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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근친교배에 관하여
게시물ID : animal_1201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미오시
추천 : 13
조회수 : 7731회
댓글수 : 83개
등록시간 : 2015/03/10 06:14:08
최근 베오베를 장식한 고양이 근친교배 사건과 백호의 진실 글 때문에 근친 교배에 대한 인식이 나락으로 떨어지는게 안타까워
관련 분야를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근친 교배에 관해서도 어느정도 배웠고, 그것을 기반으로 이 글을 씁니다.
 

1. 근친교배란 무엇인가
 
가축개량의 방법중 하나입니다.
가축 개량은 가축의 유전적 형질을 개선해 생산성, 품질을 개선시키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그중 근친교배는 쉽게 말해 피가 이어진 동물을 짝짓기 시키는것을 말합니다.
혈연관계가 비교적 가까운 동물, 부모와 자식간일 수도 있고 형제자매간에, 사촌 조카간에, 조손간에도 시킬 수 있습니다.
근친 교배의 이점은 공통 선조의 유전자를 아비와 어미에게 동시에 전달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하여 특정 유전 형질을 고정시킬 수 있어 강력유전을 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근친교배는 특정한 형질의 가축을 만들기 위해 주로 행해집니다.
우리가 먹는 고기에서부터 기르는 애완동물 까지
인간의 손이 닿은 가축이라면 근친교배가 이루어지지 않은 종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2. 근친교배는 나쁜가
저는 나쁜 근친 교배는 있어도 근친 교배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우선 근친 교배에 대한 몇가지 오해를 풀려고 합니다.

a. 근친교배는 자연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인데 인간이 억지로 시키는 일이다

이런 이야기가 눈에 띄던데 사실 자연상태에선 근친이 일어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습니다.
특정 종의 서식지는 거의 일정해 부모 자식간의 근친은 피하더라도 몇대 내려가면 다시 피가 섞이게 됩니다.
조금더 한정된 서식지를 가지는 동물이라면 몇대 이후가 아닌 그 세대에서 근친이 이루어 지겠죠.
즉 근친교배는 야생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루어 집니다.
 
b. 암컷개는 자식이 교미를 시도하면 거부한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기 때문이다.

암컷개는 자식이 교미를 시도하면 거부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암컷개들은 평상시에는 수캐가 들이댄다고 무작정 ok하지 않습니다. 그게 친족이 아니더라도요.
그런데 수캐라면 무조건 ok할 떄가 있는데 바로 발정기 때입니다. 이 때는 친족이던 아니던 수캐라면 99% 교미를 허용해줍니다.
이런식으로 얼마던지 근친교배가 행해집니다.

c. 근친교배는 유전병을 발병시킨다.
이 부분이 논란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유전병은 근친교배가 1~2세대 이루어진다고 발병하지는 않습니다.
유전병을 발병시키는 열성유전자, 치사유전자(발현되면 100% 사망함) 가 발현되어야 유전병이 걸리는 것인데
그런 형질은 지난 수십만년동안 자연에서 도태되어왔기 때문에 현세에서는 찾기가 힘듭니다.
물론 100%도태된것이 아니고 유전자 안에 남아 있기는 하기 떄문에 너무 많은 근친 교배를 시키면 이 발병유전자가 발현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근친 교배는 매우 발달해서 이것을 거꾸로 이용할 수 있는데
바로 유전병이 발현되는 개체를 도태시킴으로써 거꾸로 열성유전자와 치사유전자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즉 근친교배는 유전병을 발현 시킬 수 있지만, 오히려 유전병을 제거하는데도 쓰이고 있는 것입니다.
 
 
3. 좋은 근친교배와 나쁜 근친교배
 
근친교배가 주는 특정 유전형질의 고정이라는 이점은 인간과 동물 양쪽에 이롭게 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이 근친 교배를 시켜도 위에 설명한 치사유전자 제거등의 효과를 얻기는 힘듭니다.
치사유전자 제거는 정확한 계산 아래 이루어 져야 하는데 그냥 아무 동물이나 가져다 교미시킨다고 제거되지는 않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주로 연구시설 등에서만 행해집니다.
그리고 그 연구 결과들은 여러 곳에 쓰이고 있지만....
일반인이 접할 수 있는 곳을 굳이 꼽자고 하면 식탁 정도일까요.
즉 근친교배의 순수한 이점을 살린 '좋은 근친교배'는 일반인이 실행하기 힘들 뿐더러 체감하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위에서 설명했든 근친교배는 유전병을 제거하는데도 쓰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근친교배가 나쁘게 생각되는 이유는
바로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고 키우는 애완동물들이 인간 중심의 '나쁜 근친교배'로 나왔기 때문이고 이런 것은 아주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완동물은 '인간이 보기좋게' 개량되었습니다. 즉 열성유전자가 발현되었더라도 인간이 보기에 불편하지 않으면 도태시키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처진귀를 가진 개' '단두종 개' 종류와 '품종묘'가 있겠네요.
 
처진귀 개는 인간이 보기에는 좋아보여도 사실 자연상태에선 도태되었어야 할 유전자입니다.
처진귀는 청력을 방해하고 귀의 통풍을 막아 질병을 발병시킬 수 있습니다.
야생의 늑대중에 쳐진귀를 한 늑대는 본적이 없으실 겁니다.
하지만 인간이 교배시킨 개 중에선 굳이 도태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단두종 개는 고질병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호흡곤란입니다.
단두종 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이런 개들은 콧구멍이 좁기 때문에 연구개 함몰, 후두실 염증등의 증상이 있는데
머리가 짧기 때문에 공기가 통하는 통로가 비정상적으로 짧아 일어납니다.
이 역시 열성유전자를 인간이 보기 좋다는 이유로 개량시켰기에 일어난 현상입니다.
 
또 흔히 품종묘는 유전병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걸 아실겁니다.
그 이유 역시 열성유전자를 도태시키기 보다는 독특한 색의 털, 특이한 눈 색을 얻기 위해 근친교배를 시켰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유전병은 1~2세대 교배시킨다고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했지만
이런 품종묘는 수십세대에 걸쳐 이미 고도 근친교배가 이루어 졌기 때문에, 또 그런 유전자가 제거되지 않았기 때문에
1~2세대만 더 근친교배를 시켜도 유전병이 발병할 확률이 높습니다.
얼마전 베오베에 간 백호와 비슷한 예입니다. 아름다운 털을 얻기위한 욕심에 과한 근친교배를 시킨 결과죠.
때문에 근친교배의 나쁜 점만 부각되고 좋게 쓰인곳은 찾기가 힘든 것입니다.
 
요약
1. 근친교배는 자연에서도 일어나는 당연한 현상
2. 유전병을 발현시킬 수 있지만 반대로 유전병을 없앨 수도 있음
3. 그러나 근친교배의 이점을 일반인이 접하기는 힘듬
4. 반대로 나쁜 예는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행해진 많은 근친교배로 쉽게 접할 수 있음
5. 나쁘게 행해진 근친 교배는 있더라도 근친 교배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님.

근친 교배는 인간과 동물 양쪽을 위하여 얼마든지 이롭게 쓰일 수 있습니다.
그 점을 알리고 싶어 이 글을 썼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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