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제나이가 얼마더라...30대 초중반 언저리였던거 같습니다(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 하네요)
올해 만으로 40이 된거 같아요.. 그런가?? 암튼 40대가 되었네요
제 첫 대선투표는 노무현이었습니다. 당시 100일 휴가 나가는데 군인 부재자 투표라고 해서 투표하고 100일휴가 가는바람에 아침일찍이 아니고 투표하고 휴가 나갔던 기억이 있네요. 그때 노무현을 찍었는데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군생활 줄여준다고 해서 찍었어요 실제로 한달 줄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대통령이 되었죠. 그렇게 전역을 하고 학교 복학을 했습니다. 당시 유행하던말이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였습니다. 그냥 그랬던 시절이었습니다. 첫 취업을 나갔던 그날이 기억납니다. 보잘것 없는 전문대 토목과생이었고 자격증따려는 공부같은거보다 술먹고 놀다 보니 아무것도 없어서 당시 파주 LG필립스 건설현장에 안전관리로 취업을 나갔습니다. 물론 비정규직이었고 휴일따위는 없는...월~토요일은 새벽4시에 일어나서 근무준비를 하고 밤9시까지 연장근무를 하던 그런때 였습니다. 일요일은 타워크레인 사망사고 여파로 임시로 쉬던 그런시기였죠.
그렇게 몸과 함께 정신이 피폐해지던 어느날... 일요일도 이제 근무를 하게 되었고 대신 번갈아가며 쉬는 그런날이었습니다. 토요일 9시 근무가 끝나고 같이 취업했던 우리는 일요일 단하루라도 쉬겠다며 늦은 토요일 저녁 한차에 타고 자유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서 술한잔 할 생각에 들떴는지 과속을 하다가 차가 전복되는 사고를 겪었습니다. 웃긴건 아무도 죽지도 않았고 크게 다치지도 않았습니다. 300~400m를 미끄러져 가다가 당시 중앙녹지부 배수로에 쳐박혀서 차가 전복되었는데 아무도 크게 다치지도 않았던 정말 운좋았던 사고였네요
이사고를 겪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이제 20대 나이에 이렇게 살아 무얼하나라는 회의감이 들더군요
아무튼 그시기 대선이 있었습니다 이명박vs정동영 이명박은 청계천을 등에엎고 뉴타운을 부르짖으며 승승장구 하던 시기였고 정동영은 머하던 놈인지도 모르던놈이 같은당 지들 대통령을 욕하면서 이명박은 나쁜놈이에요 라고 외치기만 했고 인터넷엔 문국현이 대통령될거 같던 폭풍의 시기였죠. 당시 멋도 모르던 20대에 그래도 이명박은 사기꾼이라고... 하지만 정동영은 못찍는다고 문국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예상했던 이명박이 당선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백수가 되어 취업안되는 사회를 원망하며 펑펑 놀았습니다 ㅋㅋㅋ 담배값도 없고 버스비도 없어 담배있는 친구집에 몇km를 걸어가서 담배얻어 태우며 부모님 출근하셔서 친구네 빈집에서 소주까고 놀았네요. 그러다가 대학후배 소개로(같이 자유로 타던) 교수의 회사에 취업을 하게되었고(그래봐야 시간강사) 격주5일?? 머 이런 회사생활을 했던거 같네요 점심값도 없던 근무조건이었고 일있으면 격주건 머건 그냥 휴일도 일하라면 했던 그런... 주말근무수당 이딴거?? 없었습니다 심지어 추석연휴때 출근해서 야근하자고 당당히 이야기하던 사장님이었죠
그래도 파주에서 근무했던 기억때문인지 천국이었습니다 매일 지켜지지는 않았지만 9시출근 6시퇴근은 그나마 가능했으니까요
그러다가 1년도 못채우고 이직을 했습니다 근무중 도저히 주차할때가 없어 담당현장 인근에 주차를 했는데 하필 소화전 옆이었나봅니다
차는 견인당했고 벌금도 먹었죠... 그때 그러더군요 니가 잘못했으니 니가 벌금내라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따졌더니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영수증을 끊어오면 될것인데 왜 거기다가 주차를 했냐고 그러더군요.. 화가나서 그 도심공사장 인근에 공영주차장이 있는지 당신이 가서 찾아보라고 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곳에 공영주차장이 왜있냐고....나도 찾다찾다 못찾은거라고 결국 그렇게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전공과는 상관도 없는 중소기업 생산관리팀에 인맥으로 취업을 했습니다. 1~2년만 고생하면 정규직을 시켜주겠다는 약속과 함께...말이 생산관리지... 지옥입니다.. 8~5시 근무조건인데 이건 조건일뿐... 공장장은 7시출근을 강요했고 감시까지 했으며 인사고과에 참고하겠다고 하였고 말이 5시 퇴근이지 강제적 야근을 수요일을 제외한 8시30분까지 반강제 였습니다. 그래도 버티고 버텼습니다. 정규직 시켜준다는 말에 속아서... 어느날 비정규직 모든 직원(라인작업 아주머니들 포함)을 한군데 모아놓고 퇴직서에 싸인을 강요받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신규채용서에 싸인을 강요받았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자기들이 용역관리 자회사 만들어놓고 계약을하고 정규직으로 전환시기가 돌아오자 용역회사 이름만 바꿔서 똑같은 사람 똑같은 업무를 단1원도 급여를 올리지 않고 신규채용형식으로 부려먹은겁니다.
