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을 좋아했고
고백했다가 차였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다른 사무실의 사람과 그 여자가 서로 소위 썸탄다? 사귀는 티 팍팍 내면서 말로는 안사귄다고 하는 상황을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자기 사무실도 아닌데 수시로 들락날락거리며 그 여자와 꽁냥거리곤 하구요
심지어 자기가 야근이 아닐때도 남아서 둘이 착 달라 붙어있습니다.
저는 그 모습 보기가 힘들었죠. 정말 장난아니더라구요. 그래도 좋아하는 마음이 쉽게 식겠습니까? 서운하고 질투심 폭발하더라구요.
둘이서 한참을 꽁냥대다가 그 남자가 슬슬 갈 무렵이 되면 여자가 '배웅'해주고 오겠답니다... 사무실을 비우고 배웅을 해준다구요.
그리고 40분? 한시간 동안 자리를 비웁니다.
혹은 둘이서 잠시 다른 사무실에 업무를 보러 같이 갑니다. 그리고 또 그 시간만큼 걸려요.
진짜 내가 급하게 그 사무실에 가서 그 업무를 해달라고 그 여자에게 부탁한다? 그럼 10분이면 해와요. 오래 걸릴 일이 아닌거죠.
나는,
그런 점이 정말로 맘에 안들고,
빈 사무실에서 그 둘이 꽁냥거리다가 엉키는 모습마저 상상하게 되고,
그런 비참한 생각들을 지우려고 버둥거리다가도 지치고,
그러면서도 서로 좋아서 저러는 거 내가 방해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 그런 생각을 하면서 계속 저 자신을 다독여왔습니다....만
어쩌다가 그 여자랑 같이 밥을 먹게 된 날,
이제 들어선 식당 내 테이블에 그 남자가 있는 모습을 보았고
그와 식사를 같이 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었는데
그 둘이 서로 시킨 음식을 바꿔 먹어가면서
둘이서만 시시덕거리며 절 빼놓고 웃어대는 모습을 지켜보게되었습니다.
음...
이런 생각은 그저 저의 속좁은 피해의식인가요?
마치 일부러 나 보라는 듯이 그러는 것만 같습니다.
퇴근하고 꽁냥거리면 누가 뭐랍니까?
안 그래도 차였어도 마음 정리 안되서 끙끙거리는 사람 앞에서 계속 그러는 건 어떤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심지어 마음 편해야 할 식사시간마저도 방해합니다.
아주 그냥 기다렸다는 듯 꽃단장하고 왔던데
나는 비참했습니다.
그 둘이
정말 제 생각대로 절 이렇게 놀리고 모욕하는 거라면
아...
다른 것보다 제가 그런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고
이런 모욕마저 받으면서도
이런 의심마저 하면서도
그러면서도 여전히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그냥 눈치가 없는 거라고
둘이 서로 사귄다고 인정도 하지 않았지 않느냐고
혼자서 끙끙거리는 게 너무나도 괴롭습니다.
그냥 차였으면 후엔 애틋한 기억으로 될지도 몰랐겠습니다만...
지금은 솔직히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군요.
애초에 호감 따위가 생겨나면 안 될 상대였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이 모든게 저의 피해망상에 불과한가요?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건, 제가 멍청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하고
그렇기를 바라는 건, 그녀가 그래도 좋아하는 마음과 함께합니다.
그 둘이 계속 마음속에서 얽히면서 정신을 으깨버리는 것만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