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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20대 남자입니다.
게시물ID : sisa_11984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민주문재인
추천 : 11
조회수 : 838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22/03/10 18:15:59
안녕하세요?

이번 선거 기간동안 참으로 수많은 분들의 입방아에 많이 오른 이대남입니다. 

저는 부모님 두 분께서 모두 교직에 오래 계셨고, 지방 광역시에 괜찮은 자가를 소유하고 계십니다. 다행히도 두 분 모두 노후 준비에는 문제가 없으시고 제게 항상 해 주시는 말씀은 당신의 노후는 걱정하지 말고 제 앞으로 살아갈 길에 도전적이고 후회하지 않을 자세로 삶에 임하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훌륭한 부모님 덕일까요? 저는 운이 좋게 공부를 좀 하는 재능이 있어 제 연고지의 특목고를 나오고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아는 다른 지방 광역시 소재의 공과대학에 어렵지 않게 진학할 수 있었습니다.

선거를 일주일 정도 앞두고, 부모님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저는 부모님께 “우리 가족은 어느 정도 삶을 이룬 중산층이고, 나 또한 부모님보다 잘 살 가능성이 농후한데 우리 집은 윤석열이 되어도 세금 적게 내고 그러니 좋은 것 아니냐?” 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평소 제게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시던 아버지께서는 “이래서 이과생은 말이 안 통한다”며 앞으로 양극화가 심해질 세상에 대해 걱정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당장 우리 삶이 나빠지지는 않겠지만, 마치 공사 현장의 안전그물이 잘못 체결된 것처럼 보이지 않는 구석부터 사회 안전망이라 흔히 불리는 것들이 약화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시장, 경쟁, 공정 같은 단어들을 앞세우며 약자가 처참하고 또 잔인하게 무너지고 그들이 사회 안전망에서 배제되는 것에 대해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지방대 나와서 그런저런 중소기업 회사원으로 다니게 될 지금 이대남들(평균 기준입니다)이 과연 그때도 펨코, 디씨인사이드 등지에서 웃을 수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52시간 근무, 중대재해기업 처벌, 과로와 산재 등 노동자의 권익 같은 이런 가치들이 경제, 효율을 앞세워 별 것 아닌 게 된다면 당연 작은 기업, 열악한 곳에서부터 여건이 나빠질 것입니다. 이게 계급배반투표의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짧은 20대 인생의 시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계급배반투표를 던져 자신의 삶을 방파제로 삼은 자들에게는 연민을, 또 더욱 치열해진 우리 삶은 동기부여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국민과 함께 올바른 뜻을 실현하고자 한 이재명, 추미애, 송영길, 박주민, 우상호 같은 정치인들을 후원하고 또 우리의 뜻에 맞게 움직이는지 철저하게 감시하면서도 그들이 우리의 뜻을 대리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 시민으로서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제 첫 선거의 표가 우리 민주세력의 저력을 보여준 최다 득표의 한 표였다는 것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지치지 말고 정치인을 감시하고 우리의 권력을 잘 대리행사하는지 점검하고 행동으로 우리 실력을 보여준다면 5년, 그리 긴 시간이 아닐 것 같습니다. 

저는 다음달이면 1년 반 동안 남성으로서 의무를 지러 갑니다. 이대남들이 윤석열을 지지한 것 또한 한편으로는 이대남의 실력을 보여준 것 같아 사회적인 결과와는 별개로 기쁘면서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이대남의 시각이 짧은 건 맞지만 한편으로는 그 짧은 시각에서 보면 오픈채팅 사전 조회하고, 야동 못 보게 하고 이런 것들이 얼마나 반민주적으로 보였을까요? 나는 군생활동안 뺑이치는데 내 또래 여성들은 술먹고 돌아다니고 헛짓 하는 꼴 그건 진영 떠나서 아주 뭐같습니다. 그치만 저는 야동을 못보는 한이 있어도, 오픈채팅을 검열당해도 저같은 사람도 사회 최하층민으로 떨어지는 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 안전망을 중요하게 여기고 잘 아는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민주당 잘하면 좋겠습니다. 공학적으로 쉽지 않지만 이대남의
기호를 맞추면서도 사회를 위한 정책 많이 개발해 주십시오. 또 저같은 젊은 사람을 비꼬셔도 좋고 조롱해도 좋지만 더욱 발전적인 건 어떻게 하면 정치 시장(market)의 소비자 중 하나인 이대남들을 어떻게 마케팅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새벽 유시민 이사장님께서 하신 이대녀들에 대한 표현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대한 민주 시민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저는 정말 환멸이 나서 밭갈이도, 댓글 달기도 게을렀습니다. 그렇지만 여러분들 덕분에 우리가 이만큼 왔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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