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여기서 호남 사람들에게 그 이유 물어봐야 대답 못합니다.
왜냐? 여기에서 글 쓰는 호남 사람들은 다 더민주당 지지자들이거든요.
오유에서 글쓰는 호남인들은 더민주당 찍고 비례로 더민주나 정의당을 찍었을테니까,
왜 국민당 찍었는지 모르는거죠.
근데 대부분의 표는 주변 여론에 휩쓸리는 분들에게서 나옵니다.
제 이야기를 해보자면, 저는 광주 출신입니다.
저희 부모님에게 국민당에 대해 잘 말씀드렸습니다. 안철수에 대해서도 말씀드렸고, 국민당 후보에 대해서도 말씀드렸죠.
그런데 결국에는 국민당을 뽑으셨습니다. 주변 어르신들도요. 왜 그러셨겠습니까?
부모님들 세대 이상은 정보를 어디서 얻을 것 같습니까?
TV, 친구, 동네사람에게서 정보를 얻고, 유세하는 사람들 좀 보고 투표 결정하는데 좀 더 마음 쓰고 그럽니다.
그런데 친구나 동네 사람들은 정보를 어디서 얻을까요? TV, 친구, 동네사람입니다.
공통되는 지점, 어딥니까. TV입니다.
요새 TV 어떻습니까. 거의 항상 종편을 봅니다. 자극적이고 재밌으니까요.
근데 굳이 종편이 아니더라도 TV에서의 보도 태도는 항상 친새누리, 친국민당 아니던가요.
제가 부모님이나 어르신께 몇 마디 해봐야 TV에서 문재인 까고 더민주 까고 안철수 띄워주고 국민당 띄워주는거 보면 리셋됩니다.
어르신들의 친구분들도 TV를 보니 결국 확대재생산 되는 거구요.
게다가 공보물 보면 많이 보던 사람이 국민당에 있습니다. 더민주는 영 모르는 사람이구요.
그 외에는 유세하는 사람들 보고 좀 표심이 기울텐데,
국민당 말고 더민주에서 막판 문재인 방문 말고 호남 지원유세 얼마나 왔습니까?
자주 보이는 게 국민당이고, 아는 얼굴이 국민당이니 국민당 뽑아준 겁니다.
이게 40~50대 이상 제 주변 광주 어르신들의 국민당 선택 과정입니다.
뭐 별다를게 있나요. 애초에 기울어진 여론에서 국민당을 띄워줬고,
국민당에서 호남에 전력을 다했고, 새누리는 찍을 수 없었기 때문이죠.
대단한 민주의식이 있었을 것 같습니까? 합리적 사고로 나왔을 것 같나요?
그런 분들이 적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지역의 표심을 온전히 결정할 정도로 많지는 않습니다.
절대 새누리만은 안된다는 것만 확실한 겁니다.
그렇다고 더민주랑 국민당이랑 뒤엎을 수 없을 정도로 표차이가 많이 났나요?
20~30%로 지지하던 더민주 지지율이 문재인 한 번 방문하고 30~40%로 뛰었잖아요.
더민주가 얼마나 신경을 안 썼다는 겁니까 대체.
아니 막 국민당 80~90% 찍고 더민주가 새누리 수준으로 떨어졌으면 좀 이해가 가요.
솔직히 문재인의 호남 방문을 일주일만 당기고
더민주에서 호남에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이 지경은 안 났을 거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랬다면 타 접전 지역에서 밀렸을수도 있으니 김종인이 전략적으로 그냥 호남을 버린 거라고 생각하구요.
아쉬울 거라고는 생각하고 저도 거기에 동감은 합니다.
근데 뭔가 글들을 읽고 있으면 호남 사람들이 완전 대역죄인이 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