, 야동이나 보고
집 밖에 나올 생각도 하지 않았던 그런 어두운 날들의 연속이였습니다. 

그러나 제 아내는 그런 저를 사랑해줬습니다.

저를 믿어주고, 제가 다시 밝아질 수 있도록 도와줬습니다.

웃는 모습이 보기 좋으니까, 웃으라고 하고,
통금시간도 빠듯한데, 고시원 앞까지 찾아와서는
저녁을 사주기도 하고, 용돈도 주고 그랬습니다...

그 때 아내는 내 인생의 햇볕 같은 존재였습니다.
저는 항상 그늘로 숨었지만, 아내는 저에게 항상 해바라기처럼 웃어줬어요.

그러다가 어느 날,
고시원에서 자다가 잠에서 깼는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사진관에 가서 사진을 찍어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샤워도 하고, 머리카락도 자르고 미용실에서 염색도 했습니다.

저녁 8시 즘에 지하철을 타고
증명 사진을 잘 찍어준다는 사진관에 갔습니다.

그 때 찍은 사진이 이 사진입니다. ㅎㅎ

그 후로 저는 오사카에 있는 광고 회사에 취직을 했습니다.
정말 운이 좋게도 한국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뽑힌 것이었죠.
그래서 저는 일본으로 가게되었습니다.

아내와 저는 그렇게 국제 원거리 교제를 했었습니다.
한 편, 저같이 별 볼 일 없는 놈이랑 사귀는 걸 아셨던 장인 어른께서는 저희 둘의 관계를 심하게 반대하셨고,
지금의 제 아내에게 아주 좋은 조건의 맞선 자리를 많이 만드셨었습니다.

1년 후, 아내는 그 많은 좋은 조건 가진 신랑감들을 뿌리치고,
가난한 저에게 시집을 왔습니다.
요즘 회자되는 잘 나가는 남자와 결혼하기를 포기하고
저를 선택했었습니다.

일본에서 알콩달콩 살다가 아기도 낳았지요.
아주 추운 1월이었는데, 아내랑 둘이서 손 꼭 잡고 9시간 진통 끝에아들 예얼이를 낳았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정말 아무도 없었어요.
응원해주는 사람들도 없었고, 친구들도 없었죠.

정말 우리는 이 세상에 우리 두 명만 사는 것 처럼 그렇게 아등바등 우리 힘으로 살아나갔습니다.

그 후로 3년이 흘렀어요.
빚을 내어 구로에 있는 작은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어요.

장인 장모님께서 집을 사주실 수도 있으셨지만,
우리는 우리 삶을 우리 스스로 만들기로 결정했고,
처가의 도움없이, 우리 가족은 그렇게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아내와 제가 자라 온 환경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놀라실지도 모르겠지만, 제 아내는 결혼 할 때까지
인스턴트 라면을 먹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제 인생의 절반이 안성탕면이었죠. ㅎ

하지만, 지금은 서로 이해하며, 사랑하여 정말 잘 살아가고 있어요...
주말에는 늦잠을 자기도 하고, 라볶이도 해먹고, 치킨도 시켜먹고 그렇게 삽니다.

우리는 서로가 인생의 전부였습니다.
지금도 제 인생에서 제 아내가 저의 전부예요.

5년 전의 저는 정말 아무 것도 없었지만, 제 아내는 그 때 저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줬어요.
제 가능성을 내다보고 그래서 사랑했던것도 아니고,
뭔가를 재보고, 비교해서 저와 교제했던 것이 아니었어요...

정말 제 자신을 좋아해줬어요.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지만, 다 버리고 저를 선택했는데,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제가, 그런 아내를 사랑하지 않을 리가 없겠죠.

제 소원은 아내랑 늙을 때까지 두 손 잡고 세상을 돌아다니며,
맛있는 걸 쳐묵쳐묵 하다가, 같은 날 함께 죽는 겁니다.

여러분도 꼭 여러분의 모든 걸 내걸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실 수 있길 바래요.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것이
세상에 그 어떤 부유한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여러분을 행복하게 할 거라고 믿어요.

by 별찌찌아저씨 ★☆

-출처:별찌찌아저씨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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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가 겪는 어려움이 제가 나약한데서 비롯된 것을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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