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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870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롱소알롱지
추천 : 24
조회수 : 3456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6/03/31 11:02:11
공게에 있는 기숙사에서 단발귀신이 나온 글을 보고
소름이 쫙 끼치면서 문득 나도 잊고 있었던 일이 생각나 써봄
다이어트 하려고 아침을 굶었으므로 음슴체(꼬르륵)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서울과 무척 가까우면서도 멀었음
학교 근처에는 산도 있고 무덤도 많은데다가 이상하게 집들이 없었음
준비물을 사거나 하려면 역에서 내려 근처 초등학교 앞 문구점에 들러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야 학교였음
어쨋든- 그때의 나는 지금 하고있는 일과 전혀 상관없는 예체능 전공이었음
따라서 밤 늦게까지 남아 아그리파나 줄리앙 혹은 비너스와 매일 씨름을 하고 10시 11시가 되면 집에 갈 준비를 함
그날은 고2 무렵 무척 쌀쌀한 가을이었음
밤 8시만되도 학교가 산 근처에 있어서 매우 깜깜해지기 때문에
난 그날 모처럼 일찍 학교밖으로 나왔음
버스를 타고 역까지 가지 않고 무슨 생각인지 중간에 내려 역까지 걸어가기로 함
버스에서 내렸는데 너무 후회됐음
평소에 걸어다니질 않아 역까지 가는 길에 폐가나 무덤이 가까이 있을거란걸 생각도 못한 것임
나란년 그냥 평소처럼 타고 갈것이지 왜 뜬금없이 중간에 내렸냐며 후회하고 조용히 걸어감
그런데 너무 이질적이라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됨
길을 가운데 두고 왼쪽은 폐가요, 오른쪽은 빌라촌이었으니...
폐가는 너무 오래된 집인데다가 나무로 되어있는 한옥 같은 거여서 더 음침하게 보이다 못해
건너편에서 뿜어져오는 빌라의 빛에 대조되어 분위기가 너무 섬뜩했음
어쨋든 천천히 그 앞을 지나가고 있는데
갑자기 그 폐가에서 소년이 희여멀건한 얼굴을 빼꼼 내밈
머리는 까맸고 바가지머리에 희여멀건한 피부와 흰티에 흰 반바지 그리고 흰 양말을 신었음
얼굴을 빼꼼 내민 소년은 슥 나오더니 집주변을 폴짝폴짝 뛰어다님
그리고는 집 뒷편으로 사라졌는데 너무 소름이 끼쳤음
왜냐면 그 소년은 그림자가 없었음...
그 후부터 내 주변에 이상한 일이 자주 일어나게 됨
하루는 내가 집에서 잉여짓을 하며 무도를 보고 있었음
집에는 나 혼자 있었는데 우리집은 안방 문 바로 앞에 화장실이 있음
안방 방바닥에 드러누워 깔깔 거리고 있는데
흰 양말을 신은 애가 후다다닥 화장실로 뛰어 들어감
난 남동생인 줄 알고
- 야, 화장실 불 꼭 끄고나와라 또 그냥 나오지말고!!
라고 짜증내며 소리를 질렀음
그런데 작은방에서 남동생이 누구에게 하는 말이냐며 걸어나옴
화장실을 가보니 불은 켜져있었지만 아무도 없었음
그리고 몇일 뒤 난 대박 사건을 겪게 됨
고3이 되서야 나랑 친구는 예체능을 관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됨
수능준비로 숨막히던 일상을 보내던 중 친구가 우리집에서 자고 가기로 함
그날은 무척 시원한 여름날 밤이었음
친구와 음료수 한캔씩 들고 아파트 놀이터로 내려감
그날따라 놀이터에는 아무도 없었고 친구와 나는 아주 신나게 그네를 탔음
그네가 높이 놀라가면 올라갈 수록 시원하고 기분이 무척 좋았음
그런데...
왜 그네는 양쪽 옆을 A 모양으로 철근을 만들어서 고정하잖음
내가 탄 그네의 왼편 A 모양 철근 옆에 발목까지 오는 흰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긴 머리를 앞으로 늘어뜨리곤
한쪽 손에는 그 흰양말 소년의 손을 잡고 고개를 푹 숙인 상태로 나를 향해 손가락질 함
나와 내 친구가 탄 그네는 너무 높이 있었고
그네를 따라 손을 위 아래로 움직이는 그 여자가 너무 무섭고 소름이 끼쳐서 울고 싶었음
빨리 내리고 싶었음
친구에게 야! 잠깐 내려봐! 라고 얘기하고 겨우 그네를 멈춘 후 아직 못내린 친구를 끌어당겨 그네에서 멀리 떨어짐
니가 내 말을 믿지 않을거 같은데, 나 방금 너무 무섭고 말도 안되는 걸 봤어
- 라고 말하자 친구가 긴 머리의 여자 말하는 거지? 라고 함
그 말을 듣고 뒤돌아보니 크게 흔들리고 있는 그네가 너무 무서움
왜 계속 흔들리고 있는거니...
그 후로 난 그 소년을 못 봄
대신 내 친구가 이상한 일을 겪게 됨...
쓰다보니 그 날에 비해 하나도 안무서워서 여기까지 해야겠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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