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도 되지 않은 아이를 장애가 있단 이유로....
새생명이 태어났습니다. 몇인지 모를 남매들과 뒤섞여 태어났을 아이가 태어난 곳은 번식장이었습니다. 마음껏 울어도 되었던 엄마 품, 번식장이라는 험악한 환경은 온전히 엄마품에 가려져 포근하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점점 커 나아가던 아이에게 이상이 있음을 번식업자가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쪽 다리보다 짧게 느껴지는 앞다리 하나를 공중에 허우적대던 아이. 번식업자의 눈에는 슬픔은 없었습니다. 한 달도 되지 않은 아이를 어미와 떨어뜨려 놓고 어떻게 되던지 상관도 하지 않았습니다. 태어나 의지할 곳이 더 필요했던 아이는 혼자 남겨졌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죽음이라는 그림자는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벼랑 끝에 선 아이를 나주천사의집으로 구조하게 되었습니다. 울어도 대답이 없던 공간에서 혼자 지내던 아이... 품에 안자 또렷히 엄마 품을 기억하는 듯 작은 얼굴에 큰 눈동자는 더욱더 애잔하게 빛났습니다.
세상 가장 그리운 엄마 품을 그리며...
아이에게 부족했던 건 불편한 앞다리를 채워줄 그 무엇인가가 아닌 온기가 느껴지는 따뜻한 품안이었습니다. 혼자 지내고 있던 차갑게 식은 바닥에서 아이가 얼마나 공포에 떨었을지 짐작할 수 있을지언정 완벽하게 다 헤아릴 수는 없습니다. 한 달도 작은 아이에게 세상은 컸고 공포감은 더더욱 컸겠지요. 구조되어 온 아이는 피곤에 지친듯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작은 몸으로 얼마나 고단한 하루하루를 견뎌왔는지 그 깊은 잠은 오래도록 이어졌습니다. 엄마 품 대신에 푹신한 방석이었지만 그래도 비슷한 기억에 잠들 수 있음에 감사했겠지요. 깨어난 아이는 한 다리를 절뚝거리며 걷다가 넘어졌고, 다시 일어나 고마웠는지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 달려왔습니다. 아주 조그마한 아이의 노력에 얼마나 대견하던지요. 청아의 왼쪽 앞다리는 반대편 다리보다 심하게 짧았고, 발가락의 흔적도 없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어딘가를 딛으려 허우적거리는 앞다리를 보며 안쓰러운 마음을 가지게 되는데요.
장애견, 차가운 시선과 싸워나가야 하는 청아를 위해
장애견이라는 그 차가운 시선을 딛고 아이가 입양이라는 행복에 가까울 수 있을까요? 청아는 씩씩하게 커 나아가고 있지만, 이름처럼 청아한 날들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아이는 오늘도 한걸음 한걸음 최선을 다해 누군가의 품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번식장에서 차가운 시선을 맞닥뜨려 엄마와의 생이별을 했고, 생이별한 차가운 바닥에는 온기도 아이를 위한 먹을거리도 기본적인 물도 없었습니다. 그저 죽음을 기다려야만 했던 아이가 다시 나천사를 만나 새 삶을 향해 걸어 나아가려 합니다. 아이가 늦지 않게 행복을 만날 수 있도록 희망을 선물해주세요. 선물해주신 희망의 콩은 청아를 포함한 200여마리의 유기동물들에게 소중히 쓰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