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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20대는 돈과 설움으로 얼룩졌네
게시물ID : gomin_11931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cXFpZ
추천 : 1
조회수 : 16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9/03 20:47:01
요즘들어 계속 이것저것 생각이 나서 써봅니다. 이하는 편의상 반말로 작성하겠습니다. 

반말이 싫으신 분은 뒤로가기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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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유인들아

난 88년생 27살 건장하진 않지만 그냥저냥 배나온 남자야

여기에 나보다 형 누나들도 있을거고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 얘기를 잠깐 들어주면 고맙겠어.

난 20살에 지방대를 입학했어. 경기권 마지노선이라고들 말하는 대학인데 다들 알지 모를지 모르겠네.

고등학교 시절 2,3학년을 왕따아닌 왕따. 투명인간 처럼 지냈고 그 뒤에는 대학교에 들어가서 잘 생활해야겠다 싶어서

동아리도 들었었어. 

그리고 대학생활 4년은 정말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즐거운 순간이었지. 

군대를 다녀오고 동아리에서 여자친구를 사귀고 어느새 나이는 26. 졸업하기 전에 운 좋게 직장을 잡아서 들어갔어.

나름 괜찮은 직장이었지. 반년동안 인턴 130만원 주면서 점심값도 중간부터는 회사 어렵다고 안주던 회사였지만 

적어도 그 사람들이 나쁘다고는 생각 안했어. ㅈ같다고 생각했지.

반년 인턴이 끝나고 140을 주겠대. 얼쑤 좋다 하고 반년을 더 140을 받으면서 일했지.

사대보험 떼니까 130만원? 조금 안됐나 넘었나 가물가물하네. 

그리고 그 회사에서 1년을 채운 달. 월급을 150으로 인상해주겠대. 말이 10만원 인상이지 세금떼면 5만원 인상이나 똑같거든.

그래서 그 회사를 나왔어. 그 회사 돈은 둘째치더라도 배울 수 있는 일이 없었거든.

그리고 두번째 직장을 갔어. 

이름 대면 몇몇은 알만한 그런 큰 회사였어. 

여기는 조건이 3개월 인턴 110, 이후 150이었나 그랬을거야.

정말 중요한 기회다 해서 나름 열심히 했지. 하지만 문제는 난 스포츠를 싫어한다는거였어. 

그 회사는 스포츠 전문 회사거든. 그렇게 지방출장 다니고 그러면서 한달 반? 동안 내 심신은 완전이 피폐해졌어. 

스포츠 싫어하는 놈이 스포츠 중계 방송 따라가서 일하고 재미없으니까 졸고 그러니까 욕먹고 일은 잘하는 것도 아니고 

자괴감이 계속 드는거야. 나는 무지렁이보다 못한 쓰레기다. 살아서 뭐하냐. 그러면서 출근해서 퇴근할때마다 계속 되뇌이면서 고민했지.

정말 이때는 여자친구가 내 옆에서 케어 안해줬으면 극단적인 선택 했을거 같았던 시기였어.

그렇게 한달반을 채우고. 실시간 생방송 중계에 갔는데 공황장애처럼 숨이 가쁘고 뭘 해야할지 감도 안오고 그러는거야.

그날 방송이 끝나자마자 나는 팀장님한테 가서 "죄송하지만 오늘부로 그만 두겠습니다." 그러고 팀장님도 나가는 사람은 안잡는 주의여서 좋게 끝났어. 

그리고 백수가 됐지.

직장 구하는 사람들은 알거야. 직장이 안구해져서 계속 똥줄타고 조마조마하고 얼른 취직해야되는데 되는데 그러다가 멘탈이 터져버리는거

내가 2주동안 새로운 직장을 찾으면서 딱 그상황이었어.

다른 의미로 정말 최고였지.

그렇게 다시 직장을 잡았어.

3개월 인턴 120, 그 후 150, 프로그램 제작 편수에 따라 매월 인센티브

완전 꿀이지?
나도 그렇게 생각에서 여기를 다니겠다고 했어. 그리고 세번쨰 직장이니까 이번엔 단단히 마음먹고 열심히 일하자! 라고 결심을 했어.

이 결심이 정확히 한달 반 가더라.

왜 때려쳤냐고?

회사가 말 그대로 어중이 떠중이 ad 1년차 애들 데려다놓고 방송국을 차리겠다고 하는데 이건 절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든.

방송일 ad 1년차인 내가 봐도 2년안에 망하면 망하지 일어날 회사는 아니었어.

그리고 더 웃긴건 회사에 팀장급이 없어. 다들 1년차 반년차 그러니까 방향을 잡아줄 사람이 없으니까 배가 어디로 가겠어? 산으로 가겠지?

그렇게 이 회사를 마무리 지었어.

그리고 다시 면접을 보러 다녔지. 근데 그거 알아?

면접보러가면 면접관들이 사람 취급도 안하는듯한 느낌 

솔직히 이력서에 앞서 다녔던 두번쨰 세번째 회사는 너무 짧게 다녀서 이력서에 아예 쓰질 않았어. 

그리고 면접보는데 한 8군데정도 봤을거야.

그중에 6군데는 그냥 쓰레기 보듯이 보더라 나를.

아직도 기억에 남는 곳이 있는데 삼성동에 웨딩영상이랑 홍보영상 만드는 데였어.

면접시간에 맞춰서 갔는데 내 이력서도 출력 안해놓고있다가 도착하고 이력서 찾다가 없으니까 인쇄하고

앉아서 이야기 하는데 내가 눈치없기로 세상에서 제일이라고 자부하는데 이건 알겠더라.

'그냥 애초에 면접 볼 생각이 없었구나'

그리고 나와서 비오는데 눈물이 나더라 정말. 내가 왜 이따위로 살아야하나 그러면서

그렇게 새 일자리를 알아보다가 이번 회사에 오게 됐어.

면접보는데 적어도 대표가 장난치는 사람은 아닌거 같고 1:1 면접이었는데 30분을 넘게 이야기 해주고 묻고 그러면서 면접을 했었지.

그렇게 지금 회사를 다녀.

3개월 120. 인턴 끝나면 일하는거 봐서 인상폭 결정.

나는 대학 졸업하기 전까지만 해도 에이 그래도 한달에 150은 벌면서 생활하겠지 했는데

사회 :  허허 님ㅈ 까세요 ^^ 

이러면서 빅엿을 날려주더라. 

그렇게 내 통장은 언제나 마이너스야

월급 120이면 사대보험 안들어가니까 한 116나오거든?

여기서

1년 단기 적금 70만원

주택청약 10만원

보험료 8만원

통신비 4만5천원

식비 20만원 (63빌딩 근처라 밥값이 기본 6-7000원이더라. 거지같은 동네)

교통비 8만원

다합치면 약120만 5천원정도네. 물론 저기에서 얼마간에 우수리는 생기겠지.

덕분에 이번에 저 단기적금을 해지하고 금액을 낮춰서 다시 들지 아니면 낯짝도 두껍게 부모님께 손을 벌려야할지 고민이야

난 정말 2014년 올 한해는 죽기전까지  내 머리속에서 잊지 못할거같아. 

내가 나중에 늙어서 친구들이나 아니면 아내랑 "그땐 그랬지 허허" 그럴지 아니면 이 세상에 없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의 2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나의 20대는 왜이렇게 코미디같은지 모르겠다.

긴 푸념 읽어줘서 고맙고 시간이 되면 너희들의 20대는 어떤지 알려주면 좋겠어. 

다들 나와 비슷한지 아니면 더 나은지 궁금하기도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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