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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best_1200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공가머★
추천 : 37
조회수 : 3247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6/01/18 00:16:51
원본글 작성시간 : 2006/01/16 07:14:37
사람 망가지는 거 한 순간이다 ( ̄へ ̄ㆀ)
# 1
오전에 조조할인을 받아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더니..
신기하게도 아무도 없고 나 혼자 극장을 독차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쇼킹한 일이 일생에 또 있을까?
마치 내 전용 DVD방에라도 와있는 것처럼 너무나 황홀한 순간이었다.
평상시 북적거리는 극장의 모습이었다면 자리 바꿔치기도 힘들고
사람들 눈치보느라 꼼지락 거리기도 힘들겠지만..
이 날 만큼은 널리고 널린게 자리인지라..
스크린이 잘보이는 명당자리에 앉아서 이리 누웠다 저리 누웠다
엎치락 뒷치락 꼼지락거리며 최상의 포즈를 연마해갔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할 무렵, 아쉽게도 한 쌍의 커플이 들어오는 것이다.
나의 독무대 한 쪽을 뺏기는 것 같아 좀 서운하긴 했지만
별 신경 안 쓰고 두 다리 쫙~ 뻗고 흥얼거리며 팝콘을 주워먹었다.
그런데 그들이 자꾸만 내 자리 주변을 맴돌며 서성이는 것이다.
그리고는 잠시 후 남자가 내게 조용히 말하는 것이다.
난 이 한마디에 의자에서 나자빠졌다.
남자: 저.. 여기 저희 자린데요. -.,-a
참나..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냥 아무데나 앉지. 그걸 뺏아가냐..
아무튼..
사람 뻘쭘해지는 거 한 순간이다.. ㆀㅡㅡㆀ
# 2
며칠 전에 샀던 로또복권을 모니터 옆에 깔아두고
네이버에 들어가 두근거리는 맘으로 당첨번호를 확인해보았다.
빌려먹을.. 다 꽝이다.
갑자기 김이 팍 새면서 허기가 졌다.
지갑을 열어보니 전재산 2천원.
참치김밥이나 사먹으려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다음부턴 절대 로또복권 사지 말아야겠다는 구호를
머릿속으로 외치며 김밥천국으로 향했다.
어느새 건물 안으로 들어왔고 돈을 내밀며 참치김밥을
주문하려 하는데 순간 입이 얼어붙고 말았다.
김밥천국 옆에 있는 로또복권 집엘 들어와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저씨한테 2000원을 내밀고 있는 것이었다.
복권집 아저씨: 자동으로 드릴까요?
이대리: 네.. -_-;
된장.. 괜히 복권 생각하다가.. ㆀㅡㅡㆀ
사람 굶는 거 한 순간이다.. (TωT)
# 3
친구네 집에 가려고 아파트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길이었다.
나랑 같이 1층에서 탔던 여자들이 아까부터 계속 영화 얘기를 하며
수다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는 것이다.
가만 들어보니 우주전쟁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안 그래도 그 영화를 한 번 보고 싶었기에 그들의 감상평이나 들어보려고 귀를
기울여봤다.
(ㅡ.ㅡ )3 )) 뭔 얘기하지?
여자1: 아.. 우주전쟁 진짜 실망이다! 완전 피비린내만 나는 영화잖아.
여자2: 그러게. 오바이트 쏠려 죽는 줄 알았다니까.. 스필버그 진짜 실망이야.
이 때 그냥 입닥치고 가만히 있었으면 쪽팔릴 일도 없었을 텐데...
갑작스런 호기심의 압박때문에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여자들에게
조용히 물어야 했다.
이대리: 저 실례지만...
여자들: ....
이대리: 그 영화 볼 땐 냄새도 나와요? 0_0a
이 한 마디에 그들은 날 싸이코 취급하며 다음 층에서 내렸고 난 혼자
엘레베이터에 고립된 채...
그들의 비웃음소리를 듣고 있어야 했다.
여자1: 깔깔깔... 냄새가 나오냐고?? 아! 웃겨 죽을 뻔 했네!!
여자2: 키키키.. 쟤 완전 또라이 아냐??
아.. 난 멍청한 걸까.. 순진한 걸까..
사람 바보 되는 거 한 순간이다.. (∏へ∏ )
# 4
검정 정장에 화려한 검정색 바바리를 입은 매트릭스 주인공 차림으로
외출하려던 어느 날이었다.
문을 열고 막 나가려고 하는데 엄마가 검정색 비닐봉지를 내 손에
쥐어 주는 것이다.
