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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게시물ID : readers_245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께소
추천 : 5
조회수 : 64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3/23 14: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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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미안합니다,
울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언제나 지나가는 길
동그랗고 하얀 돌멩이 하나가 눈에 띄어
멀리 차고 싶은 마음에 오른발을 뒤로 들어 올렸더니
그게 아니라
조용한 나비였을 때

세면대에 가득 받은 물
제라늄 향 세제를 붓고 아끼는 하늘색 셔츠를 담그고 비비다
물을 뚝뚝 떨구는 짙어진 옷과 손에
흐릿한 오늘 날씨가 아니라
답하지 않은 편지를 기억해냈을 때

한 번도 내 것인 적 없는 책상
며칠째 같은 자리에 누워 있는 내 소설 속 주인공을 본 순간
누구도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소리가 아니라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다는
시인의 노래가 들려왔을 때

나의 모든 비밀을 글에 숨길 때
아무도 모르게
온 세상이 알아차리게
마지막엔 내가 그 비밀을 잊어버리게

"미안합니다,
울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얀 공책
이젠 이해할 수 없는
이해할 수 없는 척하는
그 문장을 보았을 때

출처 미안합니다, 울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냥 울고 싶다고 깨닫는 것입니다.
내가 오랫동안 울고 싶어 했구나, 알게 되는 것입니다.
울지는 않습니다.
울면 끝나버릴 테니까요.
울고 싶은 마음이 내게 있다는 사실, 그것이 중요한 겁니다.

-일기장 같은 내 공책 속에서 발견한 글

http://blog.naver.com/rimbaudize/220663011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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