나중에 알았습니다. 이게 명박이 작품이었단것을... IMF이후 노동유연화란 이름으로 비정규직이 탄생했고 노무현 대통령때 비정규직을 당장없애지 못하기에 2년이었던가 3년이후에는 무조건 재채용시에는 정규직으로 전환하게끔 만들어놨던것을 명박이가 기업망한다고 유예등.. 온갖 이유를 들어 영원히 비정규직에서 못벗어나게 하는바람에 벌어진 일이라는것을요..특히 마지막엔 그래서 고용회사명칭이 바뀌었단것도요... 결국 친기업 대통령 하나가 엿을 맥였던거죠.
이 회사를 2년정도 다니던 시기에 저는 결혼을 했고(많이 일찍 했습니다 28이었던거 같습니다) 비정규직에서 벗어나려면 4년제를 졸업해야겠단 생각에 생각에 야간에 다녀도 된다는 약속을 받고 경영학과에 편입을 하였습니다.(이건 당시 저를 안타깝게 여기던 저희팀 대리님이 권유를 했습니다. 4년제는 무조건 나와야 정규직이 가능하고 경영학과 가라고 조언을 해주고 학교다니게끔 편의를 봐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저에게 일어난 일은 신혼여행 다녀오고나서 퇴사권고를 받았습니다... ㅋㅋㅋ 이유는 야간에 학교다니게 되면 야근을 못하게 되니 그만두라는 이야기더군요...우리팀장이 그러더라구요... 그때 저를 책임져주겠다던 대리님이 엄청 쉴드도 쳐주고 그렇게 하게끔 해주자고 하였음에도 결국 짜르더라구요.. 단순히 야근 못한다고.. 그렇게 학교와 직장을 맞바꾸고 저는 퇴사를 했습니다.
퇴사하고 장인어른 장모님을 찾아가 했던 이야기가 있었는데 저희는 아직 젊다 못해 어리고 아직 아이도 없어서 무얼해도 됩니다 공부하고 싶습니다라고 말로 허락을 받았고 당시 걱정과 함께 응원해주시던 두분의 얼굴이 떠오르네요. 근데 불행은 한번에 닥쳐온다고 했던가요...ㅋㅋㅋㅋㅋㅋ한달뒤에 임신사실을 알았습니다... 진짜 이때 멘붕 심하게 왔습니다. 사고를 치고 결혼한것도 아님에도 일찍 결혼을 했는데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다음걸 준비하고 있었는데.. 임신을....이때부터 고난이 시작되었습니다. 실업급여 신청을 하고 교육을 받고 동시에 취업면접을 다녔는데 그 어디서도 저를 뽑아주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경력직도 아니거니와 학교이야기를 하는순간 죄다 거절하더군요. 저녁7시 이후라 업무에 지장없게끔 하겠다고 해도.. 절대 뽑아주질 않습니다. 이유는 야근을 해야하니까....
그러다가 도저히 어쩔수 없어 진짜 진짜 최악의 3D업종에 취업을 했고 저는 거기서 이래서 사람이 자살하는구나라고 느꼈습니다.
