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가 직인 날인 거부할까
그러나 언제까지 최고위 문을 닫고 있을 수는 없다. 김 대표도 "18일에는 열겠다"고 했다. 현재까지는 양측 모두 최고위 회의에서 최대한 합의에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자신이 언급한 8곳의 공천 결과를 뒤집고 싶어 하고 친박계는 원안 통과를 원한다. 의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표결로 가야 한다. 그러나 표결로 가면 친박이 다수여서 자신의 뜻을 관철할 수 없다. 현재 최고위원 9명 중 김 대표 편에 설 만한 사람은 김을동 최고위원 정도이고 김정훈 최고위원은 중립 성향이다. 나머지 서청원·이인제·원유철·김태호·이정현·안대희 최고위원은 모두 친박이다. 김 대표 측은 최대한 표결을 피한다는 입장이지만 "최악의 경우 공천장에 도장을 안 찍어주는 방법도 있다"고 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49조에 따라 당의 후보자를 선관위에 등록할 때는 당 대표의 직인(職印)이 필요하다. 선관위도 "대표 직인이 없는 공천장은 무효"라며 "법이 너무 명확해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다"고 하고 있다.
◇친박, 최고위 해체로 맞설 수도
이에 맞서는 친박계의 '최후의 카드'는 최고위 해체다. 이날 친박계 일부에서 "그럴 일 없길 바라지만…"이라는 단서를 달고 조심스레 비대위 이야기가 나왔다. 당헌 113조에 따르면 당 대표 궐위 또는 최고위 기능 상실 등의 경우 비대위를 구성하게 돼 있다. 친박계 최고위원이 모두 사퇴할 경우 최고위 의결 정족수(5명)에 미달하기 때문에 이는 기능 상실 상태로 해석될 수 있고, 따라서 비대위 구성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이다. 이는 김 대표를 몰아내고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그리 높지는 않다. 친박계 한 최고위원은 "공천장에 찍을 도장을 하나 더 만들자는 건데 정치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고 했다. 시간적 제약도 있다. 총선 후보자의 선관위 등록은 24~25일이다. 전국위 소집을 위한 공고 기간(3일) 등 비대위 구성 절차에 들어가는 시간을 고려하면 후보 등록일 이전에 비대위 구성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갈등도 결국 정치적으로 봉합될 가능성이 크다. 18일 최고위에서 김 대표 측은 자신이 언급한 8곳 중 2~3곳 정도에 대해서만 공관위에 재의를 요구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추인하는 식으로 타협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 입장에서도 극한 대결로 당이 두 동강이 나면 대선 주자로서 정치적 리더십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친박계도 당의 주류로서 내전이 계속될 경우에 생길 민심 이반을 고려해야 한다.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박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국정 운영 동력은 크게 떨어진다.
출처 | 공천장 도장 놓고… 김무성·親朴 '옥새 전쟁' 태세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18/2016031800252.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