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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야경을 보면 군대 생각이 납니다.
게시물ID : military_618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곱슬맨
추천 : 6
조회수 : 97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3/19 03: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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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천문대에서 본 야경>

오늘도 잠이 안 오네요. 밖에 좀 걷다 왔는데 또 군대 생각이나서 좀 끄적여봅니다.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 정말 힘든 시기,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한계에 몰려서 피로나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에 불면증, 위염, 잦은 배탈, 고환염, 전립선염... 

뭐 몸 구석구석에 별에별 병은 다 앓던 때였습니다. 아직도 치료중인 문제들이네요.자라나라 머리머리


ASP에서 근무할 때였는데 전방쪽 근무 경험이 있는 분들은 알겠지만 낮밤이 바뀌는데다 근무시간은 많고, 개인 자유시간은 커녕 휴식시간도 부족해서 정말 힘들죠.

그래서 근무자 피로도가 무지 높은 곳입니다. 대부분의 근무자들이 밤새 추운 산을 오르락 내리락 6~8시간 하는데, 자는 시간이 3~4시간 정도인 것 같네요.(간식이 식사가 아니듯, 쪽잠은 잠이 아닙니다.)
-지금도 누군가는 근무를 설텐데, 그에 걸맞지 않은 급여를 받고 있을걸 알기에 미안할 따름입니다. 

거기에 가뜩이나 부족했던 병력수에 전역자는 계속 생겨나는데 신병은 안 오고...

매일 수십번도 넘게 근무표를 확인하고 조정해도 터져버려서 순찰이나 당직이 없으면 소대 간부들이랑 돌아가면서 대타 치기도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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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레이션 킬-엔씨노 맨>

거기에 지휘관이 제네레이션 킬에 나오는 엔씨노 맨 같은 사람이었는데(...)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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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횡령산 봉수대>

이야기가 샜네요. 

야간에 순찰을 하다보면 종종 순찰 방향에 따라서 대공초소에서 순찰이 끝날때가 있는데, 대공초소가 특성상 가장 높은 곳에 배치되어 있는 덕에 높고, 가파르고, 춥고 여러모로 힘들지만 야경 하나만큼은 정말 끝내줬습니다. 그리고 순찰오는 간부 잘 보이는 안전한 곳

입김 나오는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소총을 만지작 거리면서 반짝거리는 불빛들을 보다보면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저 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뭐하고 있을까, 저기 자동차 탄 사람은 어디가는걸까, 저기 내 미래의 여친은 있을까없었음, 난 여기서 뭐하지끓인라면 먹고 싶다, 계란후라이 먹고 싶다, 춥다, 개춥다. 

잡생각은 많아지는데 반해 정신적으로 안정되는...

그래서 순찰끝나면 자주 해당 초소에서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죽치고 있곤 했습니다. 

자는 시간이 반토막나니 더 피곤해졌지만 머리는 맑아지니 오히려 낫더군요.


초소에 죽치고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근무자들도 많이 만나고 그러다보면 이야기도 많이하게 되고 이런저런 고민이나 불만 같은 것도 많이 들었고...

뭐 간부가 죽치고 있으니 불편한 친구도 있었을겁니다. 너빼고 다 불편했음

나중에는 친해진 친구들이 많아져서 중대 돌아가는 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죠.
-특히 사고방지 건, 초소마다 같은 병사 이름이랑 욕이 있어서 지우고 다녔는데, 아무래도 걱정이 되어서 여기저기 캐물어보니... (생략)

아마 군생활중에 병사들과 같은 생각과 시선을 공유했던 몇 안되는 시간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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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면>

아직도 밤에 잠을 잘 못자고 자도 잘 깨는데, 밤에 인적드문 길을 걷거나 옥상에서 야경을 볼때면 그때 생각이 많이나네요.

가끔은 다시 군대가고 싶은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만 추억보정 효과 때문이겠죠.
출처 사진출처: 김해시 홈페이지, 부산시 공식블로그 쿨부산, 드라마 제네레이션 킬, 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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