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가 12일 ‘무균돼지를 이용한 체세포 복제방식의 줄기세포 확립’ ‘스너피 이상의 동물복제 성공’ 등을 밝히면서 황 교수팀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본질과 무관한 설익은 연구성과 흘리기라는 지적도 있지만 만약 과학적 검증이 이뤄질 경우 ‘세계 최고’ 기술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는다는 점에서 결코 무시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균돼지 이용한 인간 배반포배아 배양 중=황 교수가 밝힌 무균돼지를 이용한 체세포 복제방식의 줄기세포 확립 기술은 이날 설명만 놓고 볼 때 돼지 수준에서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만든 뒤 이를 사람에게 적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황 교수는 이날 “무균 미니돼지의 체세포 복제를 통한 줄기세포를 확립했고 테라토마 검사만 남겨놓았다. 외부 검증도 마쳤다”면서 “무균돼지에서 확립한 줄기세포기술로 환자의 복제 배반포를 배양 중”이라고 설명했다.
무균돼지는 황 교수팀이 지난 2003년 2월에 처음 발표한 연구성과로 사람에게 심장ㆍ간 등 장기를 이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인간의 면역유전자(hDAF)가 주입된 미니돼지다. 황 교수팀에 따르면 이 무균 미니돼지는 당초 3차례에 걸쳐 모두 6마리가 분만됐으나 수일 후 모두 폐사했다. 이후 수차례에 걸쳐 황 교수팀은 무균돼지 생산에 성공, 현재 모두 수십마리 이상의 무균돼지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너피 이상의 복제동물…늑대인 듯=황 교수는 이날 “복제개 스너피를 뛰어넘는 특수동물 복제에 성공했다”며 “이 복제 성과를 세계 유수의 전문 학술지에 기고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황 교수측 관계자는 “그 특수동물은 ‘늑대’이며 한 마리가 아니라 두 마리를 복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술지의 승인 이전에 공개하면 논문이 취소될 수도 있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황 교수팀은 지난해 8월 복제개 스너피를 발표하면서 “백두산 호랑이와 토종 늑대 등 멸종위기에 처한 토종 야생동물 복제를 연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복제 늑대’가 사실일 경우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의 개체 보존이 가능해진다는 측면에서 평가받을 성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늑대는 스너피와 같은 개과에 속하지만 개보다 복제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에 대한 논란도 많아=이날 발표한 ‘성과’에 대한 논란도 많다. 무엇보다도 무균돼지 이용한 줄기세포의 경우 아직 논문에 발표되지도 않았고 테라토마 검사 등의 과학적 검증작업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기술보유’를 주장한 것은 성급하다는 것. 여기에 스너피 이상의 동물복제에 대한 ‘발표’만 있었지 구체적인 사진이나 데이터 등을 공개하지 않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황 교수팀의 ‘배반포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았고 다만 줄기세포로 배양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더구나 무균돼지를 이용한 줄기세포 배양작업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과학적 검증 등의 절차를 통해 연구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