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방금 힘겨운 설거지가 끝났어. 아직도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내 낡은 고무장갑이 떨어지는 소리가 무서울 정도군. 가정부 대장인 내게 잠도 오지 않는 밤이야.
영웅, 네가 힘든 부추김을 받았다는 걸 알고 있어.
내가 아직 싱크대의 들판에서 달콤한 걸레질을 즐기고 있을 무렵부터, 한빛의 혼을 가슴에 안고 활활 타오르는 빠따 속으로 몇번이나 몸을 던지려고 하는 영웅의 이야기를 숙소의 힘없는 약테 정만이까지도 시끄럽게 재잘거리는 통에 몇 번이나 애꿏은 약테에게 화를 내곤 했었지.
영웅, 그래 아직 나를 믿지 못하겠지. 많은 사람들처럼. 케텝의 참혹한 현실의 끝에서 한 가닥의 희망을 보여준 너를 의지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어쩌면 집안일을 가져온 헛된 가정부일지도 모르지.
나는 오랫동안 닦아 왔어, 그저 닦기만 했었지, 빠따속으로 팀원들이 맞아갈때도, 거대한 발을 두드리며 빠따정이 엔트리를 짤때도, 봉주훈과 녹차에게 짓밟히고 폭설저그가 황제에게 발리고 치이고 마침내 절대와 완벽의 케텝까들에게 절망하며 온 숙소의 팀원들이 빠따의 통곡으로 물들어가는 동안에도 그저 집안일만 하고 있었는지 모르지.
그저 걸레질만 하고 있었던 거겠지. 그렇지 않다면 식기세척기가 와주길 기다렸는지도.
지난 여름, 난 내 부엌일을 시험해보기 시작했지. 어리석게만 보이던 남자가정부의 걸레를 펼치는 일을 시작했어. 식기세척기가 아닌 밥그릇 영혼과 사고를 지배하는 퐁퐁의 능력처럼, 나는 지혜로워지고 싶었어.
너와 만나게 되었다는 건, 운명이 이 부엌에 우리 먹튀들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을 원한다는 거겠지. 영웅, 너의 턱 보다는, 내 탈모 보다는 그저 수세미마저도 내 집안일을 더 보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만 생각해줘.
나처럼 아픈 주부습진을 하지만 빛나는 머리를 가진 친구를 너도 알거야. 그 친구가 늘 보고파한다는 남자가정부의 끝을 향해 나도 걸레질을 하고 싶어.
영웅,
걱정마, 이리와, 내 집안일을 시켜줄께.
내 아픈 주부습진이 자꾸만 더 심해져 간다고 네가 걱정해주주는 만큼, 집안일 - 그 설거지의 축복이 내게 더 다가오는 것만 같이 느껴질거야.
영웅, 내 손을 잡아. 네 힘을 더해 닦아줄께. 그 모습을 기억할께. 그저 닦기만 했던 지난날의 나로서는 감당할수 없었을 듯한 그 거대한 힘과 걸레질을.
빠따가 무르익어 한 시즌을 정리하는 때가 오면, 우리의 집안일이 남자가정부의 새로운 장을 열어 먹튀의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이야기들을 하게 될 것만 같은 걸레질을 하고 있어.
다시 집안일을 하겠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거대한 집안일을.
그리고 도망가겠어. GO를 향해 그리고 너의 한빛을 향해.
from nal_rA To Reach
For kitchen
In Blessed Season of ma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