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한의사 하시는 어르신이 속에서 열 불이 나서 안되겠다고 저한테 글을 하나 보내왔네요.
예전처럼 게시판 문화가 아니라서 어디에 어떻게 글을 올려야 할지 모르겠다고...ㅋㅋㅋ...한때는 여기 저기 게시판에서 논객 소리 좀 들었던 양반인뎅.
그런데 지인분 글을 이런식으로 올려도 될라나 모르겠습니다.
혹시 선거법이나 뭐 그런것 잘 아시는 분 계시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문제시 자삭 하겠습니다.
----------------------------------------------------------------------------------
안철수 후보님, 뭐 좀 하나 물어봅시다.
전 지금은 은퇴하였지만, 상계동 토박이 한의원 원장이었던 사람입니다.
이를테면 뒷장에 표시해 놓은 병목 화투로 화투치는 판에서 탈탈 털린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근데 제일 많이 딴 사람들이 다 잃은 사람에게 "뼛골 빠지게 노~오력이나 하지 여기 왜 껴?”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열 받고 있는데 누가 “야. 그러지 말고 잃은 애들 뽀찌 좀 줘!” 합니다. 이럴 때는 “어이구 감사합니다”하면서 납작 엎드려서 두 손 머리 위로 올리고 있어야 되는 겁니까? 아니면 “뽀찌 같은 소리 하지 말고, 깨끗한 새 화투로 정정당당하게 화투 쳐”라고 해야 하는 겁니까?
안철수 후보님이 새누리 금수저들보다 훨씬 훌륭한 분이십니다. 저도 인정합니다. 안후보님 덕분에 저도 V3 공짜로 쓰고 있습니다. 또 재산 많이 기부해서 공익 재단 만든 것도 참 장한 일입니다. 근데 금수저 아니면 정말 먹고 살기도 힘든 나라에서 살면서 “뽀찌 좀 주세요‘하면서 사는 거 무지 자존심 상합니다. 그래서 안철수 후보가 고맙다가도 미워지는 겁니다.
저번에 해고 자유화 법 놓고 싸울 때 뭐라 언철수 후보가 뭐라 하셨습니까? 새누리당이 경제 활성화 법이라고 가짜 포장지 씌운 그 법 말입니다. 안철수 후보 그 때, “국민들이 먹고 살기 힘든데, 정쟁에만 몰두한다”라고 하셨습니다. 왜 싸우냐구요? 지금도 먹고 살기 힘든데 해고 자유화 되면 어떻게 됩니까. 더 먹고 살기 힘들어지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싸우는 겁니다! 근데 안철수 후보가 그런 소리 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 왜? 남은 안랩 주식 다 팔아서 해고된 사람들 다 뽀찌 주시렵니까? 안랩 주식 다 팔아도 그 사람들 다 못 줍니다.
국민 사찰법 때는 어떻게 했습니까? 테러 방지법이니 뭐니 하는 그거 말입니다. 표 하나라도 더 모아보려고 입 꼭 다물고 아무 말도 안 하시더군요. 정말 치사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럽니까? “안랩에서 사찰 방지 앱 개발해서 무료로 깔아 드리겠습니다”라고 공약하면 대선에서 유리해 질 거 같아서 그런 겁니까?
전 말입니다. ‘흙수저에게 뽀찌를 주자, 말자’가 여야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는 게, 무지 헷갈린다 말입니다. 그리고 자존심도 무지 상합니다. ‘흙수저도 금수저와 공정하게 겨룰 수 있게 하자’는 게 여야를 가르는 기준이 되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부탁입니다. 안철수 후보님은 더 그냥 새누리당 가시면 안되겠습니까? 나 같은 사람 헷갈리게 하지 말고요. 자존심 상하게 하지도 말고요.
상계동 토박이 한의원 출신 서생이 선배로서 버럭 화 좀 내보았습니다. 불편했더라도 쓴약이라 여기시고 널리 혜량하시길 바랍니다.
출처 |
오랫동안 알던 한의사 하시다 1년째 도서관에서 독서 중이신 어르신의 열받은 손가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