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전 나는 피를 나눈 형제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의 생명을 끊어놓기 직전까지 싸웠고 나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그때 다친 상처에서 흘린 피 냄새를 맡고서 거머리 몇 마리가 우리집에 찾아와 상처소독과 지혈에 좋다며 내몸에 강제적으로 달라붙었습니다. 그당시는 돈도없었고 다른 집 사람들도 크고작은 거머리를 한두마리쯤은 붙이고 살고 있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붙이고 살아왔습니다.(중략) 그렇게 50여년이 지난후 그중 가장 큰놈과 두 번째로 큰 거머리 두리가 서로 내피를 더 많이 빨아 먹겠다고 지랄발광하며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큰놈이 빨아먹은 것이 괘씸하기도 하고 등치좋은 거머리에 밀려 잘먹지도 못하던 바짝마른 거머리가 불쌍해보여 그 거머리를 오른쪽 팔뚝 상처에 붙여두었고 등치좋던 거머리는 굳은살이 박혀있는 발바닦밑에 붙여두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바짝 말랐던 거머리는 몸집이 커지며 건강해 졌습니다. 그러자 그 거머리는 팔뚝의 상처는 지혈도 소독도 하지 않은채 피만 빨아먹으며 심장쪽으로 서서히 기어 올라옵니다. 팔뚝에서 심장까지 무수한 상처를 내며 피를 빨아대던 그 거머리의 덩치는 가장크던 거머리보다 거대해졌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피를 빨아먹게 놓아두면 내가 죽을거 같았습니다. 생명의 위협을느낀 나는 그 바짝 말랐던 거머리를 떼어냈습니다. 떼어냈던 부분에서는 너무 많은 피가 쏟아져 나옵니다. 그래도 상처를 소독해야 했기에 다른 방법도 없고해서 발바닦에 붙여 두었던 거머리를 붙였습니다. 정말 다시 붙이기 싫었습니다. 내몸 구석구석에있는 많은 세포들이 "그 거머리를 왜 다시 붙이냐 넌 눈도 없냐? 당한건 생각도 안나냐?"며 나에게 욕을 해댑니다.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젠 거머리가 아닌 약을 바르거나 의사의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우리집엔 거머리 뿐이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