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5주차인 갓 임산부에요
입맛이 없어져 고민이어요ㅠ
제가 좀 먹는 걸 많이 좋아해요. 먹기 위해 살고,
먹기 위해 운동하고, 먹기 위해 여행하고~~
뭐 그정도로 미식이 인생의 중요한 낙이었는데
임신했다고 사람이 이렇게 달라지나요ㅠ
최근엔 임신 사실을 알기 전부터 계획해 둔
제주도 여행을 갔다 왔어요.
계획 할 당시에는 의욕이 넘치다보니;;; 침 꼴깍 해가며 며칠 동안 검색해서
맛집 정보를 엑셀로 만들고~ 동선의 낭비를 막는다고 맛지도도 만들어서 뽑고!
임신 사실 안 뒤에도 "다행히 입덧이 시작 안했나보니 맛난거 먹으러 가자!!!" 했건만
사람 기운빠지게 이놈의 입덧이 가자마자 시작한건지 식욕도 없고 기운도 없고ㅠㅠ
열심히 만든 자료들은 휴지조각됐어요ㅠㅠㅠㅠㅠ
디너 뷔페 1번째 접시
원래는 저렇게 한입씩 먹어서 맛을 보고
두번째부터 달리는건데!
디너 뷔페 2번째 접시
2번째인데 벌써...가짓수에서 방황의 흔적이 보이지 않으신가요. 첫접시로 해탈..
왼쪽에 빵 씌운 중식 스프만 먹을만 했네요..
디너 뷔페 3번째 접시
너무나 좋아하는 달다구리들. 하나 정돈 맛있으리 믿고 담아왔지만
우와 참 퍽퍽하고 부드럽고 달구나 하는 느낌밖에 못 받음. ㅠㅠ
아침 뷔페.. 그나마 전체적으로 덜 느끼해서 먹을만했어요
제주도 내 유명 흑돼지집.
여기조차 안갈 순 없다고 주장해서 갔어요
맛이 없는건 아니었는데 평소 2인분 이상 먹을 걸 1인분도 채 못먹었네요..
패키지에 포함된 애프터눈 티세트
참으로 호화로운 달다구리들이었습니다. 무척 촉촉하고.. 달고...달고... 또 달았습니다
허브티가 제일 맛있었어요 ㅠㅠ
위의 첫접시만 따로.
얼그레이 쉬폰 케이크도, 피칸파이도, 크림치즈딸기케이크도, 에끌레어도 다 사랑하는건데,
한입 대고는 전혀 손이... 다시 봐도 아깝네요
연애 때부터 기념일에 가자 약속했던 호텔 뷔페라
의미도 깊었구 기대했던 만찬이었는데..
온갖 산해진미를 다 떠다 바쳐도
제 몸은 이래도 흥~ 저래도 흥~ㅠㅠ
워낙 못 먹으니까 너무 낯설은(..) 제 모습에 남편이 옆에서 안절부절;;
어떤 맛 어떤 식감을 가진 음식물이 나의 목구멍을 통과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뿐
여긴 어디인가 이자리에 난 왜 있는건가. 난 제주도에 왜 왔을까 생각이 가득하고ㅋㅋ큐ㅠ
점점 심해지는건지 지금은 기름진 고기류 상상만 해도 대뜸 비위부터 상해요
애주가라서 임신 전에는 남편이 저한테 너 임신하고 1년 넘게 술을 참을 수 있겠냐고~
막 놀리곤 했는데 술이 문제가 아니었어요
더 심해질 것 같은데 두렵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