이대리: 아.. 무거워. 이게 뭐야? [≥ω≤]
엄마: 그동안 모아온 10원짜린데 나가는 길에 바꿔서 쓰라고.
나의 의상과는 영 안 어울리는 소품이었지만 그래도 족히 2만원은
될 것 같아 쪽팔림을 무릅쓰고 그 동전 봉지를 들고 나왔다.
빨리 지폐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장골목을 지나 은행을 향해
정신없이 걷는데..
순간,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있는 시장바닥 한복판에서..
비닐봉지가 동전무게의 압박을 못 이기고 손잡이가 툭 끊어져버린 것이다.
그리고는 소양강 댐에서 한꺼번에 물이 쏟아져내리듯이 수 백.. 수 천개의
동전들이 땅바닥으로 우르르르... 쏟아져내리는 것이다.
순식간에 땅바닥은 똥색으로 변해버렸고 모두들 이상한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
대략.. 초난감사태.. (˚ ̄へ ̄˚)
만약 동전이 이순신장군만 되었어도..
그리고 츄리닝에 슬리퍼 질질 끌고 있었더라면
아무렇지 않은듯이 동전들을 냉큼 주워 담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의상으로 도저히 저 떨어진 동전들을 주울 용기가 나질 않았다.
찢어진 비닐봉지를 바바리 주머니속으로 슬그머니 집어넣고 모른 척
지나가려했다.
근데 생선 집 아줌마가 다 봤다는 듯이 째려본다. -.-++
이것들 다 줍지 않으면 생선대가리로 3연타 날릴 기세다. --;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철푸덕.. m(__)m
그리고는 바바리 질질 끌면서 온 바닥을 청소하고 다니며
동전 수백개를 다 줏어야만 했다.
..⑩⑩.⑩..⑩..⑩..⑩.⑩...⑩.....⑩..⑩.....⑩..⑩
⑩⑩.⑩..⑩.⑩. ζ( ̄_ ̄)η헉헉.. ~~⑩ ⑩⑩.⑩⑩..⑩
⑩..⑩⑩..⑩.⑩⑩ ⑩... ⑩...⑩.....⑩...⑩................................⑩
의상은 폼나게~ 행동은 추하게~ 동전은 쪽팔린 10원짜리...
아.. 혀깨물고 싶었다.
결국 그거 다 줍는데 10분 넘게 걸렸고
100명 정도의 사람들이 나 때문에 한바탕 크게 웃을 수 있었다.
사람 망가지는거 한 순간이다.. ( ;¬_¬)
# 5
우유가 먹고싶어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아직 개봉도 안 된 우유 한 통이
내 동공에 포근하게 담겨왔다.
그런데 유통기한을 보니 7월 12일까지.
된장. 며칠 지난 우유였다.
마실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팩을 뜯어 미련없이 하수구로 부었다.
그리고 다시 냉장고를 살펴보자 딸기우유 하나가 레이더에 포착됐다.
근데 이것도 유통기한이 7월 12일까지.. -_-;
열받아서 배를 푹 갈라버렸다.
그리고나서 잠시 후에 달력을 보게 되었는데..
뜨악!! 오늘이 7월 9일...
철푸덕... OTL
사람 힘 빠지는 거 한 순간이다.. ζ( ̄~ ̄)η
# 6
남자들은 알 거다.
가끔 목욕탕이나 수영장에서 이유도 모르게 그 놈이 커질 때가
있다는 것을.
한 때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그 놈이
이홍렬에서 최홍만으로 불쑥 성장해버린 것이다.
배영을 삼가하며 그것이 오므라들기를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안전요원이 호루라기를 불며 10분간 휴식을 외치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밖으로 나가 수영장 외곽에 둘러앉았고 난 물 안에서
그 놈이 작아질 때까지 뻐팅기고 있었다.
근데 안전요원이 확성기로 떠들면서 내게 손짓을 하는 것이다.
"거기 안 나가고 개기는 분.. 빨리 나가주십시오."
끝까지 개겼다.
근데 개자식이 자꾸 집요하게 나가라고 신경질을 부리는 것이다.
결국 그 개자식 때문에 모든 이들의 주목을 받으며
물 속에서 나오게 되었다.
거대한 핵잠수함을 밖으로 드러내며... -_-;;
그 날.. 수많은 여성들이 비명을 질러댔고..
난 바로..
