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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남 장관님이 쎄지... 남 장관님이 비대위원장이었다면 ㅠㅠㅠ
남재희南載熙 1934.01.18-
한국일보, 민국일보 기자
조선일보 문화부장, 정치부장, 편집국장
서울신문 편집국장, 주필
제10대-제13대 민정당 서울 강서구 을 국회의원
제13대 노동부 장관
- 김 대표가 ‘북한궤멸론’을 언급했는데 일반 국민이 볼 때 속 시원한 얘기일 수 있지만, 집권을 목표로 하는 당의 대표는 언행이 조심스러워야 한다. 북한이 아무리 실패한 체제라 하더라도 그 체제가 궤멸 또는 경착륙하면 북한 백성한테도 엄청난 희생을 요구하지만 남한 국민한테도 그 불똥이 튄다. 정치를 책임지는 입장에선 이걸 연착륙시켜서 쌍방의 희생을 줄이는 가운데 변화를 가져오는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 특히 남북관계는 한두 마디 말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미국·중국·러시아와의 국제관계도 그렇다. 김 대표가 ‘궤멸’의 주체를 떠나서 북한에 대해 ‘궤멸’이란 표현을 쓴 것은 거대 야당 대표로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전에 관훈클럽 토론회가 끝난 뒤 점심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김 대표에게 이건 문제가 있다고 직접 얘기하기도 했다.
- 언론을 통해 접한 바로는, 김 대표가 민주노총에 가서 사회문제에 집착하면 노동운동이 잘못된다는 얘기를 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이랑 야권에서 거부반응을 보였다. 여러 얘기를 하는 중에 그런 얘기를 할 수도 있고, 실제 사회문제에 너무 관심을 집중하다보면, 노동운동이 잘못될 수도 있다. 그런데 민주노총 위원장이 구속돼 있고 정권이 민주노총을 핍박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에 가서 그런 얘기를 할 건 아니지 않은가. 정의당과의 협조 문제도 문재인 전 대표는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는데, 김종인 대표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것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당 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를 댔는데, 당 정체성이 같으면 합당할 일이고 당 정체성이 다르기 때문에 협조할 필요가 생기는 것이다. 지난 대선 투표에서 박근혜·문재인 후보가 근소한 표차로 당락이 결정됐다. 그렇기 때문에 야당 진영에선 정당 간 협조가 아주 중요한 문제다. 제1야당이 제2, 제3 야당한테 무조건 협조하라고 할 순 없고, 총선에서부터 협조관계가 병행돼야 한다. 대선 때는 무슨 명분으로 협조를 구할지 궁금하다. 문 전 대표는 군소 정당과의 협조 문제에 상당히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정의당과의 협조 문제에 부정적 발언을 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원칙론으론 그것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 친노와 운동권에 대한 일방적 공격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친노가 죄를 졌나? 친노를 죄인 취급하는 보수언론의 보도 태도부터 문제가 있다. 그런 태도가 상식화돼 야당이나 김 대표한테까지 암암리에 침투한 게 아닌가 싶다. 친노가 패권적 행태를 보이는 건 문제가 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치를 같이 한 게 왜 문제가 되나. 한명숙 전 총리가 당권을 쥐고 공천했을 땐 친노 패권적 행태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그런 건 비판받아야 하지만 친노라고 무조건 매도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 운동권 출신이라고 매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운동권적 행태는 지금 시대에 안 맞지만 운동권 출신이란 점이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민주화운동을 한 게 왜 죄냐, 칭찬을 받아야지. 이런 것들이 혼동돼서 아무런 논리성도 없이 친노와 운동권을 배제하는 움직임이 이번 공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보수언론과 보수층이 만든 이상한 사고방식이 은연중에 야권을 지배한 결과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더민주 중앙위원회의 항의가 있을 만했다. 오히려 대체적으로 김 대표가 잘못 짠 명단이 시정된 것이라고 본다.
- 현재 야당 내에 김 대표를 대체할 만한 인물이 안 보인다. 우선 총선까지로 본다. 총선이 끝나면 알 수 없는 것 같다. 총선까지는 가야 옳고 총선 이후 판도가 달라지니까 비대위 체제가 아닌 본격 체제로 탈바꿈하자는 얘기가 나올 거다. 더민주당에 격변이 일어날 거다. 김 대표 체제는 그대로 못 간다. 더민주당도 살아 있는 정당이라면 빌려온 리더가 아니라 자생적 리더의 형성 과정을 겪을 거 아닌가. 빌려온 리더로 만족한다면 그 당도 망하는 거다.
출처 | http://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41401.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