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을 알고 지내던 거래처 사장님 이야기입니다.
가끔 만나서 술한잔 하는 거래처 사장님이 계신데
완전 골수 새누리 광팬입니다.
쉽게 말해 하늘로 가신 박모씨가 신앙이신 분이죠.
그 사장님 사무실에 있던 남조선, 똥아 찌라시를 보며
아... 이 분 만만찮겠다 싶었던게 4~5년 전인듯 싶네요.
전과 14범이 기와집에 계실때니까요.
처음엔 간을 보기 위해 몇 가지 찔러 봤습니다만...
역시나 신앙을 깨기에는 많이 역부족이었어요.
하지만...
밀릴 수 없다는 마음으로...
그간 여러차례 그 분의 신앙(?)과 관련하여 술 한 잔 하며
대화하다 약간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긴 했지만
어찌되었든 거래처 사장님이시니 좀 맞춰줘 가면서
정신개조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다소 성과가 생겼다 싶은게...
어제...
술 한 잔 하자해서 만나 이야기하다
"사장님... 이번 총선 어찌 보십니까?"
묵묵부답...
"사장님... 아직도 닭양이 잘하고 있다 생각하십니까?"
순간... 사장 표정이 다소 찡그려지며...
"에이... 잘 할줄 알았더만... 절레절레..."
푸핫~~~~
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헐~~~ 아니 왜요?"
다시 묵묵부답...
"그럼 이번엔 누굴 찍으실겁니까? 새누리당입니까?"
그랬더니 하시는 말씀...
김실장은 안모씨를 어찌보나?
"안모씨는 말이 야당이지 새누리 사람입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안철수당 찍을라고..."
이후 대화는 뭐 안철수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이시더군요.
어찌 되었든...
개인적으로는 신앙으로 여기던 새누리에서 그 나마 다소 전향의
의지를 보인다는게 기뻤다고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새누리 표 하나 갉아 먹으니 말입니다.
아니... 어찌 한표겠습니까...
이 사장님도 사람들 만나는거 좋아하고 하니 또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면서 안철수 대망론을 펼치며
새누리표 하나 하나 갉아먹을테니
분 명 새누리 한 표 짤라낸것 이상의 의미는 있는거 같아요.
이제 계속 작업해서 우리(^^) 진영으로 전향할 수 있도록 하는것이
작은 목표가 되었지만요...
그래도 작은 전향의 의지가 보여 기뻤던 술자리였습니다.
ㅎㅎㅎ
한 가지...
몇 년을 거래처 사장님과 이야기하며 들은 생각은...
그 사장님이 60대 초반이신데
나름 정치에 관심이 많으신 분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서인지 개념? 이론? 이런것에는
정말 까막눈 수준이란 생각을 많이 했었죠.
예를들면 민주주의의 반대가 공산주의...라고 생각하는...
그래서 "사장님, 민주주의 반대는 공산주의가 아니라 독재입니다." 하면서
어디서 부터 손을 대야 하나 싶었던 기억이 있어요.
아무튼...
이렇게 나이 많으시고 교육수준 또한 낮은(뭐 이 연세쯤 되시면
교육수준이 거의 대부분 중졸, 고졸 정도가 대부분이죠)
분들과 얘기하면서
'정의', '민주주의', '독재'...
이런 단어 자체가 완전 먹히질 않는다는걸 새삼 느꼈습니다.
단어의 의미조차 제대로 생각해 본적 없는 느낌이 들고
또 실상도 그렇구요.
단어 하나의 의미를 완전히 해체해서 풀어 얘기해야 알아들으시더군요.
주로 써먹었던 방법은...
"아니 사장님은 이제 앞으로 맨 병원비 들어갈 날들인데
의료 민영화 하겠다는 사람들 지지하세요?"
"수도도 민영화 한다고 하는데 뽑아주실거에요?"
등등 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돌아오는 대답이란게
"빨갱이만 아니면 되잖아?"
헐.... 뭐 그랬던 분이 이제 조금은 바뀐건지 제 이야기에
긍정을 하십니다.
어찌되었든...
이번엔 안모씨 당 뽑는다 하시니 그간의 제 노력이 허사는
아니었구나 싶은 마음이 드네요.
질긴놈이 이긴다고...
이렇게 맨투맨으로 내 주위 사람들 하나 하나 붙잡고
포기하지말고 끝까지 설득해야 한다 싶은 마음 들었습니다.
안모씨 궁물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되나 안되나...로 다음번
밥사기 내기 걸었는데 이번 총선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