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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엄마와 사이가 안좋아요.
게시물ID : gomin_16058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edfx
추천 : 1
조회수 : 86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3/18 23:32:22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갓 20대가 된 딸이에요.
요즘 고민이 있는데... 바로 엄마랑 사이가 정말 정말 안좋은거에요. 편의상 음슴체 가겠습니다 ㅠ
 
현재 나의 상태는 엄마란 사람의 인간성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고 있음.
때는 거슬러 16학년도 수능 시즌임. 9월 모평 국영수 합4를 찍었고 수시는 전부 논술이었음. 나름 긴장 기대 반반인 마음으로 수능을 쳤고 말아먹었음.
논술 준비하러 수능 끝나자마자 기숙사에서 짐싸서 홀로 ktx를 타고 서울로 왔음. 그때부터 13일 동안 혼자 게스트하우스에서 숙식을 해결하고(거의 굶었지만) 시험 일정에 맞춰 시험을 보러다녔음. 가끔 지방에서 논술 준비하러 부모님과 함께 올라온 아이들도 보였지만 가장 힘든 순간은 6개 시험장마다 자식들 기다리는 엄마들을 볼때였음. 우리 엄빠는 일이 바빠 날 챙겨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음.
 
슬슬 1등급 컷이 확정되기 시작하고 한국사 한 문제 틀려서 2등급이 거의 확정이었음. 연대와 외대 최저를 맞추지 못함. 이때 내 마인드는 'ㄱㅊㄱㅊ 아직 4개나 남았네. 노력한 만큼 잘 될거야!' 였고 모든 대학의 논술 발표가 끝나는 날까지 우리 엄마 멘트는 "네가 하늘이 내린 아이라면 연대에 붙을것이다." 였음. 난 이미 최저를 맞추지 못했기에 그 말은 내 마음을 후벼팠음.
당연히 듣기 싫어서 그 말 들을때마다 스트레스 받는다고 엄마에게 말했음.
엄마 : 너만 스트레스 받냐? 나도 스트레스야. 너 대학 다 떨어지면 남들한테 뭐라고 말해? 딸 유학갔다고 해야겠다.
왜 그 스트레스를 나한테 푸는지 모르겠지만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의 심정이라고 생각하고 남은 대학 조용히 기다렸음.
이대와 성대 논술 떨어지고 아직 2개 대학이 남은 상황에서
엄마 : " 쟤 다 떨어졌대~ 남은 것도 뻔하지 뭐. "
아빠 : 재수해라.    엄마 : 돈 아깝게 무슨 재수야? 걍 xx대나 가 (집 근처 지방국립대)
이때 엄마의 말투는 비유하자면 날 싫어하는 아이가 내 상황을 비꼬는 말투였음. ㅇㄱㄹㅇ ㅂㅂㅂㄱ
 
결국 모든 대학에 완벽히 떨어짐. 추합 확인까지 난 "합격자 명단에 없습니다." 란 말을 약 22번 봤을거임. 매번 될리가 없지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추합 확인을 할때마다 내 멘탈은 조각났음. 우리 엄마 멘트도 한결같이 "혹시 모르지 네가 하늘이 내린 아이라면 최저를 맞추지 못해도 연대 붙을수도."
난 매일매일 연대에 폭탄을 설치하고 싶었음. 난 아직도 기억함. 성대 논술 최초 발표날 부터 마지막 대학의 추합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밤새 통곡했음. 신이 있다면 신을 죽이고 싶었음. 내가 대책없이 논술을 고른게 아님. 2년간 꼬박꼬박 글쓰고 연습하고 다듬고 꾸준히 쌓아온 실력을 믿었기 때문임. 혼자서 외롭고 쓸쓸하게 노력해온 날들에 대한 보상이 눈물이라는게 너무 서러웠음. 침대 위에서 무릎 꿇고 울면서 기도했음. 대학에 붙든가 내가 울다가 쓰러지든가. 베개에 얼굴을 묻고 흐느낀 다음날 엄마가 말했음. "시끄러워서 더는 못들어주겠다. 작작 해."
 
수시 추합은 거의 마무리 되고 정시 모집 기간이 다가왔음. 내 점수로는 엄빠가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하기 때문에 아빠는 재수를 원했음. 엄마는 재수도 괜찮지만 돈이 아깝기 때문에 내가 지방대에 가길 원했음. 나는 xx대에서 내 진로와 관련된 학과를 찾다가 재수학원 찾다가 어영부영 시간만 때웠음.  엄마는 매일 나를 갈궜음. " 넌 대체 잘하는게 뭐야? 뭐 할줄 아는거라도 있어? 공부 좀 한다고? 근데 지금 이게 뭐야?ㅋㅋㅋ 꼴 좋다."
난 수험생 딸을 둔 엄마의 입에서 그런말이 나올 줄 상상도 못했음. (분명 말하자면 우리 엄빠는 공부와 거리가 먼 사람들임. 자영업으로 나름 성공을 한 케이스).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눈치가 있다면 그런말하면 안됨.
 "꼴통아 넌 3년간 뭐했냐? 공부 제대로 한거 맞아?" 이 말이 제일 가슴아팠음. 난 친구들이 야자쨰고 놀러 다닐때 앉아서 공부했고 고3 내내 전교생 귀가일에만 집에갔음. 내 고등학교 3년은 집보다 학교에 있는 날이 많았고 난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했음. 물론 그 노력들이 남들이 볼땐 수능 성적표로 밖에 보이지 않겠지만.
 
