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번에 팬픽 배경과 설정을 바꿨습니다. 현 이퀘스트리아의 상황은 나이트 메어문이 돌아오기 전 달에 갇혀있는 상황이고, 로얄 가드들은 나메문의 악몽이 만들어낸 괴물들로부터 이퀘스트리아를 지키기 위해 전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셀레스티아 공주는 천년 동안 많이 고생했고요. 팬픽 쓰니까 이런 실수도 해보네요 *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아직 우리의 항쟁은 끝나지않았지만, 난 처음으로 셀레스티아 공주님을 위한 수발을 들기위해 새벽같이 일어났다. 새벽이야말로 매일같이 숨죽이며 움직여야하는 우리들에게는 가장 고요한 시간이다. 어둠이 지나고 빛이 다가올수록 밤의 지배자의 하수인들은 물러섰고, 그럴때마다 우린 상처입은 몸을 추스린채 다음 밤이 찾아오기전까지 대비할수있었다. 나이트 메어 문의 악몽이 만들어낸 괴물들은 무자비하고 치명적이다. 셀레스티아 공주님과 가장 가까운 사이였던 알리콘은 수백년 전부터 지금까지 가장 가증스러운 적이 되어버렸다. 그녀는 아무리 멀리 떨어지고, 고립감 속에서 뒤틀려도 포기하는 법이 없었다. 기억은 잘 나지않지만 난 포니들이 항상 불안에 떠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하지만 오래 지나지않아. 내 주변에서, 혹은 내가 어느정도 자라나 이퀘스트리아가 위기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된 이후에 만났던 그어떤 포니들도 공포에 떨지않았고, 불안감에 각자의 밝은 성격을 잃은 적도 없었다. 셀레스티아 공주님께서는 포니들을 절망의 구덩이로부터 희망의 빛으로 구원해주셨다. 그녀의 진심어린 격려와 용감하고 능력있는 수많은 정예 가드들이 포니들에게 용기를 주고, 악몽에게 맞설 힘을 주었다.
난 내 투구를 광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 정말로 그랬던 걸까......."
그때도 지금도 난 악몽에 대한 공포를 느껴본적이 없다. 실제로 보지도 못했고, 경험해본적도 없었다. 다만 최근에 로얄 가드로서 캔털롯 성에서 지내며 난 매일 밤마다 실려오는 전사들의 상처를 본적이 있다. 그들은 전부 검게 타들어간 흔적이 있었다. 하지만 난 그 상처들만으로는 지금 우리의 위기의 정확한 원인을 확신하지못했다. 생각은 그쯤 해두고, 난 황금빛을 내는 투구를 쓰고 의식용 예복을 걸친후 공주님을 찾아갔다. 노크를 하고 들어간 태양실에서 공주님께서는 수북한 양의 마법서를 살피고 계셨다.
" 공주님, 이제 해를 띄울 시간입니다. "
" 아아, 벌써 시간이 그렇게나 지나갔나요? 빅터, 준비해주세요. "
난 양 앞발을 벌리고 바른 자세로 침대 위에 앉은 공주님께 황금빛 견장과 가슴 갑옷을 채우고, 그녀의 장신구와 왕관을 건네주었다. 공주님께서는 항상 하루가 지나갈수록 몸이 무거워지고, 밤이 끝날때쯤 다시 가벼워지셨다. 난 러스트에게 셀레스티아 공주님께서는 밤에는 우리들과 함께 하시고, 우릴 위해 그녀 자신을 희생한다 들었다. 그것도 9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어쩌면 공주님이 없었더라면 우린 영원한 밤속을 헤메고있었을지도 모른다. 난 왕궁에 있던 기록서들을 읽어봤다. 루나 공주가 나이트 메어 문으로 타락한 이유, 그것은 그녀가 언니에 대한 질투와 고독감으로 인한 변질이라 적혀있었다. 고독과 질투가 수백년이 넘는 세월동안 사그라들지않는다? 그건 이상한 일이다. 상식적으로는 이해할수가 없다. 난 달로 추방당한 나이트 메어 문에게 말하지못하는 사정이 있다 생각했다.
