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육아를 왜 내가해? 나는 남자고 돈도 버는데? 식의 태도인 남편 글들을 볼 때마다 생각을 좀 하게 되네요~
저는 미혼 20대 초반 여성이고 지극히 자식 입장입니다.
그래도 좀 성숙했기 때문에 아빠에게 아빠대접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컴퓨터를 하기위해 싸우는 대상이 있었는데, 하나밖에 없는 언니가 아니라 아빠였습니다.
아빠는 집에 있는 시간 대부분 컴퓨터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렸던 저는 컴퓨터 많이 한다고 혼내는 엄마한테 아빠는 왜 안 혼내냐고 그랬었죠 ㅎㅎ
그리고 아빠는 신경질이 엄청 많습니다. 화내고 혼내는 느낌이 아니라 쓸데없는 신경질같은 느낌이에요.
제 인성에 대해 제 인생에 대해 혼내는 사람은 엄마였죠.
아빠가 자기 마우스에 끈적거리는게 묻었다고 방에서 나와서 제 코앞에 마우스를 들이대고 신경질 내던게 생각나네요. 무지 기분 나빴었는데 다시 생각해도 그런 태도는 누구에게나 기분 나쁠 수 밖에 없겠죠.
제가 물을 엎질러서 닦고 일어났는데 물방울 튄 부분을 발로 가르키면서 닦으라고 신경질내던 것도 생각나네요.
엄마가 화내면 내가 잘못했다는 느낌이고 아빠가 화내면 또 저러네라는 느낌입니다.
아빠 말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계기죠.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아빠의 신경질이 아닙니다. 신경질은 애교죠.
아빠는 집안일 육아 아무것도 안했습니다.
자식들을 돌보지도 않았지만 저를 귀여워하고 좋아했기 때문에 자기가 내킬때마다 재롱떨어주길 바랬죠.
물론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유치원생때부터 아빠 옆에 잘 안갔습니다. 커가면서 더 안가게 되었고.
아빠가 잘못한 것은 아닙니다. 폭력적인 사람도 아니었고 나쁜 버릇이 있는 것도 아니었죠. 약간 가부장적이긴 했지만 여자 셋 있는 가정에서는 심할 수가 없어요.
단지 이건 인과에 따른 결과일 뿐이에요. 이제 귀찮지도 않고 사고도 안치고 좀 더 똑똑해진 어른이 되니까 이상적인 아빠와 딸 관계를 원하지만 당연히 그렇게 될 리가 없죠.
애완동물조차 자기를 돌봐주는 사람만 따라다닙니다. 사람은 이성이 있으니까 대접해주려고 '노력'은 하지만 느껴지는 것은 애완동물과 별 반 다를 것 없죠. 자신에게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사람에게도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똑똑한 머리 덕분입니다. 마음으로는 눈앞에서 나와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받은 사람이 자리를 잡겠죠.
나는 돈 버니까 육아를 하기 싫다?
그건 자유에요. 단지 그 자식이 자신을 안따르게 되는 결과를 얻을 뿐입니다.
자식탓 하지 마세요. 자식은 로봇이 아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