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영-이철우 맞토론 "당해보면 그런 말 못할 것" [오마이뉴스 김덕련 기자]이철우 열린우리당 의원과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13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짧은 시간 동안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이날 맞토론은 최근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이철우 의원 조선노동당 가입 논란'의 두 당사자가 직접 출연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두 사람은 노동당 가입 여부, 고문 피해 논란 등에 대해 한치의 물러섬도 없는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주성영 "한겨레도 인정"... 이철우 "당원 아닌 건 1심도 인정"
먼저 포문을 연 쪽은 주성영 의원이었다. 주 의원은 "간첩 암약 표현은 정치적 수사였다"는 발언의 진의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 의원이) 과거에 노동당원이었으면서도 자기반성이나 전향을 하지 않았으니 논리적으로 지금까지 활동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였다"고 밝혔다.
이에 이철우 의원은 "가입한 적이 없으니 전향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주 의원은 "<한겨레>도 당국 발표를 인용해 민애전=남한 조선노동당이라고 보도할 정도였다"며 "이것은 당시 수사기관, 재판기관, 언론사에는 현저한 사실이었다"며 이 의원을 몰아붙였다.
이에 이 의원은 "검찰이 중부지역당 가입 혐의로 나를 기소했지만 1심 판결에서 사실이 아니라는 판결이 났다"며 당시 법원도 조선노동당 가입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심에서 당 가입 부분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2심에서 형량 문제만 다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주 의원은 "2심에서 조선노동당 가입 문제가 재판대상이 안된 건 이 의원이 1심에서 그 부분을 이미 인정했기 때문"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또 주 의원은 "사건 기록은 당사자만이 요청할 수 있다"며 "이 의원은 판결문 뿐 아니라 수사기록, 재판기록, 변호인 접견기록 등 관련자료 일체의 공개를 요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이 의원은 "공개적으로 모든 자료를 요청해 국정조사에 응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당시 사건을 재조사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한나라당의 이철우 고문피해 인정에 주성영 "본질 아니다" 회피
두 사람은 고문 피해 여부에 대해서도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주 의원은 "이 의원이 재판받은 93년도는 문민정부가 출범해 자유로운 분위기였는데, 법원 판결문 어느 곳에도 고문받았다는 기록이 없다"며 이 의원의 고문 피해 주장에 대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의원은 "이 사건은 노태우 정권이 대선을 앞두고 새 정권 창출을 위해 조작한 것"이라고 일축한 뒤 "고문 피해 사실이 재판정에서 다 이야기되고 받아들여지지 않는 건 공안시대의 기본"이라며 주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특히 이 의원은 주 의원의 '고문 피해 조작' 주장에 대해 "주 의원도 내가 20일간 당한 걸 똑같이 당하면 그게 고문이었다고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안상수 한나라당 의원도 당시 이철우 의원 등이 고문당했다는 것을 인정하며 안기부장 등을 고발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주 의원은 "사안의 본질은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이날 이 의원은 "정형근 의원이나 주 의원 모두 '이철우가 국회의원인지 몰랐다'고 하는데, 공안수사통들이 내가 의원이 된 것도 모르면서 어떻게 이런 일들을 진행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지난 11월부터 관련자료 제출을 요구해오는 등 치밀한 사전준비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의 보도를 바탕으로 이 문제를 제기했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김덕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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