옷 갈아입고 집으로 텨야 했다. ┏(ㆀㅡ,.ㅡ)┛
사람 괴물취급 받는 거 한 순간이다.. ( ̄へ ̄ㆀ)
# 7
길을 걷다가 너무 볼일이 급해서 주위에 보이는 빌딩 건물로 뛰어갔다.
막 입구로 들어서려고 하는데 내 앞에 있던 여자가 입구 문을 열며
급하게 들어가는 것이다.
나도 잽싸게 따라붙어서 같이 숑~ 들어갔다.
근데 빌어먹게도 그 문이 한 칸에 한 명씩 들어가야 하는
회전문이었던 것이다.
여자가 짜증내면서 뒤뚱뒤뚱 걷는다.
나도 문에 찌지 않으려고 여자한테 철석 달라붙어서 뒤뚱뒤뚱 걸었다.
엉겹결에 여자 구두 뒷굼치를 밟아 구두가 벗겨졌다.
여자가 구두를 엉거주춤 신으며 짜증을 낸다.
여자: 아! 뭐예요! 왜 따라 들어왔어요!!
이대리: 죄송해요! 회전문인지 몰랐어요! >_<
여자가 다시 문을 돌렸고 우린 또다시 하나로 합체를 한 다음
떵마려운 사람처럼 뒤뚱뒤뚱 걸어야 했다.
그렇게 힘들게 회전문을 통과하게 되었는데...
나와서 보니 그 여자 구두 양쪽이 다 벗겨져 있는 것이다.
그리고 뒷굼치가 까졌다고 내게 버럭버럭 화를 내는 것이다.
여자: 어쩔거예요! 어쩔거냐고요!!
이대리: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졌습니다.. (__)
사람 죄인 되는 거 한 순간이다. -┏
# 8
친구와 함께 이태원 트렌스빠에서 술을 마신 적이 있다.
짙은 화장과 악세사리로 온갖 치장을 한 트랜스젠더들이
테이블에 합석을 하더니 인사를 하는 것이다.
트랜스1: 어머~ 오빠 방가방가~ ^.^
트랜스2: 호호.. 핸섬한 오빠 왔네.. ^.^*
목소리는 역겨울 정도로 욜라 깼지만 모두들 쭉쭉빵빵에 얼굴도
웬만한 여자들 저리 가라할 정도로 미스코리아급이었다.
그 중 한 명은 돈이 없어 수술을 못했는지 밀크박스가 안 달려있어
좀 거북-_-했지만 나머지 여자들은 탱탱한 밀크박스때문에
브라우스 단추들이 심한 압박을 당하고 있었고 의상 또한 화려했다.
아무리 남자가 수술하고 떡칠하고 치장한다 해도 이렇게 아름다워질 수가 있나..
이건 변장도 변신도 아닌 1인 2역이었다. -_-
예전엔 누가 트랜스젠더라고 말하면..
미친년... 꼴깝 떤다..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그들과 잠깐 대화를 해보고 나니 그들도 어엿한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가치관, 생각, 말투, 행동..
이 모든 것이 여자와 똑같았기 때문이다.
신의 실수로 잘못 태어나야만 했던 그들이 너무나 가엾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이렇게 뒤늦게나마 성을 바꾼 그들의 용기가 대단하기도 하고
그리고 그들의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근데 모든 것이 어찌됐건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여자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아름답다는 것이다.
이들이 한 때 남자였다는 고정관념이 자꾸만 그들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게
했지만 아름다운건 분명 인정해야만 했다.
그들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어가고 있을 무렵...
소변이 마려워 빠 안에 있는 화장실엘 들어가게 됐다.
근데..
하나밖에 없는 남자 소변기 앞에서 미니스커트 차림의 날씬한 여자가
볼일을 보고있는 것이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엉성한 자세로 그걸 털-_-고 있는 것이다.
그 추한 모습을 보니..
확 맛이 가버리고 그들의 환상이 우르르 무너져 내렸지만...
그들의 슬픈 현실을 따뜻하게 감싸안아줘야 겠다는 생각으로
그 뒷모습을 향해 밝은 미소를 보였다.
근데 막 털기에 열중하던 그 여자가 고개를 뒤로 훽~ 돌리더니
역겨운 남자의 목소리로 내게 말하는 것이다.
장난으로 한 말인지 진심으로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 역겨운 목소리와 표정때문에 바로 오바이트 쏟을 뻔했다.
"하하.. 잘 안 털리네.."
우엑~~ 우엑~~ @@
사람 환상 깨지는 것도 한 순간이다.. ("。" ;)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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