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전제하나는 깔고가야 하지 싶습니다. 김종인이 민주당을 망하게 하려고 들어온 세작이다? 들어와서 저짓거리 하느니 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국민의당에 들어가서 안철수 힘 키워주면 공멸합니다. 뭐하러 굳이 들어와서 깽판을 칩니까? 김종인이 세작이라는건 말도 안되는 헛소리죠.

현재 김종인의 생각은 대략 민주당 107석(ㅅㅂ, 글 쓰면서도 빡치네요. 꼴랑 이 정도의 자리 얻자고 그렇게 설쳐댔다는게... 진짜 배신당한 기분입니다.) 정의당 국민의당 몇 석씩 해서 개헌저지선 막고, 경제민주화 시키겠다고 저러는거 같은데...

전에도 경제민주화 하겠답시고 박근혜한테 붙었다가 토사구팽 당했죠? 과거 군부시절을 생각하고 박근혜한테 붙은거 같은데, 애초에 얘는 경제민주화를 시킬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냥 자기 아버지 과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생각 밖에... 암튼 김종인의 이러한 생각은 말 그대로 '뻘짓'이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누구나 다 예상한 전개였죠. 김종인 자기만 몰랐을 뿐...

암튼, 김종인 자신은 자기 뜻대로 모든게 다 풀릴거라고 자신하는 모양인데, 개헌저지선 막는 정도로는 택도 없습니다. 범야권이 과반수는 못 먹더라도 최소한 새누리당의 과반은 막아야 합니다. 이대로 가면 경제민주화 절대 못합니다.

제 생각에는 지금 김종인이 저렇게 날뛰는 이유는 총선이후, 그리고 대선에서 자기가 또 토사구팽 당할까봐 두려워서 저 X랄 하는겁니다.

뭔소리냐구요? 노무현 정부때를 볼까요? 경제부총리 얘기가 오가다가 '뭐 하러 비리에 연루된 사람을 쓰냐, 우리진영에도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라는 논리에 의해 결국 김진표가 되었습니다. 박근혜정부에게도 단물만 빨리고 버림받았습니다. 이 사람이 진짜 경제민주화를 시키겠다는 것에 자기 인생을 걸었다고 가정한다면, 이 사람이 생각하는건 뻔합니다.

'내 독자세력을 만들어서 대선을 이긴다음, 그 대통령을 이용해서 경제민주화를 진행하겠다.'

대선만 이겨서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나온다면 종편이니 뭐니 하는건 다 씹어삼킬 수 있습니다. 종편은 지원금 끊어버리면 되고, 국영방송은 사장 갈아서 정상화시킨 다음 언론플레이 해주면 됩니다.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구요? 이 사람이 군부정권 밑에서 구르던 사람입니다. 얼마든지 강압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괜히 우리나라 대통령을 제왕적대통령이라고 칭하는게 아닙니다. 삼권분립이니 뭐니 해도 진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지금 겪고 있지 않습니까? 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노무현이 워낙 바보같이 착해서 권력을 안 휘둘렀을 뿐이지.

암튼 이 이용당할 대통령은 현재 문재인이 가장 유력하긴 합니다만, 독자세력을 세워 대선을 이기겠다는 생각이면 애초에 다른 인물을 전면으로 내세울 수 있습니다. 손학규 같은 사람이요. 뭐, 차기 대권후보가 누구냐인가는 잘 저울질 해야하겠지만, 누가 김종인에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지는 김종인 자신만 알 수 있겠죠.

김종인의 행보가 표를 긁어모을 수 있을것이다. 네, 물론 그럴수도 있겠죠.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판세보면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젊은 층은 버리고, 되도록 중장년층의 표를 끌어올려고 하는 짓입니다.

여기서의 대 전제는 바로 잡고 갑시다. 새누리당과 색이 똑같아지면 공약을 보고 민주당을 찍을 것이다? 헛소리입니다. '교육감 선거 1번효과'라는게 괜히 떠도는 말이 아닙니다. 물론, 공약을 보고 뽑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그냥 '1번이라서 찍는다.'입니다. 그리고 공약 아무리 좋게 나와봤자 새누리당은 종편으로 철저하게 민주당의 공약을 왜곡하면 되고, 아니면 어레인지해서 자기들이 공약을 내놔도 됩니다. 어차피 새누리당입장에서는 안 지킬 공약인데 뻥을 치든 뭘 하든 뭔 상관이랍니까?

문재인이 지금에 와서 할 일은 명확합니다. 일단 김종인과 만나야 합니다. 전화같은 개 뻘짓 말고요. 만나서 김종인의 의중을 확인하고, 김종인의 최종목표에 적극 힘을 실어주겠다고 확언을 해야합니다. 총선승리니 뭐니 이런 허울좋은 개소리말고, 진짜 목적. '당신을 토사구팽하지 않을것이다. 믿어달라. 어떻게 내가 보증을 해주면 되겠느냐?'라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