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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best_119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단향꽃무♠★
추천 : 46
조회수 : 2586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3/09/15 18:22:43
원본글 작성시간 : 2003/09/15 16:33:39
-_ㅠ 글실력 안되서 퍼와요
뒷북이면 사과드리구요^-^
재미있게 읽어주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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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는 늘 혼자 다녔다.
점심도 늘 혼자 먹었고, 집에 갈때도 혼자 갔으며, 체육시간이나 음악시
간에 교실이동이 있을 때
조차도 혼자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따라오곤 했었다.
"저 년은 맨날 혼자서 궁상 떨드라-? 왠지 재수없어."
"쟤도 널 재수없게 생각할걸-!? -_- "
" ...-_-; "
늘 어울리는 친구들도 가끔 그 아이에 대해 얘기 하게되면 늘 '재수없는
아이'로 취급하곤 했다.
하지만 난 관심조차도 두지 않았었다.
그런 관심은 내게 있어선 귀찮은 감정소비 정도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다.
친구들과 매점에서 막 돌아와 앞 문을 통과해서 그 아이의 자리를 지나치
는데,
커다란 찬합에 김밥을 수북히 담고서 혼자서 먹고 있는 걸 보게 되었다.
독한년 -_-; 어떻게 그 많은 김밥을 혼자서 처리하고 있는거지?
나는 도와줘야 겠다는 강렬한 욕구를 느끼고, 친구들을 향해 냅다 소리쳤
다.
"엇, 김밥이다! 와와!!"
내가 아이들을 향해 소리치자, 친구들이 앞 자리로 대이동을 해왔다.-_-
"야, 하나만 주라."
아이들 한명당 두개꼴로 김밥을 먹어댔다.
그리고 김밥은 단 하나를 남겨놓고, 싹 비워졌다.
나? 물론 먹지 못했다. -_-
내가 머뭇대며, 자리를 뜨지 않고 있자 '뭐냐'는 듯이 그 아이가 날 쳐다
보고 있는 게 보였다.
"하나만 줘. -_- "
" ...싫어."
"헉! -_-;; "
비참했다. 누흙! -_-;;;
그 아이의 입으로 쏙 들어가버린 김밥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보다
가
나는 휙 몸을 돌려 내 자리로 와 버렸다. -_-
다음 날, 그 아이는 김밥을 또 싸왔다.
집이 김밥장사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졸라 많이도 싸왔었다.
나는 또 그 아이의 자리를 지나치다 그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고, 아이들
을 향해 소리를 쳤다.
"기이이이이임바아아아아아아압! 와와!!"
[ 우르르르르르르! ]
그 것은 복수였다. -_-
어제에 대한 복수였으며, 내가 못먹고 친구들만 먹어대더라도 그 아이도
못먹게끔하기 위한
.....유치한 복수극. -_-; 후후, 내가 좀 유치하다. -_-;;
하지만 그 아이는 모든 아이들을 물리치고, 왕따의 굳은 면모를 보여주려
는 듯
굳건히 자신의 김밥을 지켜냈다. -_-;;;
"하나만 먹자앙~!"
"안돼."
"하나만 줘, 씹탱아."
"......싫어."
이토록 단호하게 대처하는 여자를 나는 본 적이 없었다. -_-
아이들의 비굴해 하던 그 표정과 꿋꿋하게 자신의 김밥을 지켜내는
그 아이의 표정은 참으로 대조적이었으며, 훌륭해 보이기 까지 했다. -_-
;
존경 -_-;;
이 아이는 우리 반에서도 몸무게로 쳐도 따라올 자가 없었다.
너무나 비대했던 몸 때문에 가장 큰 치수의 체육복도 쫄이 되곤 했으며,
같은 여자인 내가 봐도 민망할 지경이였다.
"어머, 쟤 체육복 바지봐. Y 됐어."
"거들도 안 입었는데, 바지가 저렇게 딱 붙냐."
언젠가 한 번은 멀리뛰기 시험을 보는데, 그 아이가 멀리뛰기를 하다 그
만 바지가 나간적도 있었다.
[ 쫘악! ]
그 아이보다 체육선생이 더 민망해 했다. -_-;
더 웃겼던 건, 그 찢어진 체육복 바지를 적나라하게 꼬매서 보란듯이 입
고 다녔다는 점이었다.
