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이 비록 배포는 작으나 덕력 만큼은 천하에 비할 이가 없는지라,
모름지기 덕력이 충만한 이가 베데스다 게임을 한다면 응당 갖춰야 할 자세인
컨셉플레이를 하고자 하였습니다.
200년간이나 냉장고 안에서 꽝꽝 얼어있던 사람이 나오자 마자 맨손으로 강아지만한 바퀴벌레를 격멸하는 모습에 감격하여
첫 회 플레이의 컨셉은 '슈퍼맨'이어야 겠다고 감히 생각하였습니다.
하여, 치트를 통해 경험치를 얻어 얻고자 하는 충분한 퍽 포인트가 모일 만큼 레벨을 올리고(결과 150이 되었습니다.)
베히모스의 공격까지도 능히 맨몸으로 버틸 수 있을 장비를 만들 수 있도록, 제작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아이템 창에 추가하였습니다.
또한 모든 SPECIAL 스탯을 10으로 올려 다재다능한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컨셉에서 이 미련한 놈이 간과한 것 한 가지는,
스카이림에서 공공연히 행해졌던 행성파괴무기 제조가, 가을출타4 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란 것이었습니다.
전장에 나뒹구는 온갖 괴수들은 주인공의 말도 안되는 레벨에 맞춰 말도 안되게 강한 몸을 가지게 되었건만
비루한 소인의 무기는 강해지는 데에 한계가 있기에, 아무리 끝까지 강화한 저격소총으로 헤드샷을 날린들
흉폭한 괴수들의 머리를 몇 방이고 재차 쏴야만 제압이 가능한 고무줄 새총으로 전락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에 저는 통탄을 금할 수 없어 다시 시작점으로 로드를 하고
이번엔 레벨업이 아닌 퍽 코드를 일일이 하나씩 입력하여 얻고자 하였지만, 이런 식으로 얻은 퍽은 활성화된 것 처럼 보일 뿐
실제로 기능하지는 않았습니다. 얻고자 하는 것을 얻을 수 없는 이의 심정은 이토록 비참한 것이었습니다.
도대체 어찌 해야 이 불쌍한 주인고엥게 슈퍼파워를 줄 수 있단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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