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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을 꿈꾸는 여러분들에게 .
게시물ID : freeboard_12935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leur_De_Lis
추천 : 3
조회수 : 580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6/03/24 10:55:20
귀농을 쉽게 생각하는 일부의 도시사람들을 생각하니 조금은 어이없고 황당하고
조금은 화가나서 말이 좀 거칠수 있습니다.
이점 미리 양해부탁드리며, 그게 거슬리시는 분이라면 지금당장 뒤로가기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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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을 꿈꾸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

1.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겼으니 시골에가서 텃밭일구며 편하게 지내보겠다.
ㄴ 이런분은 이글 안읽으셔도 됩니다.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2. 회사생활이 너무 힘들고 지쳐서 농사나 짓겠다.
ㄴ 이런분들이라면 깊게읽으실 필요는 없지만 읽어보세요.

3. 요즘 농사로 돈 버는 사람많더라, 회사는 싫고 나도 농사로 돈벌란다.
ㄴ 꼭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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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년간 농가에서 대박나는 상품들이 몇개 있었습니다 .

당장에 기억나는건 블루베리 밖에 없네요 .

3번에 해당하시는분
"블루베리가 그렇게 효자상품이래 때돈 번데"라는 소리를 들으신거겠죠 ?
그래서 얼마 없는 돈 모으고 대출받아서
 시골에 땅과 집을 사고, 농장을 사서 블루베리를 심죠 .

어떻게될까요 ?

망합니다. 100% 망합니다 .
아니 1000% 망합니다 .

그럼 효자상품이라는건 거짓말이냐 ?
아뇨 효자상품이죠. 때돈벌게 해줬죠 .
근데 왜 당신은 망했냐구요 ?

"그분들은. 최소한 5년간 망하셨습니다."
최소한 5년이상 농사를 망치고. 왜망쳤나 연구하고. 교육을 들으면서 양질의 상품을 키워내신겁니다.

"그분들에게 노하우 전수받으면되지 ㅋ"
잘도 해주겠다.

일단 시골에 이사가시면 .
최소한 3년? 정도는 이웃에게 정을 베풀어야 합니다 .

이곳에 잠깐 와서 살다 떠날놈인지, 진짜 정착할놈인지  구분이 안되거든요 .
그래서 최소한 3년간은 이웃에게 정을 베풀어서, 나 여기서 살꺼에요 걱정마세요~
라고 알려야 합니다 .

그리고 당신이 농사를 짓기 시작하고 3년까지. 아주 작은 도움만으로 버티면서
농사를 망칩니다.

그러다 농민들 마음이 열렸을때부터 이런저런 팁도 받죠 .
그렇게 5년걸립니다. 블루베리 한번 출하해볼라면 .

네 5년이나 걸렸네요 .
매년 몇백 ~ 몇천씩 적자보면서 .

왜 5년이나 걸리냐구요 ?
농사는 레포트도 아니고, 간단한 실험따위가 아닙니다.
결과는 1년에 한번 나오거든요 .
내가 1년간 뭔짓을 했냐에따라 일년에 딱 1번결과 나옵니다.

그래요 이제 당신은 돈을 벌수 있게 되었습니다 .
좋쿠만~


회사 9시에 출근하기 힘들어서 징징대고. 야근한다고 징징대고 .
주말에 집에서 놀고 . 월요일에 출근하기 싫다고 징징대던 당신에게 가장 충격적인 사실인데요 .

농사에는. 정해진 출근시간도. 퇴근시간도. 휴일도 없습니다 .

블루베리는 모르겠습니다. 우리집이 안했으니까요.


그러니 딸기를 예로 들어드리죠 .

겨울에 밭을 갈아엎구요.
11미터 파이프를 틀을 이용해 휘어서 땅에 심구요.
그위에 비닐씌워주고요.
그안에 보온용으로 9미터 파이프 한번 더 심구요 .
그리고 그위에 비닐을 씌우죠.
그 안에 골을 5~6개 만들구요 (당연 농기구로)
2~3개 씩 묶어서 보온용 철사 심어주고요
그 위에 비닐을 씌웁니다 .
골마다 급수용 호스 설치하구요.
골마다 비닐 씌우고.
손으로 딸기 모를 심습니다 .