" 빅터, 제가 해를 띄우는 동안 절 도와주세요. 종을 천천히, 조심스럽게 울려주시면 된답니다. 모든 포니들이 항상 아침의 태양으로 희망찬 하루를 시작할수 있게말이에요. "
난 발코니의 전야를 가리고있는 웅장한 가림천을 걷어냈다. 발코니에서는 캔털롯 전경이 보이는 동시에 나의 고향이자 아직은 별볼일없는 마을인 포니빌이 보였다. 공주님의 마법이 부정한것들을 몰아내는 동쪽 지평선을 향했고, 난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종을 울렸다. 어떤 일에 정통한 여인의 그일을 하는 모습은 언제나 매혹적이다. 밝게 떠오르는 태양과 맑은 종소리는 새로운 아침의 시작이었다. 난 공주님께서 일을 끝내시고 의자에 앉아 마법서를 다시 읽으실때 그녀에게 물었다.
" 해 띄우기가 끝났으니 전 이제 뭘 해야하는 겁니까? "
" 음.....그러게요. 제가 당신을 어떻게 대해주는게 마음에 드나요 빅터씨? "
공주님은 진지한 얼굴로 장난스러운 대답을 하셨다. 난 그녀에게 내가 이곳에 오기전 공주님의 곁을 지키던 로얄 가드에게 평소 시키던 일을 명령해달라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놀랍고, 당혹스러웠다.
" 전 지난 90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해 띄우기를 돕는 가드를 위임한적이 없어요. "
" 네? 그게 무슨...."
" 제 가여운 동생이 떠난 이후로 가드 한명 한명이 전부 그럴 여유가 없었죠. 항상 경계를 늦춰서는 안됬어요. 해를 띄우는건 저 혼자서도 충분하니까요. "
그녀의 미소가 날 혼란스럽게한다. 난 미소짓는 공주님께 인사를 하고 방을 나왔다. 이름을 옮기고, 존재하지도 않는 자리를 만들어낸 것. 그것들에 난 의구심이 들었다. 난 그때 이후로 오늘 하룻동안 공주님을 찾아뵙지않았다. 그저 머릿속으로 그녀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볼 뿐이었다. 난 어제처럼 공격으로 인해 부서진 벽을 수리하고, 망가진 무기와 갑옷들을 회수해 수리했다. 오늘도 러스트는 내옆에서 하루종일 잡담을 늘어놓았다. 로얄 가드들의 부자연스러움, 이상한 규율, 바보같은 질서......그의 이야기는 쓸데없어 보였지만 난 그가 은근히 내 속마음을 들쳐보려 노력했음을 알아차렸다. 그는 우리가 배정받은 업무가 끝나갈때 쯤에도 내 반응을 주의깊게 살피고있었다. 난 말없이 무뚝뚝하게 검게 타들어간 투구를 닦고있었다.
" ......그래서 말이야. 난 공주님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것들이 정말로 필요한지 생각해봤거든? 하지만 너무 딱딱한 규칙만 강요하고있어. 이건 로얄 가드다운 생활이 아니라구! 난 2년동안 그 징글징글한 액첸지 고첸지 모를 검은 덩어리들이랑 싸웠단 말이야. 운좋게도 두달전에 오른쪽 앞발이랑 눈을 다쳐서 궁내로 송환배정받았고. 그래도 이상해, 기분나쁜 싸움만 해왔어. 솔직히 말하면 내가 정말 현실속에서 살고있나하는 의문이 들어. "
난 침묵을 유지했다. 그는 여전히 내 차가운 태도에 싫증을 냈다.
