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8일) 주최하려던 TV토론은 한국기자협회와 JTBC가 한 달 넘게 공동으로 준비한 결과물이었습니다. 국민의힘은 참가 의사를 밝히고, 실무 협상에까지 나왔습니다. 그런데, 납득하기 어렵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들을 내세워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습니다.
말 뒤집고 남 탓하고 조건 달고..국민의힘, 이렇게 판 깼다
정해성 기자입니다.
지난 4일, 국민의힘은 8일 후보토론에 참여하겠단 뜻을 밝혔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4일) : (2월 8일 4자 후보 초청해서 JTBC 중계로 토론한다는데 참석하시는지?) 토론에 대해선 어떤 토론도 환영하는 입장이고. 우리 성일종 단장을 비롯한 협상단에 (룰미팅 협상은) 전부 일임했습니다.]
앞서 JTBC는 기자협회 측의 제안을 받아 심상정, 안철수 후보의 1인 초청 토론회를 혼자서만 중계했습니다.
주목도와 상관없이 국민 알 권리 차원에서 기자협회와 협업을 이어간 겁니다.8일로 잡혔던 4자 토론 중계도 이런 협업의 결과였습니다.
그런데 5일 한국기자협회와 JTBC, 그리고 4당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룰미팅에서 국민의힘은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토론 규칙에 대한 구체협상으로 논의가 넘어간 다음 나온 급변침이었습니다.
앞서 JTBC는 타 방송사들에도 실시간 중계권을 공유하고, 메인 진행자도 4당이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조건을 수락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협상을 결렬시킨 뒤, JTBC가 단독 중계를 고집한 것처럼 주장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다른 종편이나 보도채널도 이게 아무래도 시청률이 있을 텐데 JTBC 단독으로 하는 건 좀 그렇지 않느냐…]
룰미팅에서 국민의힘은 토론을 2~3일 연기해달란 요구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이 먼저 이런 요구를 했다고 책임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안철수 후보께서 8일에 관훈토론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안 후보 측에서 이틀 정도 연기를 요청하셨고.]
하지만, 국민의당 협상단은 당시에 "안철수 후보는 8일 낮에 관훈토론이 있어 불리하지만 4자 토론에도 참여하겠다"면서 국민의힘을 설득했습니다.
토론 연기 주장에 다른 당들이 반발하자 국민의힘 협상단은 몸 컨디션 난조 얘기까지 꺼냈습니다.
하지만, 이게 건강 논란으로 번지자 국민의힘 스스로 뒤집었습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의원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 (윤 후보의 건강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컨디션이 나쁠 때 나가는 것보단 좋을 때 나가는 게 좋겠다 그랬더니 그 말이 와전됐기 때문에…]
국민의힘 협상단은 룰미팅에서 한국기자협회와 JTBC의 정치적 편향성이 문제라고도 주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JTBC와 관련해서는 특히 어떤 이유에서 편향성을 주장하는지 객관적인 근거조차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주최 측인 기자협회를 향해선 "빠져달라"는 말도 했습니다.
토론을 피하지 않겠단 후보 발언의 진의를 의심케 하는 협상 방해로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저는 뭐 내일 저녁에 (토론을 또) 해도 상관없습니다.]
당시 국민의힘 협상단 대표였던 황상무 단장은 JTBC에 뒤늦게 "협상 과정에서 생각하지 않은 말이 튀어나왔다"며 "정중히 사과한다"고 밝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