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10년전 일을 말합니다.
게시물ID : panic_79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싸가자
추천 : 11
조회수 : 2297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0/10/10 00:37:09
29살,,대학 마치고, IMF의 서슬을 피해서,,,지방 지점에 근무할 때입니다.
인원도 없고, 경기도 얼어붙고,,,그러다가 갑자기 터진 수출물량, 몇달 밤 새우고, 드디어 수출물건을 죄다 때려 싣고, 울산항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도 며칠 야근하고, 다시 울산항으로, 또 야근하고, 울산항으로,,한 2주 그런 시간을 보냈지요. ㅠㅠ. 3달 연속 야근. 총각 때라서 가능했을 듯, 젊어서 가능했을 듯.
서설이 너무 긴 듯 하여 죄송합니다.
여하튼 밤 11시쯤, 공장에서 나와서 자취하는 방으로 돌아가는데요.
비가 억수로 퍼붓는 것입니다. 장마 때가 되어서 그러나, 여하튼 익숙한 길을 운전해서 가는데,
저 앞에 왠 사람이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빗속에요. 버스도 끊기고, 공단에서 나오는 길이라서 차들도 없는 시각인데요. 자연스럽게 저는 속도를 줄이면서 왠 사람이 서 있나 했습니다(태워줄 맘은 별로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비 때문에 차 시트도 젖고,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쩝..). 
쓰윽, 지나갈 찰나 보니까 여자더라구요. 그런데 순간 한기가 등골을 타고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추워지는 느낌이요. 확실합니다. 에어콘도 안켰었고, 비가 오는지라 선선했었는데, 더욱더 추워진 느낌.
악셀을 쭈욱 밞아서 멀어지는데,,,신기한게 백밀러로 그 여자가 계속 보이는 겁니다. 뒷유리창을 뚫고서 보이듯이...간신히 집에 돌아와서 씻고, 이상하다 생각하다가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다음날 일어나서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회사로 갔다가 다시 11시 넘어서 집에 오는데 그 여자가 서 있던 곳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안나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 찰나, 0.5초 정도 제 오른쪽 눈에 들어오는 사람의 흔적...또 갑자기 추워지는 느낌. 이번에는 얼굴도 보고 말았습니다. 온기라곤 하나도 없는 표정, 저랑 눈이 마주쳤었는데,,,,한 3초 쳐다봤나, 너무 추운데,,,저는 그냥 고개를 돌리고 돌아왔습니다. 
두번씩이나 그랬으니 이젠 장난이 아닌 듯 싶더군요. 다음날은 같은 부서 박과장님이랑 같이 퇴근했습니다. 과장님 댁까지 모셔다 드린다고 하고, 어차피 통근버스도 끊기고,,,내일 아침 모시러 가겠다는 조건으로...
그 여자가 서 있던 지점을 지나가는 찰나,
"이봐, 박**씨. 내가 재미난 얘기해줄까?"
"예."
"지금 우리가 지나온 곳 있잖아. 나 거기에서 옛날에 귀신봤다."
"??? 예?"
"내가 입사하고 우리 공장 여기로 옮긴 거거든. 나도 자네처럼 좌충우돌하곤 했지. 옛날엔 뭐 차가 있나 뭐가 있나. 6~7년전이야. 야근하다 보면, 그냥 공장에서 자는거야. 그런데 하루는 집에 가고 싶은거야. 그래서 털래털래 큰길까지 걸어가자고 나섰는데, 아까 거기였어. **화학 옆 길 말이야. 왠 여자가 서 있더라고. 총각 때라서 그런지 힐끗힐끗 쳐다보면서 지나가는데,,,늦은 시간이라 이상하기도 하고, 뭐, 근처 공장 사람인가 보다 했는데---."
"혹시 얼굴도 보셨어요."
"당연히 봤지. 총각 때였다니까,,,봐야지. 그런데 말이야. 이상하게 춥더라고, 그 여자 얼굴을 봤는데, 뭐 찬물로 금방 세수한 것처럼 하얀 느낌, 그런 느낌이었어. 말을 걸까 하다가 말았는데,,,지금 생각하면 안건게 다행이었던 것 같아."
"왜요? 그래도 말이라도 걸어보시지 그러셨어요."
"생긴게, 코가 좀 작고, 눈은 초점이 없는 듯 싶더라고, 그리고 이상한 게 말이야. 눈썹이 아주 가느다랗더라고, 왜 눈썹문신한다고 하잖아. 그것보다 더 얇았어."
저는 과장님이 말한 인상착의가 혹시 제가 본 귀신인가 싶었습니다.
"입술 위에 점도 있었어요?"
"어? 어떻게 알았어? 누구에게 들은거야?"
저는 그냥 예.라고 하고 얼버무렸습니다.
"그런데, 한 3번 봤거든. 그 여자를...한번씩 볼 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확인하게 되었는데, 확실한 건 치마자락이 매번 젖어 있었다는 거, 내가 쳐다봐도 별 말도 없이 나랑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는 거, 그리고 얼굴이 무표정인데 여하튼,,,,그래..."
확실히 제가 본 여자랑 같은 여자였습니다. 저도 봤다는 말을 하려다가 말았는데요. 그땐 그냥 그러려니 지나갔습니다.
....
....
...
.....
...
.......
....
...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저는 본사근무를 마치고 다시 이 공장에 내려왔습니다. 그리고,재작년에 입사한 박**씨가 본사발령을 받아 가게 되어서 어제 저녁에 회식을 했는데요. 지난 8월에 같은 자리에서 여자를 봤다고 하더라구요. 여전히 가는 눈썹, 젖은 흰 치마, 갑작스런 한기, 그리고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목격되는 것...모두 공통적이었습니다. 순간, 제 경험도 다시 되살아나서 회식자리 몇몇 사람들에게 물어봤습니다. 확실히 본 사람은 현재 5명 정도 되는데요.(박과장님 - 명퇴 후, 연락안됨) 목격자 모두 박씨라는 거, 모두 안경을 안썼다는 거, 모두 무교라는 거, 모두 집 떠난 총각들이었거나 총각이라는 거, 무지 바쁠 때 여자를 봤거나 본다는 거, 본 다음에는 모두 본사로 갔거나 간다는 거...그리고 나중에 결혼한 다음에 딸만 낳았다는 거(저 포함 6명 중, 4명이 딸만 있습니다). 부인이 모두 그 지역 사람이라는 거. 우연찮게도 그 부인들이 모두 저희 공장 근처에서 조상들이 살았다는 거........그래서 대부분 성묘를 저희 공장 뒷쪽 산에서 한다는 것......

....
회사 사람들에게 죄다 물어보기도 그렇지만, 동일한 케이스가 더 많을 듯 합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