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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 1소설)봄, 스티커사진
게시물ID : readers_247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수전증오나봐
추천 : 1
조회수 : 40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4/13 15: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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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떠나고 딱 한달이 되었다.

그사이 나에겐 많은 일이 벌어졌다. 
우선 내가 밤에 일하는 걸 싫어한 당신을 위해 준비해 온 이직에 실패하였으며, 이별과 이직 실패에 따른 스트레스를 해소한답시고 먹은 간식과 술로 얼굴이 달덩이가 되었고, 그로 인해 친구가 주선한 소개팅이 파토가 났으며, 덕분에 남는 시간에 하려던 게임은 어느새 만렙을 찍고야 말았다.

그외에도 겨우 한달이라는 시간동안 수많은 일이 벌어졌지만, 그 중에 가장 좋았던 일과 가장 나빴던 일이 한가지씩 있었다.

먼저 좋았던 일은 금연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보통 스트레스로 더 못 끊는다는 담배지만... 애연가였던 당신이 좋아하던 브랜드를 같이 피었던 그때가 자꾸만 떠올라 담배를 입에 물 때 마다 심란해졌다. 매우, 매우. 그래서 담배를 떼어냈다. 당신은 아직 떼어내지 못했지만, 어쨌든.

 싫었던 일은... 많았지만... 가장 싫었던 한가지는 바로 , 아직 카드지갑에서 우리의 스티커 사진을 떼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참 바보같은 일이란 거 잘 아는데, 지금도 카드지갑에 붙은 광주에서 찍었던 그 스티커 사진만 보면 그냥 마음 한 구석이 따숩다. 봄바람 살랑 부는 요즘 밤에도 춥기만 하던 방구석에서 유일하게 따뜻한 일이다.

그런데, 그래서 싫다. 따뜻해서. 쓸데없이 따뜻해서. 다시는 떠올리면 안되는 사람이란거 아는데 괜시리 떠올려 가지고는 혼자 따수워지는 그거, 참 찌질한 거 같고 그렇다. 내가 참 한심하고 그렇다.

참 한심한데, 그런데, 여전히 카드지갑의 스티커 사진은 그대로 있다. 떼어내지를 못한다. 

가끔 멍하니 쳐다보다가 훽 뒤집고, 떼어내려다 귀퉁이만 꼼지락 대다 말고. 혼자 웃다가 정색하고, 짜증내고, 울고, 화내고, 다시 웃고, 그러다 혼자 지치는, 반복.

 그게 참 싫은데, 왜 떼어내질 못하는지 내 맘의 미궁은 오늘도 복잡하기만 해서 출구가 보이질 않는다.

지금도 눈앞에 있는 이 스티커 사진이 참, 참......

또 짜증이 치밀어오르지만 결국 눈을 떼지 못하고 다시  당신을 본다. 그날의 당신을.
  
 그러고보니 이 사진 찍을때 작년에는 같이 못했던 봄소풍을 올해는 꼭 가자고 약속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내가 도시락을 싸오고 당신은 간식을 가져온다고 했었나, 그랬던 것 같은데. 기대된다고 설레어 환해지던 당신이 떠오른다.

물론 이제는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약속이  되었고, 지킬래야 지킬 수도 없게 되었다. 헤어진지 한달 만에 핀줄도 몰랐던 벛꽃도 그새 다 져버리고, 우리도 그새 다 지워졌다.

남은 것이라고는 카드지갑의 스티커사진 한장 뿐.
그리고 내게 남겨진 얼음장 같은 외로움과, 봄과 닮은  한구석의 따스함 뿐.

우리, 아니, 나에게 남은 것은 결국, 봄과 그 들 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쓰다보니 마무리를 잘 못하겠네요...

오랜만에 소설을 다시 써볼까해서 이렇게 올려봅니다.

다른 분들은 1일1시나 1단편을 올리시는데 요즘 사는게 빡빡하다보니 저는 1주1단편이상으로 해두고 틈나는 대로(귀차니즘을 이기는 대로)올려볼까 합니다.

주로 자전적 내용이 많을 듯싶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출처 접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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