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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870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프레이야
추천 : 4
조회수 : 133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4/01 17:51:54
어느새 올해도 돌아왔구나..
한시간에 한 대 지나갈듯 말듯한
한적한 마을 길 사이에 늘어진 벚꽃나무의
하얀 벚꽃이 봄바람에 부드럽게 흔들리며
노을너머로 조용히 꽃잎을 뿌려준다.
덩달아 집으로 향하는 내 발걸음 또한
가볍게 그지없어 나는 어느새 옛날 가요를
흥얼거리며 기꺼이 벚꽃비에 젖어들었다.
문득 고갤 드니 언제 있었는지
집으로 가는 길목 입구에 남편이 서 있다.
얼굴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까지
흔들고 있네.
피멍이 잔뜩 생겨 지저분했던 내 얼굴인데도
정성스레 어루만지며 진심어린 참회의 눈물을
흘리던 아침의 남편은 더할 나위없이 자상했었지.
그래. 남편은 늘 그런 사람이었다.
이제 몇발자국만 더 걸으면 남편의 곁이다.
남편은 두 팔 가득 벌려 나에게 다가왔고
나 또한 두 팔을 펼쳐 그에게 안기려는 순간,
"아빠!!"
남편의 품에 안긴 건 내가 아닌
남편를 꼭 닮은 딸아이.
피와 땀에 얼룩져 점점 멀어지는 눈앞에서
숨죽여 울고 있던 나의 천사.
여름에도 긴팔티를 벗지 못하는
너를 위해 살아가려 했는데...
아이와 남편이 사라진 골목 너머
어둑해진 골목에서 나는 다시 벚꽃비가
되어 점점 희미해져 간다.
하지만 괜찮다.
내년에도 그 후에도
꽃은,
꽃은 또 피어날 테니까.
출처 |
미처 피지 못하고 사그러진 아이들을 생각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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