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 하나에도 삐딱한 생각만 들고, 너무 변덕스럽고. 이게 다 뭔지. 조금만 힘들어도 지치고. 음식 잘 안 먹어서 그런가 싶으니 더 한심스러워요. 그치만 일일히 다 칼로리 계산 안 하면 그게 더 스트레스일 것 같아서 어찌 할 줄을 모르겠어요. 1000칼로리 이상 먹으면, 단단히 마음 먹고 "오늘은 괜찮아" 하지 않는 이상 스트레스와 공포가 하늘을 찔러요. 그 날카로운 면에 다 갈리는 느낌이에요. 먹고 싶은데, 식욕도 다 있는데, 먹을 수가 없어요. 먹기가 무서워요. 이거 한 입 먹으면 지방이 담뿍 붙어서 저를 무겁게 할 것만 같아요. 물론 그렇지는 않겠지만,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5개월 정도부터, 거의 10kg가 줄었어요. 처음엔 기뻤어요. 날씬해 지니까. 사실 지금도 뚱뚱하지 않다는 건 엄청 기뻐요. 사실 전에도 그렇게 뚱뚱한 것도 아니었고, 보통 체중이었지만, 허벅지 사이가 닿지 않고 누울 땐 딱딱한 바닥에선 뼈가 닿아 배기고, 쇄골이 깊어 보인다는 게, 기뻐요. 음식을 먹으면 이걸 다 잃어버릴까봐 겁이 나요. 음식 좀 가려 먹는 게 그리 큰 일인가 싶으면서도 지금 생리불순에 쉽게 짜증이 나는 걸 생각하면 큰 일인 것 같은데... 그냥, 모르겠어요. 복잡해요. 내일 뭐 먹지, 부터 어떻게 칼로리를 줄일지 생각하지.
주변에선 말랐다지만 거울 속 저는 하나도 안 말라 보여요. 허벅지 살이 물컹한데. 뱃살도 많은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