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또 한가지일입니다.
게시물ID : panic_79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싸가자
추천 : 11
조회수 : 131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0/10/10 01:03:46
이건 회사후배에게 들은 일입니다.

회사 후배 김모 과장의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던 날,
김모 과장 동생이 고향으로 내려오던 길에 겪은 일이랍니다.
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다는 전화를 받고 고향이 고속도로가 안지나가는 동네인데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가려고 하다보니 고속도로를 탔고, 집에서 1시간 가량 더 남쪽인 근처 IC를 지나서 한적한 국도로 집에 가게 되었답니다. 늦은 시간이라 차도 없고 막 밟아서 가려는데, 갑자기 RPM이 막 올라가면서 마치 급발진하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당연히 김모 과장 동생은 차를 세우고 시동을 껐는데, 이상이 없는 듯 하여 다시 시동을 켜려니까 시동이 안걸리더랍니다. 본넷을 열어봤지만 방법도 없고, 집에 전화했더니만, 아직 운명하지 않으셨는데 괜찮으신 듯 싶다고 하여, 사정 이야기를 하고 보험회사에 전화를 했는데 워낙 시골인지라 견인차량이 2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한다고 하여 동생은 하는 수 없이 걸어서라도 가야겠다고 생각이 들어 차 앞에 쪽지만 남겨두고 뛰다시피 길을 갔답니다. 아무도 안지나가고, 차도 없고, 간혹 차가 지나갔지만 짙은 색 양복을 입은 사람이 잘 보였을리 만무하고,,,
그런데,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앞에서 이제는 시골에서 볼 수 없는 소달구지가 하나 가더랍니다.
할아버지 한분이 소를 몰고 가는 것이였답니다. 다리도 아프고 좀 태워달라고 하려다가 시간이 촉박하여 그냥 지나치는데 뒤에서 할아버지가 부르더랍니다. 
급한 마음에 그냥 무시하고 더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데, 저 앞 급커브길에 또 소달구지가 있더랍니다. 아까 그 할아버지가 달빛을 받고 앉아서 동생보고 손짓을 하면서 이리 오라고 하더랍니다.
동생은 전화기를 꺼내서 봤는데, 통화권 이탈에다가 시간도 정지한 느낌, 집에는 빨리 가야겠고, 다리도 아프고, 동생은 하는 수 없이 할아버지 옆에 앉아서 담배를 권했더니 할아버지께서 그게 뭐냐고 하더랍니다. 어두워서 안보이나 생각이 들었다가,,예의도 바르게,, 죄송합니다만, 저 담배 한대 태우겠습니다.하면서 불을 부쳤는데, 순간 할아버지가 안보이더랍니다. 달빛에 보이던 할아버지가 라이터를 켜는 순간,,,안보이더랍니다. 동생은 어리둥절하면서 그냥 피면서 걸어가야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또 걸었답니다.
그런데, 저 앞에 또 소달구지가 있더랍니다. 아까 그 할아버지가 또 앉아서 손짓을 하구요. 자기보다 더 빠를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아까 왜 빨리 가셨냐고 했더니,,,시간이 다 되어서 좀 빨리 갔다고 하더랍니다. 동생은 말없이 그 할아버지 옆에서 잠깐 쉬었다가 다시 떠나려니까,,,
그 할아버지께서 천천히 가라고, 자기는 이따가 따라가겠다고 하더랍니다. 동생이 어디어디로 간다고 했더니, 자기도 거기 가는데, 난 좀 천천히 갈테니 먼저 가라고 하더랍니다. 왜 이 밤중에 뜬금없는 소달구지를 끌고 자기 고향, 그것도 다른 지역으로 가냐고 물었더니, 그 할아버지께서 거기 가서 만날 사람이 있는데 아까 시간이 좀 없는 듯 했었는데 이제보니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하면서 어여 먼저 가라고 하더랍니다. 빨리 가라고 하더랍니다. 
동생은 한 10분여 걷고 뛰다가 지나가는 차를 얻어타고 집에 도착했답니다.
그리고 형제들과 모여서 아버지 임종을 봤답니다. 그 때 시간이 새벽 3시쯤이었다고 합니다.
----
아침이 되어서 장례를 모시다가 동생은 오후에 보험회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차가 전혀 이상없는데 왜 고장신고를 했냐고 하면서 차를 집근처 읍내 카센터에 가져다 놓을 테니 견인비만 주라고 하더랍니다.
동생은 형들에게 사실 이야기를 했더니만, 형들의 반응은 모두 그 소달구지를 몰던 노인분이 저승사자는 아니었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랍니다. 동생이 걸어가도록 한 것도 아버지를 조금더 살려두려고 한 것은 아닌지, 동생이 아버지를 만난다음에 모시고 가려고 먼저 가라고 한 것은 아닌지, 차가 고장난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갈림길이 있는데 이정표가 잘못 되어서 집까지 오려면 한참 고생을 해야 한다고 하는 이야기도 하더랍니다. 김과장도 그런 생각이 들었구요.

지금까지 어제 회식자리에서 전해 들은 이야기였습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