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과사무실에서 일하게 되서 거의 하루종일 얼굴보고 지내는 후배인데 알고지낸지 거의 반년이 되었습니다
얘가 말을 하면 생글생글 잘 웃고 "그래요?"하고 대답도 꼬박꼬박 해서 꽤 괜찮은 애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석달쯤 지나니 뭔가 이상하다라는 느낌이 들어서 왜 그런가 생각을 했더니 한 번도 자기 얘기를 한 적이 없어서였습니다
그 애가 먼저 말 한 적이 없을 뿐더러 그 애가 말하는 내용은 전부 '누가 그랬다더라'라는 식의 타인 얘기였습니다.
밥을 먹으러가도 좋아하는 음식, 싫어하는 음식 한 번 얘기한 적 없고 그 외에 그 어떤 얘기를 해도 자기 얘기를 안 하더라구요
이 애한테 뭘 묻던간에 어물쩍어물쩍 말을 돌립니다.
두세번 더 물으면 무표정으로 가만히 제 눈을 응시하다가 "글쎄요"하더니 그제서야 웃으면서 "우리 그냥 일 해요"하고 자기 일 합니다
아는 후배들한테 물으니 동기들하고도 안 어울리고 혼자다닌다길래 사이가 안 좋냐고 물으니 그런건 아니라합니다
자기들이 말 걸면 웃으면서 대답 잘 하는데 왠지 친해지기 어렵고 자기들한테 한번도 먼저 다가온 적이 없길래 안 친한 것 뿐이라고 합니다
그 애가 신경쓰여서 계속 주의깊게 지켜보니 한가지 더 알게 된 것은 그 애가 하는 모든 반응이 소위 말하는 영혼없는 반응입니다
얘가 사람한테 과하게 벽을 치는 것 같은데 과거에 어떤 상처가 있기 때문에 그런 이유가 클까요?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지는 방법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