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만 계시는 1인기업에 취직했다. 이때가 아마 창설무렵이었던 것 같다. 뼈를 묻을 각오로 4년을 꽉 채워 일했다. 사장님도 좋은 분 이셨고, 우린 의지가 넘쳤으니까. 다섯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이제는 백평에 마당까지 딸린 공장으로.. 우리 손으로 일궈냈다. 철야작업을 해가며 매일같이 아이템을 구상하고, 업체들과 굽신굽신 미팅하며, 쓰러져도 보고 굶어도 보고. 휴대폰도 끊겨가면서 일했다.
그렇게 일했던 회사를, 그렇게 키워갔던 회사를 나오니 조금은 뿌듯하기도 하고 조금은 걱정되기도 한다. 둘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열명이 다 되어간다.
회사는 컸는데 나는 더 작아졌다. 늘 밀린 월급. 월급도 작아서 소득신고까지 해버리면 당장에 쓸 한 두푼이 아쉬울 처지이기에 알바같은 삶을 살았다. 일 그만두었다고 하니 지인들은 하나같이 "한턱 쏴!"라고 한다. 학원비,생활비,통신비,학자금 등등 돈나갈덴 많은데 이제 밀린월급 265만원만 더 받으면 나는 완전 알거지다..
막 남들처럼 퇴직금달라고 따지고 싶은데.. 나는 겁쟁이라서 그런것도 못한다. 이젠 좀 용기있는 삶을 살고싶다. 내 하고싶은 말들.. 속으로만 삼키지 말고, 내뱉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