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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 대해서
게시물ID : sisa_7228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사군
추천 : 1
조회수 : 24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4/15 00: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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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호남이 참 많이 욕을 먹는군요. 3번 당에 몰표를 준 것에 대해서는 저도 서운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호남이 이렇게 욕을 먹을 일인가 싶기도 하네요.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서 모두 같은 역사를 지니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아는 바로 호남은, 그중에서도 광주는 더욱 그러하다고 생각 됩니다. 805월을 기점으로 말이죠. 부수적인 부분들은 차치하더라도 그날이 한국 민주주의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였음을 누구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불과 36년 전입니다. 저는 그날 있었던 상처는 아직 치유되지 않았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 이라고 생각합니다. 호남이라고 모든 시민들이 정치적 의식이 높을까요? 그래서 야당을 열렬하게 지지했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단지 그들이 가진 상처가 타 지역의 사람들에 비해서 더 직접적이고 더 컸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90년대 초반 소설이나 사설들을 읽다보면 심심치 않게 호남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80년 그날에 대한 회한, 혹은 미안한 감정들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의식을 바탕으로 정권 교체를 이루어내게 됩니다. 흔히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기를 한국 민주주의의 황금기라고 이야기합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어디까지나 호남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 이었습니다. 하지만 급격한 경제성장과 민주사회로의 변화로 인해 그날의 기억들도 빠르게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너무 빨리 사라진 만큼 그 날은 너무 빠르게 신화가 되어버렸습니다. 개인적인 견해로 문제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의 성지 이전에 사람이 사는 곳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새 호남에 너무 많은 기대, 혹은 필요이상의 짐을 강요하고 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 호남을 비토하시는 분들의 울분은 잘 알겠습니다. 호남에서 3번 당을 밀어주지 않았다면 대다수의 국민들이 열망하는 결과를 맞이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생각해 봅시다. 굳이 지역감정을 앞세워 입씨름을 하자면 경상도의 원죄를 따져야 할 것입니다. 적어도 우리들이 그렇게 싫어하는 새누리당, 이명박근혜를 옹립시킨 과는 경상도 쪽에 더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런 소모적 논쟁이 더 이상 필요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시점에서 일어나는 일의 모든 책임을 호남에게 지우는 것도 온당한 처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적어도 몇십년 전부터 현재 까지 우리들이 치를 떠는 그들과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고 해도 말입니다.
 
부산과 대구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을 일입니다. 하지만 그 격려와 칭찬의 반대급부가 호남에 대한 비토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서운한 감정은 숨길 길이 없겠지만 그럼에도 함께 해야 하는 동지임을 우리들은 알고 있지 않습니까? 조금 열린 마음으로 지금의 호남을 설득할 수 있는 성숙한 우리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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