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여자 후배들한테 물어봤는데 왜 그러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하거나 혼자 독수공방한지 오래 되서 환감(환상감각;;)을 겪었을 것이라 하더라고요 ㅠ_ㅠ 사건은 이렇습니다.
처음 이 일을 겪은 건 제가 21살 때 일입니다. 잠실에서 통학버스를 타고 학교로 갔던 때가 있었습니다. 제가 깊은 잠을 잘 못자는 타입이거든요. 그 때는 분당을 경유해서 갔었는데 항상 잠에서 깨곤 했죠. 어째든 분당에 도착해 잠시 눈을 뜨니 어떤 여자분이 옆에 앉으시더군요. 그리고 또 잠이 들었는데 한참을 가고 있는데 뭔가 제 옆으로 '슥~'하고 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순간 잠이 깼는데 눈은 뜨지 못했습니다. 눈만 감고 계속 가는데 옆에 분 허벅지가 제 허벅지에 닿는 느낌이 있더군요. 왜 사람이 상상을 하면 그 느낌을 그대로 받잖아요. 그래서 '내가 착각하는 것일거야' 라 생각하고 가는데 이번엔 어깨에 뭔가 닿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 한쪽면을 누군가가 기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곰곰히 생각을 했는데 졸았으면 옆으로 다가오는 느낌이 없었을 것 아닙니까? 그러다가 천안 톨게이트에 다다르니 옆에 있는 분이 몸을 떼서 원래 자리로 돌아가시더군요.
그리고 몇 달 후 또 겪었습니다. 이번에는 집에 가는 길에 자리가 없어 어떤 여자분 옆에 앉았거든요? 근데 이 분은 더 과감했던 게 제 고개가 왼쪽으로 꺾여 졸았나봅니다. 갑자기 관자놀이에 어깨가 들어왔습니다;; 이번에도 깜짝 놀라서 잠이 달아났는데 눈은 못 떴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모면을 해야 할지 모르다가 조는 척하면서 고개를 살짝 들었습니다. 어깨에서 겨우 머리를 뗐는데 쑥하고 몸이 더 밀착해 들어오더니 이번엔 반대쪽 머리를 툭툭 건드는 겁니다. 머리를 미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어찌할지 몰라서 최대한 티가 안나도록 머리를 안밀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다가 도착지에 다다르니 여자분이 몸을 빼시더라고요. 그제서야 겨우 잠시 눈을 뜬 뒤 몸을 추스리고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그리고 또 몇 달 후에는 제가 실험을 해 봤습니다. 내 단순한 착각인지 아니면 옆에 앉은 분이 제 느낌대로 옆으로 오는 것인지 말이죠. 일단 여자분이 앉아 계신 곳에 무조건 앉았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잠을 자는 척을 했습니다. 얼마나 척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꽤 오랜시간 잠자는 척을 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곧 연기에 돌입했죠. 자는 척을 하며 옆에 있는 여자분에게 고개를 조금씩 떨궜습니다. 바로 떨어지면 이상할 것 같아서 내려가려다가 다시 올리고 내려가려다가 다시 올리는 행동을 계속 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떤 분은 어깨로 머리를 받쳐주셨고요. 어떤 분은 그냥 몸만 밀착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제 나이 27살인데 이런 일이 좀 많이 겪었습니다. 그래서 근래에는 버스를 탄 일이 별로 없어 잘 기억은 안나지만 이런일이 있으면 그냥 그러려니 해요;; 지하철에서는 이런 일이 많지는 않았지만 지하철 타는 빈도수가 하루 2번을 탄다 했을 때 2개월에 1명 정도는 있었던 것 같고요. 고속버스 경우에는 10번 탔을 때 중 4~5번은 이런일이 있었고요. 통학버스는 제가 자취를 하면서 자주는 타지 못 했는데 10번 중 6~7번은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형이나 남자동생들한테 물어보면 '그런일이 있나?' 라고 대답해줄 뿐이고요. 여자애들은 위에서 언급한 말들만 할 뿐입니다.
혹시 저와 같은 경험이 있는 분 계신지, 혹 이분들 왜 이래요? 제가 자는 모습이 불쌍한 걸까요 ㅠ 아, 참고로 제가 깨어나서 얼굴을 한번씩 보거든요? 그리고 버스에서 내리면 미친 스피드로 사라집니다. 아, 물론 이런 일들 때문에 혼자 자다가 어떤 움직임 때문에 옆에 붙어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도 몇번 한 적 있어요. 그 땐 속으로 혼자 쑥쓰러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