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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기억의 숲 완공식 후기ㅡ 차마 숨기지 못하고
게시물ID : sewol_492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궁니
추천 : 20
조회수 : 461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6/04/10 16: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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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여러분들이 올려 주신 글을 보며 함께 웃으며 오로지 

 

눈팅으로만 지켜보고 있는 오유인 입니다 



안생겨요


기둥 뒤에 공간 있어요 

 


글을 쓰는 건 처음인데 

 

오유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더라도 용서해 주시고

 

블로그에 올린 글을 옮겨왔기 때문에

 

독백체인 점도 또한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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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기억의 숲 완공식 행사 접수 마지막 날 

우연히 소식을 접하고

겨우 늦지 않게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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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걸어서 10분 거리 목포역에서 집결하는 행사

동호회 형님 한 분이 진도와 목포를 오가며 생활하셔서

동네 마실 나가듯 진도를 자주 다녀오기에

목포에 사는 우리에게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동호회에 행사 사실을 알렸다



형님 한 분이 가족과 함께 참여 신청을 하셨고

덕분에 행사 내내 혼자 외롭지 않게

행복한 가정과 더불어 함께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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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삼촌을 보고 수줍어하며 눈을 피하던 새로 생긴 조카는 

금세 그 사랑스러움을 마음껏 뽐내며 

삼촌에게 살갑게 다가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행복한 가정의 듬직한 삼촌이 되었고

엄숙하고 무거울 수 있는 행사 내내 힘들어도 금세 밝게 웃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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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같은 마음을 가지고 먼 길을 와 주신 분들과 함께

서로 같은 옷을 입고 

함께 버스를 타고 움직이며 

같은 김밥을 먹은 

한마음 한뜻을 가진 끈끈한 식구를 얻은 연대감에 

더없이 뭉클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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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몇 번을 왔었던 팽목항이기도 하고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기에

담담하게 지나간 일로 생각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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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달라진 것은 없었고 

여전히 마음의 안정을 지키기 어려워 

다른 사람 몰래 구석진 곳에서 몰래몰래 

눈물을 훔치며 겨우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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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겨우 억누르며 부지런히 사진을 찍던 그때 (바로 위 사진)

한 아주머니께서 사진을 부탁하셨다

가족이 함께 나올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시는 줄 알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갔는데

글씨가 쓰인 노란 돌멩이를 가리키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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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진을 찍어드릴 생각으로 다가갔다가

생각지 못한 돌멩이를 가리키셔서 

의아해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물었다

"아시는 분이세요?"


돌아온 대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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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이 엄마예요"

그 한마디에 

겨우 다스리고 있던 감정이 

한 번에 왈칵 뒤집혔다






차마 숨기지 못하고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참사의 당사자를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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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잃은 부모의 고통을 

단장이라고 했던가

창자가 끊어질 듯한 고통을 겪으신 분을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마주하게 되자


사나이 체면이고 뭐고 

마구 쏟아지는 눈물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GN-C031.JPG



그렇게 얼마나 울었을까

겨우 눈물을 그치며

마음을 다잡고 

부탁하신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는 부족한 실력이나마

내가 가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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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동안 나는 치열하게 

최선을 다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를 

요즘 들어 자주 하고는 한다


사진 찍는다고 

인터넷을 뒤적이며

카메라를 사고

책도 사고 장비를 사며 

사진이라는 취미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간이 벌써

10년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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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스스로 느끼는 실력은 항상 제자리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그냥 넘어가고

어려운 부분 배우는 건 귀찮고

맨날 그냥 하던 대로의 답습

그렇게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임한 사진이기에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도 큰 발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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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해 찍는다는 마음으로 셔터를 눌러도 

내 능력으로 표현하지 못한 한계를 느끼며

사진이라는 것을 단순한 취미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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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찍은 사진이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가 평생 안고 가야 할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 줄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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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쁨은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며 견뎌내야 할 

이유이며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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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 이상 안일한 생각으로 피하거나 숨지 않고

당당히 세상과 맞서겠다 

더불어 숲이 되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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