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들은 몹시 당연하게 여기시지만 정당 정치에서 단일화라는 이벤트 자체가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손해를 감수하고 벌이는 비상수단입니다. 협상의 결과에 따라 유불리가 있을 수도 있고 이런 점은 인정합니다. 그런데 제가 정말 답답한 건 이 이벤트를 대하는 태도입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나쁜당이 45% 정도 된다고 쳐요. A당이 한 40%쯤 된다 칩시다. B당이 한 7% 된다쳐요. (제1야당에게 우호적으로 산정한 수치입니다.)
B당은 열심히 뛰어서 다음엔 10% 그 다음엔 15% 그 다음엔 20~30%로 키워갈 계획이 있습니다. 이 계획에서 세번 떨어지더라도 그 지지는 분명 사표가 아니죠.
A당은 나쁜당을 '이번에' 이기고 싶어요. B당도 나쁜당을 저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B당의 원래 플랜을 포기해야하나 (정당의 기본적인 존재 의의입니다) 고민을 해야죠.. 내부에 이견이 있습니다. 반은 '이번만' b당의 활동을 포기하고 a당을 지지하자고 합니다. 나머지 반은 정당이 선거를 포기하는 게 말이되냐면서 b당을 키우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단일화 남의당 지지론은 '이번만'이 아니었기에 설득력이 있습니다. 어쨋든 대국적인 관점에서 이번만은 a당을 지원하자 당론을 결정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두 당의 정체성은 다르고 b당만을 원하는 사람들이 꽤 됩니다.
선거를 해서 결과를 까보니 A당은 44%가 나왔습니다. 45% 나쁜당 당선입니다. 얘기가 길었는데 이제 결론입니다.
저의 상식에서 이때 a당 사람들은 '우리표 40%에 연대를 통해 4%가 늘었네' '우리가 40이 아니라 42%정도로 키웠다면 b당에서 받아온 4% 합쳐 46%로 이겼을텐데'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은데요..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는 겁니다. '반 나쁜당표 47%는 다 내껀데 저 역적놈의 b당이 3%나 훔쳐가서 내가 졌다' 이런 반응이 많아요. B당이 아얘 안나왔으면 되는 거 아니냐. 왜 사퇴를 늦게했냐 다 같은 맥락의 얘기죠.
당장 협상결과의 유불리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이런 관점의 차이가 해결을 어렵게 하는 점이라고 봅니다. 지금 김종인도 니들이 나가 떨어지거나 패배하면 책임을 지거나로 나오는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