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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철학적 고찰
게시물ID : phil_119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힛~
추천 : 0
조회수 : 695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5/07/09 23:31:15
 사람은 죽음을 인식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이 세계가 무엇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갖기 시작합니다. 제가 죽음을 정확히 언제 인지한지는 기억하지 못합니다만 죽음을 인식한 이후 죽음에 대한 공포가 종종 엄청난 두려움을 가지고 찾아오곤 합니다. 최근엔 약 한 달 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찾아왔었는데 그런 날이면 밤이 엄청나게 두려웠습니다. 이 두려움은 한 달 간 지속되었고 이를 극복하고자 죽음에 대한 고찰을 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간략히 말하자면 제가 죽음에 대해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많은 철학가들이 죽음에 대해 고민을 해보고 그 의미를 찾으려고 했습니다만 그로 인한 결과물도 실은 확신할 수 없는 가정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어떠한 종교를 폄훼하려는 것은 아닙니다만 결국 우리 삶의 어떠한 의미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세계의 무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어떠한 종교를 폄훼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면, 기족교와 천주교 등 구약을 기반으로 하는 종교의 경우, 신을 절대적 존재로 추앙하면서도 아브라함의 믿음을 시험하고자 자식을 재물로 바치라는 모습에서 이미 신의 완전한 모습이 깨지게 됩니다. 불교의 선지자 고타마 싯다르다 역시 정신적 함양을 통해 하나의 성인으로 나아간 것으로 그 역시 신이 아니라 한낱 인간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만에 하나 신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존재는 우리에게 무관심하다거나 또는 그 역시도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자연으로부터 더 많은 능력을 부여받은 존재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흡사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자신의 소설 <신>에서 주장한 것과 마찬가지로요.  

  영혼의 의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전 기본적으로 초자연적인 현상 즉, 심령과 같은 현상을 믿기 때문에 영혼은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혼이라는 것이 있다면, 영혼은 우리를 이루고 있는 작은 원자와 같은 것에도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럼 그들 역시 나를 구성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행동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영혼의 존재에 있어서도 의문이 생기더군요.

   사고가 이렇게 뻗어가다보니 죽음이란 것이 정말 미칠 것 같이 두렵고 우리에게 삶의 의미는 그저 우리 스스로 부여하는 것일 뿐, 실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허무주의로 빠져가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생각에 빠져들다 보니 자신의 존재가 우주 상의 먼지보다도 못하다는 생각에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사람도 종종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삶에 의미를 갖는 이유는 지금 현재 내가 여기에 살아 숨쉬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우리는 자연에서 태어나서 본디 존재하던 자연으로 돌아가는 데 그것은 오히려 기뻐해야 할 일이 아닌가' 라는 장자의 말마따나 우리는 결국 자연에서 태어났으며 언젠간 우연히 다시 이 세상에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뜬금없는 소리이지만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남기신 유서에도 이와 같은 말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결국 저는 환원주의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장자의 주장대로 자연에서 시작해서 자연으로 돌아가며, 또 언젠간 세상에 나올 수 있다라는 결론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는 흡사 불교에서 언급했던 만 겁의 세월과도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생각한 것은 지금 이 순간 살아 있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있는 것은 정말 기적과도 같다는 것입니다.

    다시 태어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국 저는 앞으로 살아갈 나날들동안 내 주변 사람들에게 더욱 사랑을 나누어주자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내가 다시 태어났을 때, 지금 알던 사람들과 알지 못한다는 점, 지금 가지고 있는 추억들이 아무 의미 없이 사라진다는 점이 저로 하여금 두려운 감정을 갖게 합니다. 또한 이렇게 추론해낸 내 사고과정들이 혹여나 잘못된 것이라면, 죽음 후에는 사실 나라는 존재가 완전히 소멸되는 것이라면, 이러한 생각들 역시 저에게 두려움을 가져다 줍니다.

  정리하자면, 저는 다양한 과정을 통해 죽음에 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하였음에도 실제 죽음이 오기 전까지는 어떤 것이 맞는지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사실 죽더라도 죽고 나서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아 죽음 후엔 아무것도 없구나!'라고 생각할 나도 없으며, 다시 태어나더라도 기존의 관계가 단절되고 내 기억은 사라지므로써 다시 결국 아무것도 알지 못하게 되겠죠.

  여기까지가 제 생각입니다. 여러분은 죽음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혹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에 대해 의견 나누고 싶어서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쓰게 되었네요. 사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만나서 하루종일 떠들어도 끝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짧게나마 이 글을 통해서 여러분들의 다양한 생각을 듣고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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