" 이봐, 듣고있는거야 신참? 말 좀 해봐. 재미없게시리. "
" 전 아까부터 듣고있었습니다. 단지 다른쪽 귀로 흘려보냈을 뿐이죠. "
따르르릉. 종소리가 울리고, 일제히 다른 가드들이 막사밖으로 나갔다. 그들은 이제 각자 지켜야할 구역으로 돌아가 다시 싸울것이다. 오늘 중 목숨을 잃는 포니도 있겠지만, 그건 그들에게는 중요하지않았다. 태양은 이미 밤을 위해 자리를 비켜주기 시작했다. 난 공주님께서 항상 낮을 지켜주시지않는 것에도 의문이 갔다. 난 그들을 따라나서려했지만 러스트의 발굽이 날 주저앉게했다. 그의 앞발에서는 자극적인 나무 톳밥냄세가 났다. 마치 빗물속에 절여놓은 물러버린 토마토같은 냄세였다.
" 조금만 기다려줘. 저 애송이들이 전부 나가면 네게 할 말이 있으니까. "
몇몇의 가드들이 러스트를 불러 우리가 막사에 남아있는 이유를 물었다. 러스트는 신병교육이라는 핑계를 대며 날 보내주지않았다. 잠시후 막사에는 나와 그 말많은 부상자만이 남아있었다. 그의 모습은 보는 눈이 없어지자 익살맞은 면은 사라지고 비장하고 조심스러운 인상을 풍겼다. 그는 주위를 오랬동안 살핀후 내게 매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 너, 셀레스티아 공주님을 신뢰하지않지? "
"......."
그는 내가 답을 하지않자 좀더 구석으로 날 몰았다. 언제든지 그를 때려눕히고 막사밖으로 떠날준비가 된 나의 두눈에는 교활하게 미소지은 그의 모습이 보였다.
" 역시..... 내가 널 선택한 건 절대 틀리지않았어! 넌 아주 훌륭해. 내가 널 막사에 단둘이 남긴 이유는 너에게 진실을 알게해줄 위험한 거래를 제안하기위해서야. "
난 그제서야 그에게 눈길이 갔다. 그는 내 눈에 생기가 돌아오자 의자 두개를 가져와 앉았다. 물론 나머지 한 의자는 그의 뒷발의 몫이었다. 그는 의자에 거만하게 걸터앉은뒤 내게 말했다.
" 난 셀레스티아 공주님을 의심하지않아. 오히려 그녀에 대해서 정말 대단하고 경이롭다 생각하지. 하지만 그녀가 항상 옳은건 아니지. 내 나름대로 이곳에서 살아가면서 알아낸 정답을 알려줄까? 문제는 왜 로얄 가드들이 아직도 달에 갇힌 악녀가 만드는 괴물들에게 승리하지못하는지. 그건 간단해. 그들이 기계처럼 그들의 이성을 포기하기 때문이야. 2년동안 어떻게 이런 망할 팔자인지 신입들 중에서 그들의 의무에 의문을 가진 포니가 하나도 없었어. 이런 제기랄! 근데 어제 임명식때 찾아낸 아주 특이한 별종을 지금 이자리에 모시고있는거 알어? 바로 너야. 넌 우리의 이야기를 들을 자격이 있어. "
" 우리....라고요? "
" 그래. "
러스트는 보랏빛이 나는 수정을 내게 보여줬다. 그가 수정을 문지르자 강렬한 빛이 새어나왔고, 그의 곁에는 어느새 포니형상의 보라색 구름들이 떠있었다. 난 의자에 앉아 그의 말을 들어보기로했다.
" 왼쪽부터 차례대로 천문학자 레아, 나랑 생사를 함께한 세 터프가이들, 그리고 내 바로 오른편에 있는 포니는.....셀레스티아 공주님의 명을 따라 지평선을 지키는 이글거리는 태양. 이글거리는 태양은 얼룩말 파수꾼이야. "
난 그들이 뭐라 웅얼거리는 것을 보았지만 자세하게 알아들을수는 없었다. 러스트는 내게 그들의 얼굴을 확인하라는 의도로만 마법을 사용한듯했다. 구름들이 사라지자 러스트는 말을 이어했다.
