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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배운 괴물들"의 사회
게시물ID : sisa_1197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랑은슬프
추천 : 3
조회수 : 50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10/12 19:33:19
전 국민이 죽어라 공부하고, 졸업 후에도 승진하기 위해 자기계발에 매진하는 지식사회의 외양은 갖추었어도, 성숙이라는 목표를 
잃어버린 사회에서 배운 사람과 성숙한 사람은 일치하지 않는다. 

성숙한 사람은 올바름과 선함과 아름다움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사람이다. 성장했지만 성숙하지 못한 사람은 배운 지식을 사용해 금융사기를 친다. 배우지 못한 장발장은 고작 촛대나 훔칠 뿐이지만, 배웠지만 성숙하지 못한 인간은 못 배웠지만 성실한 사람들의 삶을 통째로 파괴하는 괴물의 짓을 서슴지 않는다.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최고로 좋은 대학의 입학 성적이 가장 높은 학과 출신인 사람이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 좋은 머리를 이용해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 걸 보고 있노라면 분노가 치밀기도 한다. 성숙하지 못한 사람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지식은 "아는 것이 독"인 경우다. 성장한 만큼 성숙하지 못할 때, 성숙 없이 웃자라기만 한 인간은 거인병에 걸린 괴물과 다름없다.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있다. 평범한 단어들을 보석처럼 잘 조합하는 사람이 빚어내는 언어는 참으로 감칠맛 난다. 그 감칠맛 나는 언어는 읽어서 배부른 눈의 만찬을 제공한다. 언어 능력만을 놓고 보자면 괴테와 나치의 선전부장 괴벨스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하지만 한 명은 언어능력으로 시대를 뛰어넘어 존경받는 대문호가 되었고, 다른 한 명은 유대인 학살을 정당화하는 궤변을 만들어냈다. 차라리 괴벨스가 ‘일자무식’이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악인 괴벨스는 세상에 없었을 것이다. 배웠지만 성숙하지 못한 사람은 이렇듯 괴벨스처럼 위험한 괴물에 다름 아니다.

그 높은 교육열과 화려한 교육관련 통계지표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이 사회에서 나타나는 ‘배운 괴물들’의 쇼가 끝나는 순간은 대체 언제쯤일까? 성장이 성숙으로 귀결되지 못함이 너무나 분명할 때, 차라리 성장하지 않겠다는 귄터 그라스의 소설 <양철북>의 주인공 오스카의 선택은 오히려 성숙한 결정일지도 모른다. 차라리 키 작은 오스카가 웃자란 괴물 괴벨스보다 낫지 않은가?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7012116245&code=90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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