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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연평도 포격 도발
게시물ID : military_622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러지말으
추천 : 7
조회수 : 1505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6/04/13 00:39:49
나의 군 생활의 시작은
천안함 사건으로 시작하여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정점을 찍고
다행히 제대 후에 김정일 사망으로
그 막을 내렸다

2개월만 더 늦게 입대 했었어도
저 삼 종 세트를 다 군대에서 경험해보는 건데

천안함 때는 아는지 모르지만
육군 내에서는 큰 동요는 없었다

북한의 소행(공식상)으로 밝혀지기 까진
시간이 걸렸고 밝혀진 후에도 특별한 조치는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내 기억엔 콩나물 무침 150인분 레시피가 떠오르는 걸 보면

그렇게 내가 사단장 공관병을 가고 얼마 되지 않아
11월 말 쯤의 일이였다

간부식당에 있던 나는 공관으로 이동 뒤에도
간부 이발소로 가서 머리를 깍곤 했는데

내 방에 앉아서 걸그룹 뮤직비디오를 시청하며
밤과 마늘을 까다가 2시경 간부이발소로 향했다

슬슬 걸으면서 15분 뒤에 도착해서
간부이발소 티비를 보는데

분명 같은 채널에 15분과는 다른 화면이 방영되어
10분간 혼란스러워 했다

연평도 포격 피격 습격..?

보통 부대 내에 있다면 지통실에서 상황전파를 해서
급박한 상황임을 알 수 있지만

간부이발소에서 군무원과 나는 벙찌게

저거 진짜 입니까?
진짜니까 티비 나오것지
오기 전까지만 해도 안그랬습니다
속보잖어
헐.. 그럼 저.여기 있으면 안되잖습니까?
그렇겠지?

그렇게 나는 아직도 어벙벙해서는 공관으로 향했고
도착하자마자 전화로 전속부관에게 쌍욕을 먹었다

비상사태인데 어딜 싸돌아다니냐면서

그럼 슈밤 내가 그거 미리 처알았으면 간첩이게?

그렇게 그 날 하루는 사단장이 공관에 돌아오지 않았고
나도 왠지 잠을 쉽사리 이룰수 없었다

그렇게 다음날
지대가 조금 높던 공관에서 보는 부대 풍경은
평소와 다르게 엄정했고 분주했으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공관에서 혼자 개밥과 닭밥을 챙겨주는 내 손에도
왠지 비장함이 흘렀으며

방 안에서 어제 까다만 밤을 까고만 있기에도 불안한 그때

공관전화로 트럭 한 대가 올라간다고 했다

뭐지? 이 시기에 올 게 없는데?
지금 사태와 뭔가 관련된 건가?
라며 바짝 긴장하게 되었고

트럭에 도착한 물품을 확인하곤
사모님께 보고를 하게 되었다

사모님 절인 배추가 왔습니다
응 그래 그거 물에 빨아서 물기 빼놔라
내일 김장하자

.......모두가 비상이 걸려 총과
군장을 소지하던 그때 난 찬물에 손을 불어가며
배추를 빨고 김장을 했다

3일 뒤 티비를 보고는 안절부절하며
나를 걱정하던 어머니는 김장 소식을 듣고는
그 이후 더 이상 내 안부를 묻지 않으셨다 
출처 저는 그 배추를 보고는 절대 전쟁따윈
나지 않으리란 걸 직감했습니다

그와 별개로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으로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국군장병의 명복을 빕니다

치열했던 건 사단장 사모님이 나름 깨어계신 분이라
김장이나 이런저런 개인적일에 밑의 직급의 다른
사모님들을 동원하지 않으셨습니다

저만 갈아넣었죠
그 때 100포기 사모님과 둘이서 끝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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