" 넌 공주님께 좋게말하자면 호기심 어린 질문을, 나쁘게 말하자면 진리에 대한 반기를 들었어. 우리는 그점이 마음에 들어. 넌 충분히 용감하거든. 그러니까 네가 지평선 너머를 건너가줬으면 하는데, 어때? "
그는 자신의 나무로 만든 앞발을 다시 끼운뒤 내 대답을 기다렸다. 조금 순서가 뒤바뀐것 같았지만, 난 그의 제안에 귀가 솔깃해졌다.
" 전 아직 경험이 충분치 않습니다. 그리고 셀레스티아 공주님께서 말씀하시길 지평선 너머는 무한한 절망과 악몽이 도사리고 있어 절대 가지말라하셨습니다. 그곳에 간다는 것이 절 포함한 당신들께 무슨 의미가 있죠? "
" 그건 가보면 알지. 그것보다, 넌 진실을 알고싶다면서. "
그는 내 어깨를 치며 날 재촉했다. 그의 행동은 장난스럽고 교활해보였지만, 난 그의 눈동자 속에서 나와 같은 감정이 보였다.
" 지평선 너머로 가본 포니는 한명도 없었어. 무려 900년동안. 그게 무슨 의민지는 알고있는거지? 그 오랜 세월동안, 그 오랜 전쟁의 비참함 속에서 한번도 정해진 틀을 바꾸려고 했던 포니는 없었다는 뜻이야. 우린 자유를 원해. 물론 우리들의 땅을 시커먼 괴물들로부터 지키는 건 당연하고. "
" ..... 정확한 '자유'의 의미가 뭡니까? "
그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러스트는 군데군데 깨져버린 이를 활짝 들어웃으며 대답했다.
" 우리들이 스스로 선택할수있는 투쟁. 그걸 얻어내야 승리해. 그리고 그걸 얻어내기 위해선 공주님을 설득할만한 열쇠를 쥐는거지. "
난 그가 살짝 맛이 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지평선 너머. 그곳에 대해선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곳에 가면 포니들은 전부 미쳐버린다, 그곳에 가면 나이트 메어 문의 분신이 이퀘스트리아를 침략할 힘을 모으기 위해 악몽의 공간을 만들었다, 그곳에 가면 로얄 가드들의 최정예 통제단인 이단심문소가 금단의 지역에 들어선 어리석은 포니를 심판할것이다.....이외에도 믿기 힘들고 허무맹랑한 헛소리가 많이 있었다. 난 그것들이 전부 오랜 싸움에 지친 포니들의 생각없는 소문이라 여겼다. 상식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곳은 위험하지않다. 태양이 항상 떠오르고, 태양이 항상 지는 장소. 그런곳에 어둠속에서 공격하는 괴물들이 있을리는 만무했다.
" 넌 자유를 갈망하지. 우리랑 같아. 공주님께선 우릴 충분히 이해하실거야. 빨리 가자. 교전 지역까지는 데려다줄께. 네가 진정 공주님이 숨기신 모든걸 알고싶다면.....그 괴물들을 피할 거라는 생각은 접어둬. 막사를 나가면 한마디도 하지말고, 가드들이 싸우는 들판에 도착하면 자세한 걸 마저 이야기해줄께. "
난 그의 말을 들으며 말없이 무장을 하고, 창을 들었다. 그는 내 갑옷과 투구를 벗긴후 날 막사밖으로 데려왔다. 시간이 얼마 흐르지않았을거라 생각했지만 어느새 하늘은 어둠이 뒤덮고, 저멀리 어딘가에서는 포니들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남청색 갈기에 잿빛의 몸을 가진 괴짜 로얄 가드는 내 발걸음이 느리다고 뒤를 돌아보며 화를 냈다. 난 숨죽인채 그를 따랐다. 그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는 확실하지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내가 처음으로 악몽이라는 위험을 마주한다는 가능성과 지평선에서 진실을 찾는다는 기대감이 내 몸안에 담겨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