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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 없이 지내려 했건만, 아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게시물ID : sisa_11990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식당노동자
추천 : 11
조회수 : 774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22/03/11 23:55:04

아버지는 나 어렸을 적

김영삼이 삼당합당을 한 그 반석위에 올라

대통령이 되었을 때 온동네 쓰레기봉투를

걷어차며 술에 취한 채 이 나라가 망했다 라고

울부짖었다. 나는 생생히 기억한다.

그날 우리집 앞에 있던 쓰레기를 걷어차며

오열하던 모습을.

 

나는 아버지와 연을 끊고 산다.

숫제 그 가부장적인 모습과 신경질적인 히스테리에

견딜 수 없어 나갔다마는,

 

나는 되도록 빠른시간내에

아버지와 다시 연락을 하려 한다.

누구를 찍었느냐, 그게 좋은 선택이었냐 물으며

술에 취한 채 이틀째 울며 돌아오는 내 모습과

 

그날의 아버지의 모습이 그렇게 다르지 않기에

나는 한번 더 아버지와 대화를 해보려 한다.

 

너무 견딜수 없이 힘들다.

내 일이 아니다만 내 일인 일이라 생각하니

그게 견딜 수 없다.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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