우리집은 6골짜리 90미터 길이의 하우스 4동이었습니다.
대략 재료비만 수천만원정도 들었죠.
(일부 재료(파이프)등을 재활용 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몇번뿐입니다. 영구적이지는 않아요)

이제 딸기를 키우죠.
아침 6시쯤 딸기 하우스에 가서 볕 잘받게 비닐 것어주고요 .
저녁 5시무렵 덮어줍니다. 밤새 얼지않게. 그리고 조명을 켜주죠. 보온작업 입니다.
잘자라라고 일주일에 한번씩 영양제 뿌려주고요 (당연 수작업)
벌레 생기면 그거 잡아줘야 하구요 .
딸기 크고 맛있게 자라라고 . 가지치기(?) 해주고요 .
매.일.이.요

딸기 잘 컸네요 .
새벽 5~6시에 일어나서 딸기밭에 가서 쭈구리고 앉아서 5~6시간동안 딸기를 따구요 .
점심먹고와서 오후 5시까지 딸기를 상자에 담습니다 .
크기별로 별도로 포장하구요 .
상자를 접어서 상자에 넣고, 출하자 명과 등급을 표기해줍니다 .
2일에 한번씩 .

딸기만으론 먹고살기 힘들어서 , 딸기 마무리쯤에 밭 갈아서 수박심었구요 .
그쯤해서 벼도심고. 고구마도 심었습니다 .
다 비슷해요 .

최소한 이게. 일을 돕던 학생이 본 시골입니다 .
현실은 더하죠 .

지금은 제가 회사 다니지만 . 농사하라면 못하겠습니다 .
차라리 매일 12시까지 야근을 하지 .

품종마다 다르겠지만.
농사일은 최소 저정도 난이도입니다.

고작 집앞에 텃발 200평 규모가 아니에요.
(200평이 크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깡촌에 사는 사람들은 보통 집앞에 200평정도 텃밭있어요)
(90다되신 할머니가 관리하시는 크기입니다. 농작물 심고 뽑고는 우리가해도. 관리자체는 할머니가 하세요. 잡초뽑고 그런거)

우리집 기준으로 농사일을 요약하면 .
1년에 쉬는달은 1달 남짓합니다. 가을에서 겨울 넘어갈때.
그리고 휴일은 없구요.
하루 돈벌기 포기 하면 그날이 쉬는날입니다.
하루쯤 포기하지뭐 ㅋ 그다음에 따면되잖아?.
웃기지 마십쇼. 상품가치 떨어져서 출하 못시킬수도 있습니다.
뭐 하루쯤이야 라고 생각하시는데 ,
우리집이 하루에 출하시키던 딸기.
중소기업 신입직원 월급입니다.
마트 판매가보다 훨씬 싸게넘기지만.
하루 딸기 출하시키는 금액(입금받는금액) 100만원 우습습니다.
그만큼 몇달에 걸쳐 투자하고, 몇달에 거쳐 죽을고생해서 받는겁니다.
물론 출하 시작부터 끝까지 저렇게 받는건 아니고. 한참 비쌀때, 한참 많이날때 이야기지만요

회사다니기 싫어서 . 농사로 돈벌겠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
악착같이 수억 모아서 내려와서 5년간 돈 버리면서 생활하셔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농사 성공 못하니까요 .



PS. 아 참고로 우리집 농사는 할머니 / 부모님 / 아들  이렇게 4명 정도가 한것입니다.

     태풍불면 벼가 더 엎쳐서 상품가치를 잃기도 합니다.
    겨울에 눈이 많이오면 하우스가 무너져서 작업난이도가 2배이상올라갑니다. 아예 망치거나.
    이걸 방지하기위해 자기전 밤 10시 , 새벽 3시. 5시에 눈 쌓인양 보고 밭으로 달려가 하우스 위에 쌓인눈을 치워줬죠.
    시기에 따라 아예 적자가 납니다. 흔히 말하는. 팔아도 적자 인 그런상태가 되죠 .
   

출처 근 20년간 농부의 아들로 지내면서 보고 듣고 느낀것에 비해
귀농을 무슨 소꼽놀이 정도로 아는 무지한 사람들에 대한 어이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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