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말~90년대 초반 학생운동 하면서 사구체 논쟁이니 주사니 하는 논의를 한창 할 때였다.
NL이건 PD건 끼리끼리 몰려다니며 열띤 토론을 하고 하는 것이 은근히 멋있고 자랑스럽기까지 한 때.
동아리방, 자취방에 모여 밤새도록 이야기 나누다 보면 곧 통일이 이루어지고 노동해방이 될 것 같았지.
졸업 못하고 몇 년째 학교를 다니는 신화적인 대선배가 어느 날 하는 말.
"니들끼리 모여 니들 대가리로 작당하면 통일이든 노동해방이든 뭔들 안되는 일이 있겠냐."
문재인이 오유를 한다면 딱 그꼴 날거다. 물론 문재인의 통찰력과 비판적 사고를 믿으면서 하는 말이다.
모니터 앞에 보이는 세상이 전부인줄 알고 내가 지지하는 사람과 당이 아니면 악이라는 대착각.
내가 믿어 의심치 않는 달님은 완전체이고 저 분열주의자 찰스는 버러지 같은 놈.
내가 원하는 답을 주지 않았다고 어제의 영웅이 오늘은 배반자로 너무 쉽게도 바뀐다.
이분법과 진영논리. 이건 사실 약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