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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어머니 썰
게시물ID : baby_119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라면은진리♥
추천 : 23
조회수 : 2256회
댓글수 : 58개
등록시간 : 2016/01/15 02:20:22
고게 멘붕게 사이다게 등등에 엽기 시어머니 얘기들이 종종 보이는데 
사실 안그런 정상적인 분들이 더 많을거잖아요.
정상적인 시어머니 썰 한번 풀어볼게요.
저희 어머님 얘긴데 쓰다 보니 왠지 자랑질 같아서 자랑게로 가려다가 
다 육아 얘기라 육아게로 왔어요ㅋ

애 키우다보면 시어머니랑 제일 처음 문제 되는게 먹이는거 같던데
제가 애 세돌까지 모유를 먹였거든요. 여느 시어머니같으면 뭐라 하실 법도 한데
- 우리 아기는 역시 모유를 오래 먹어서 건강하게 잘 크나보다.
- 저렇게 좋아하는걸 나는 못먹였으니(복직하시느라) 애들한테 미안하네.
   하긴 나는 그렇게 잘 나오지도 않았어(쏘 쿨)

근데 또 저희 형님은 애 둘 다 분유 먹여 키웠거든요.
- 분유를 먹이니 할머니가 먹여줄 수 있어서 참 좋네. 엄마는 좀 쉬어라.
- 젖병 물고 있는게 이렇게 귀엽네. 분유 먹이니 이런 구경도 하고.
  난 분유를 내가 먹여 본 적이 별로 없어서 다 잊어버렸었거든.
긍정왕이십니다.

이유식 먹일때도 전적으로 제 의견에 따르셨어요.
저희집에 아기 보러 오실때면 항상 한우랑 제철 과일을 사오셨는데
이거 아기 먹여라, 가 아니라 아기껀 네가 알아서 할테니 이건 너 먹어라 ㅎㅎ
어머님댁에서 아기 데리고 계시다가 간식 먹이고 싶으시면
항상 저한테 먹여도 되는거냐고 물어보고 먹이셨어요.

이건 지금도 그래요. 애가 일곱살인데 뭐 달라고 하면
- ㅇㅇ아, 엄마한테 이거 먹어도 되는거에요, 하고 여쭤봐.
- ㅇㅇ이 몸에 좋은거 안좋은건 엄마가 제일 잘 아시는거야.
아이한테 저에대해 얘기하실때 항상 존대를 쓰세요.
근데 우리 형님네 애 열두살인데도 엄마한테 물어보고 먹이세요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는 애 어린이집을 여섯살때부터 보내기 시작했어요.
애가 낯가림도 심했고 별로 어린이집에 가고 싶어하지 않더라구요.
애 네 살 이후로는 하다못해 놀이터에서 만난 동네 할머니들까지
애 사회성 떨어지게 왜 안보내냐, 며칠 울리면 적응하는데 끼고 있냐..
별별 오지랖에 진저리가 쳐졌었는데 저희 어머님은 역시 네버.

- 애가 자기 의사 확실하게 표현하게되면 그때 보내는게 좋지.
- 엄마가 힘들어서 그렇지 집에 데리고 있는게 애는 행복하겠지.
근데 또 저희 형님은 첫 애 두돌 지나자마자 어린이집 보냈거든요.
- ##이는 기질상 또래들이랑 어울리는걸 좋아하니 보내는게 좋겠지.
- 에너지가 넘치는 애라 집에만 있으면 엄마가 너무 힘들어.

어머님이 초등 저학년 오래 가르친 분이라
저희가 뭐 하기 전에 먼저 조언을 구하는 편이거든요. 
그러면 참고할 얘기들은 해주시는 한편
아이들마다 기질이 다르고 처한 환경이 다른데 그걸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엄마다.
그러니 엄마가 알아서 하면 된다, 대충 결론이 항상 이거에요.


근데 다섯살까지 애를 집에 데리고 있으려니 사실 힘들기는 했어요.
역시 이때도 저희 어머님이 맹활약을.. ㅎㅎ
일주일에 두 세번은 아이를 데리고 가서 오후 내내 돌봐주셨어요.
집에서 그림그리기, 종이접기, 숫자놀이 등등 하면서 놀아주시고
어린이 박물관이나 각종 체험학습하는 곳에 데려가시기도 했어요.

여튼 뭔가 굉장히 교육적인데 애가 재미있어하는 활동들을 잘시켜주세요.
주말 같은 때에 어머님댁에 모이면 형님네 애가 둘, 저희집도 애가 둘인데
열두 살부터 두 살까지 애들 넷이 서로 할머니랑 놀겠다고 쟁탈전을 ㅎㅎ
그럼 애 넷을 한꺼번에 돌보시는 놀라운 신공을 발휘하시기도ㄷㄷ
어머님이랑 하루종일 지내면 그 다음날 애가 순해져요. 신기.


아직 많이 남았지만 너무 길어져서 끊겠습니다ㅋ
아 이 얘기는 꼭 해야겠다.
죄송해요 하나만 더 할게요 ㅎㅎ

왜 어머님들 그게 뭐냐 우리땐 그렇게 안했다 그런거 많이 하신다던데 
저희 어머님은.. 제가 아범 키울때는 어떻게 키우셨냐고 여쭤봤더니
- 몰라, 난 내가 안키워서~ (직장 다니셔서 외할머님이 아이들 돌봐주셨대요)
쏘 쿨 ㅋㅋㅋㅋㅋㅋ
제가 어머님 쿨하시다고 했더니 신랑이 그건 그냥 쿨이 아니라 개쿨이라곸ㅋㅋㅋㅋ

뭐 여튼 이런 시어머니 계십니다.
시어머니 자랑질 하실 분 여기여기 붙으세요~
아, 시아버지 자랑하셔도 됩니다. 
울 아버님은 별로 자랑거리가 없어서 패스ㅋㅋㅋ
우리 댓글로 힐링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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