정시로 중경외시 라인의 학교에 입학했음. 난 나의 진로와 관련된 학과를 골랐음. 엄마 : 다른 사람들이 ㅇㅇ대(내가 간 학교) 정도면 잘 갔다고 하더라~ 근데 학과가 맘에 안드네^^." 나도 이제 지쳤음. 더이상 엄마의 말을 들어줄 멘탈이 남아나질 않았음. 항상 엄마의 사고는 내가 아니라 엄마 주변인들의 반응을 중심으로 이루어짐. 이건 내가 중딩때도 그랬음. 사실 내가 원했던 직업은 이과쪽임. 근데 엄마는 외고 다니는 딸이 갖고 싶었나봄. 무턱대고 외고에 원서를 넣어보라함. 난 외고에도 이과가 있다는 재학생의 말을 듣고 원서를 넣어 입학했지만 실상 이과는 우리 학년때부터 폐지되었음. 고1때 엄마에게 이과와 관련해서 전학 이야기를 꺼냈음 그때 엄마는 "니가 이과가서 잘 할 거 같아? 넌 그냥 문과야 계속 다녀." 그후로 우리엄마는 누구를 만나면 우리 딸이 외고 다니는데~ 로 말을 함. 역겨웠음. 고작 그 말 하려고 내 꿈을 박살낸거임.
 
대학에 들어오고 기숙사에 살게 됬음.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되자 그동안 있었던 엄마의 언행과 내가 겪었던 아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음.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 생활은 너무 꿀임. 가족들과 멀어지고 내 주변에 있는 동기들과 선배들은 모두 다 좋은 사람들임. 내가 왜 엄마의 행동들을 묵인했는지 이유조차 모를 정도로 나는 지금 너무 행복함. 엄마를 생각하면 치가 떨림. 룸메가 엄마랑 즐겁게 전화할때마다 부럽기도함. 그런데 엄마란 단어를 떠올리면 역겹고 분노가 치밈. 딸로서 이러면 안되는 걸 너무 잘 알기에 나는 억누르려고 했음. 나에게 아무리 모질게 대해도 나를 만 18년 동안 키워준 사람이다 라고 최면을 걸어도 그동안 내가 받은 상처땜에 쉽지가 않음. 그래서 엄마에게 연락하지 않았음. 간간히 가족들 단톡에서 가족들이 안부를 물으면 너무나 행복하고 잘 지내고 있다 라고 답할 뿐 엄마와는 필요할 때 말고 연락을 하지 않았음.
그런데 오늘 엄마에게 전화가 왔음.
  
   넌 어떻게 딸이 되서 전화 한 번도 안하냐? 아주 필요할 때만 찾지?/ 어, 엄마가 나한테 했던 말들을 생각하면 화가 나서./ 너 지금 이러는거 엄마한테 엄청 큰 상처인거 알지? 다 내가 너 사랑하니까 했던 말이야. 너 그런것도 몰라?/ 사랑하면 상처줘도 돼? 사랑한다는 말로 상처주는걸 합리화 할 수 있어?/ 너 어떻게 그런 심한 말을 하냐. 내가 너 사랑하는 거 몰라? / 그니까 사랑하면 상처줘도 되냐고 / 진짜 넌 못된 딸이다./ 됐어 말도 안통하네. 난 잘 지내고 있고 앞으로도 필요할 때만 찾을거니까 연락하지마.
 
이러고 끊었음. 난 사랑하니까 상처줘도 된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음. 이거 나만 그러는 건가? 우리 엄마 마인드를 정리하자면 엄마와 딸 사이에는 무슨 말이든 할 수 있어야함. 그게 서로에게 상처가 된다 할지라도. 이건 내가 본인에게서 직접 확인한 내용임. 난 그에 따라 내가 받은 만큼의 상처를 엄마도 느꼈으면 함. 본인은 나에게 막말하면서 스트레스 풀어놓고 왜 나는 하면 안됨? 내가하면 모성애 남이하면 패륜인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내 눈엔 눈물이 흐름. 대체 내가 뭘 잘못했길래 나한테 이러는거지? 그동안 바라는대로 원하는대로 순응하며 살아왔는데 성인이 된 시점에도 걱정이라는 이름으로 간섭과 참견, 감시를 일삼는 엄마를더이상 용납할 수 없음. 남들이 나를 욕하고 엄마에게 미움받아도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음.
 
상황은 대충 이러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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