자주색 체육복이었는데, 뜯어졌던 중간 부분을 하얀실로 꼬매놓았던 것이
다. -_-;;
[ 어떤 계기가 된 사건이 그 아이와 나 사이에 일어났다 ]
날 감동시켰던 그 아이.
그 아이를 잊을 수 없는 친구로 내 기억속에 남겼던 그 사건.
생리통이 남들보다 몇 배는 심했던 나는 이틀째를 맞이해서 체육시간에
급기야 기절을 하는 사태를 맞이했다.
운동장을 뛰다가 그냥 툭 쓰러져 버린 것이다. -_-
"꺄악! 선생님 연우가 ...연우가 ....."
친구의 울먹이는 소리도 내 귀엔 들어오지 않았다.
그 이후의 일은 기억하지 못했다.
단지, 내가 이틀만에 멀쩡하게 학교로 살아 돌아왔을 때 친구들이 반기
며 해준 몇마디가 다였었다.
"야, 너 업고서 두정거장이나 되는 거리를 뛴 게 누군줄 알아?"
" ...몰라."
"쟤야."
그 아이를 가리키는 친구의 손짓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양호실로 데려갔던 체육을 뒤따라 온 그 아이는 양호선생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내가 심하게 하혈을 한다며 병원으로 가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듣고, 전화
한방이면 앰블런스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날 바로 들쳐업고서 두 정거장 정도의 거리에 위치
해 있는 병원 응급실까지 뛴 것이다. -_-
... 나는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 ...
...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_-
같은 반이면서도 ..나는 가끔 그 아이와 눈이 마주치거나 해도 ..인사는
커녕 눈길도 주지 못했다.
그 아이는 늘 그랬듯이 '왕따'라는 존재로 불리워지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 것이 창피했고, 아는 체를 하는 것조차도 꺼려했다.
내가 전학을 가게되던 일주일 전 쯤에 내가 자신을 피해왔음에도 불구하
고,
아무도 몰랐던 전학사실을 어떻게 알고서 그 아이가 날 찾아왔다.
"야, 왕따가 불러."
"어?"
"무슨 일이냐, 쟤가 널 다 불러내고 .."
교실 밖에서 그 아이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친구에게 대답하는 것을 미뤄두고 그 아이를 떠밀듯이 화장실로 데
려갔다.
"무슨 일이야."
그리고 다짜고짜 무뚝뚝하게 물었다.
"어. 저기 ...전학 간다며-?"
" ...어."
"이 거."
촌스런 보자기로 싼 것은 김밥이 가득 들어있는 찬합이었다. -_-
"뭐야, 이 게?"
"내가 오늘 새벽에 일어나서 싼 거야. 너 김밥 좋아하쟎아."
...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 알고 있었어. 네가 김밥을 무지 좋아하고 있다는 거."
" ........... "
갑자기 콧잔등이 시큰해 지면서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그리고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져 내리며 찬합을 들고있는 그 아이
의 손을 적셨다.
내가 사람 앞에서 맨정신으로 그렇게 엉엉 울었던 적은 처음이자 내 생
애 마지막 사건으로 남았다.
그리고 울면서도 그 김밥을 먹으며 수업도 땡땡이치고서 그것도
화장실에서 -_-; 도란도란 그 아이와 갖은 얘기를 나누었다.
"윽윽 ..화장실에서 김밥 먹으니까 맛 존나 신비해. 흑흑 ...맛있다, 헤
헤"
"이 거, 내가 다 싼거야. 처음인데, 제법이지?"
"엉엉~! .....응, 존나 맛있다 ....엉엉~! ....;;;"
" ...........콧물 떨어져. 그만 울어."
"응, 엉엉 ....;;; 맛있어, 맛있어 ...엉엉 ..........;;; "
" ..-_-;;;;;; "
전학을 가서도 ..스물여섯이 된 지금까지도 그 아이는 영원한 내 친구가
되어주었고,
대학에 들어가면서 살을 왕창 뺀 덕분에 오히려 나보다 더 날씬해졌다. -
_-
나이를 먹어가면서 나는 그 친구에게 가장 소중한 진실을 한가지 배웠
다.
학교에서는 결코 가르쳐 주지 않았던 ....것.
늙어 죽어서도 절대로 깨닫지 못할 수도 있었던 ...것.
... 친구란 마음으로 사귀는 거래, 맞지? ...
... 나는 그 것을 배운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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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노엘님 글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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