독극물에 몸이 아작난게 고작2주째일때 사장에게 말하고 병원 좀 가야겠다고 했더니 웃으면서 원래 그런다고 참으라고 하더군요 ㅋㅋㅋ
진심 죽어버릴까 생각도 했습니다. 부모님이나 처가댁에 손벌려도 되는상황이었는데도 쪽팔려서 죽어버릴까 생각했습니다 진심으로
근데 또 웃긴게 사람인생 모른다고.....그 자유로에서 죽을뻔했고 교수회사에 저를소개시키고 같이다녔던 동생이 또 소개를 해서 결국 전공직장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그 교수회사와 같은업종인데 규모는 완전 다릅니다 교수회사는 가족같은 회사라 5인회사였음)
----결국 그때 시작된 제 직업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고 지금은 자리를 잡았습니다.---
결국 그렇게 이직을 하고 별 지랄같은걸 다 겪어서인지 여전히 지랄같았지만 진짜 잘 참고 열심히 했습니다. 죽음직전까지 생각했던 일을 해봐서인지 다른건 다 별것도 아니더군요... 여전히 주말에 근무를 했고 일요일도 없을때도 있었지만 별거 아니더라구요.. ㅋㅋ 죽고 싶었던일들이 있었던지라 진짜 아무것도 아니더라구요... 그리고 첫째 딸을 출산했고.. 같은업종으로 다시한번 이직을 했는데 이번에는 스카웃으로 직급도 올리고 급여도 올리고 이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게 지금 다니는 회사이고 12년째 다니고 있으며 저는 이제 팀장을 단지 한참이 되었고 꼰대가 되어있습니다. 그사이 둘째도 낳았구요.. 물론 이회사도 그닥 친절하지는 않습니다. 저위에 비하면 천사이긴 하지만 그건 법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박근혜때에는 관리부빼고 전직원 프로젝트.. 즉 비정규직 만들고 싶어하는 사장님이었으니까요 ㅋㅋㅋ
지금의 회사를 다니던 시기 박근혜는 탄핵이 되었고 문재인정부가 탄생했으며 저는 문재인 정권에서 주5일제 근로계약서를 받았고 지금껏 한번도 보지못했던 연봉인상을 받게됩니다. 아마 그게 최저임금의 인상폭이 가장높았던 시기같습니다. 그렇게 조금 안정된다고 느낀게 고작 2년전?? 3년전 같습니다. 저의 20대와 30대는 정말 더러웠던 시기같습니다. 꼴랑 5년전에 문재인정권 들어서면서 이제나마 안정을 찾고 이번 대선은 그 안정을 굳히고 조금 더 선진국과 가까운 시대로가느냐의 갈림길에서 윤석열이라는 이명박+박근혜를 맞이하게 되었네요
제가 이재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분명 그는 다음시대는 어떠한방향이다를 보여줄 후보였습니다. 이념의 진영논리에서 벗어날 기회였고 이재명이 성공하면 우리는 이제 선진국에서 이게 선진국이다.. 라는걸 만들어갈 갈림길이었습니다. 반면 윤석열은 그 모든걸 다 뒤집고 뒤로가다 못해 혼란에 빠지게 할 후보였죠... 문재인vs박근혜 보다 더 중요한 선거였던거 같습니다. 인물이 아니라 시대상이 말이죠...
2012년 대선이 이념의 올바름의 선거였다면... 그리고 인물중심이었다면... 이번대선은 시대의방향 선거였고.. 인물자체는 비호감 대선이라 불릴정도로 후보중심은 아니었습니다. 그러기에 더욱이 이재명이 되었어야 할 선거였습니다. 좌우이념 논쟁이아닌 실용중심의 시대를 끌고가야할 대선이었다고 봅니다.. 이재명이 존경받고 도덕적인 인물이라서가 아니라 그가 어떠한 행정을 펴왔고 지금시대에 무엇을 던지느냐가 중요했거든요.. 많이 아쉽습니다. 이번대선에 이재명이 승리했다면 더이상 민주진영은 도덕적결벽증에 걸려 눈치나 보는 행동은 안했어도 되는거였는데요... 이재명의 낙선이 정말 아쉽게 다가오는 부분이고 그럼에도 이재명이 0.7%격차로 졌다는거에 의미를 두는 부분입니다
이제 글을 마무리 할때가 된거 같습니다. 마지막말을 하려고 긴 수필을 썼습니다.
이재명이 진게 아니고 민주당이 진게 아니고 시대의 흐름이 진 선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 윤석열이 당선이 되었음에도 그쪽을 뽑은 사람들 조차 공약을 보고 뉴스를 보고 당황하고 있는것이지요
저는 많이 끼인 세대같습니다. 겨우 자리잡나 했더니 또 힘들어질거 같습니다..
저는 문프를 많이 존경하고 칭찬하고 싶고 무조건 지지를 하고싶습니다
이재명이 등장하게끔 만들어준건 문프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고구마같은 원칙때문에... 그 답답하고 지독한 원칙때문에
임기말까지 측근비리하나 없고 도덕적 치명타를 입지 않았기에 이재명같은 실용주의자를 민주당에서 배출할수 있게 하였습니다
비록 정권연장이 실패하였으나. 들여다보면 이마저도 저자들의 정치공학에 패배한거지 국민다수에게 패한건 아닙니다.
문프를 끝까지 지키겠습니다 이재명을 지지해도 부끄럽지않을 수 있는 민주당을 만들어주셨기에 감사합니다.
이재명은 이제 자신을 증명해야합니다. 이번에 실패했지만 다시 기회는 있겠지요.. 그리고 이재명뿐만 아니라 다른 누구라도 그 경쟁에
뛰어들어야하고 우리는 또 선택을 해야합니다.
아쉽네요.. 이번에 이재명이 당선되었다면.. 저와같은 끔찍한 일을 겪지않았을 2030세대가 아쉽네요..
그러나 이또한 성숙해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싶네요 그대들은 그대들의 삶을 쟁취하시길 바랍니다.
너무나도 글이 길어서 읽으실 분들도 없을거 같지만.. 읽어주신분들께 감사하고 5년 각자살아가고 같이살아가고 견뎌서 성숙해지길 소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