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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1도 하지않았던 우리아빠가 ATM기계가 되지 않은 이유.
게시물ID : baby_136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왜케심각해?
추천 : 13
조회수 : 1653회
댓글수 : 47개
등록시간 : 2016/04/16 01:39:01
아빠자랑글임을 미리 이야기하고 시작합니다.

저는 곧30이 되는 딸부자집 자식입니다.
우리때 부모님들 대부분이 그랬듯 육아는 엄마가 전담했고 아빠얼굴은 평일에 빨리 퇴근해서 11시전에 오실때나 주말에 잠깐 볼수있었습니다. 아빠가 늦둥이동생 귀저기 한번을 갈아주거나 분유한번 먹이는 모습을 본적이 없었고 주말에도 아빠는 너무 피곤해서 식사때나 잠깐 얼굴 볼수있었고 안방에서 주무시는경우가 많았죠. 가뭄에 콩나듯 연례행사정도로 나들이를 간 적도 있었기는 하지만 크게 기억나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집은 딸셋이 전부 아빠랑 친하고 아빠를 좋아합니다. 고딩때 아빠가 너무 바빠서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웠다는 얘기를 듣고 펑펑 울고 그 이야기가 10년이 넘게 제 가슴에 한이되어 남을정도로 말이죠.

그 비결이 뭐냐면, 바로 사랑의 표현입니다.
매일 새벽 하루도 빠짐없이 아빠가 잠든 저희방에 와서 이불덮어주고 나가시는거 그때마다 잠에서 설핏 깨어 아빠를 보고 다시 잠들곤 했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기전에 방에들어와서 얼굴보고 머리 쓰다듬어주고 이불 다시 덮어주고 나가시면 그때도 항상 깨어서 아빠가 왔다갔다는걸 느끼고 다시 잠들곤했습니다.
화이트데이엔 한아름 사탕을 사들고오시고 빼빼로데이 크리스마스 생일등 기념일은 절대 까먹지않고 뭐라도 챙겨주셨어요.
그리고 시간날때마다 저희에게 관심을 가지셨어요. 아빠가 시간이 없을 뿐 우리를 너무도 사랑하고 있다는걸 매순간 느낄 수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빠와 함께한 시간이 거의없어도 어릴때부터 아빠를 너무너무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아빠를 좋아하는 가장 큰 결정적인 이유는 아빠가 엄마가 너무 좋아서 어쩔줄 몰라하셨어요. 솔직히 위에서 챙긴다는 기념일은 다 엄마를 위해 챙긴거고 저흰 곁다리였죠. 어린 제 눈에도 아빠가 많은일을 하지않아도 항상 누워있어도 자고있어도 엄마가 아빠를 부르는 목소리에 벌떡일어나 엄마를위해 뭐라도 하려고 하시는 모습이 다 보였어요.

어린아이들도 다 압니다. 아빠가 나를 귀찮아하는지 사랑하는지. 아빠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엄마를 사랑하는지 아닌지. 아빠가 나를 사랑하고 엄마를 사랑하는것을 느끼면 아이들은 맹목적으로 아빠를 사랑합니다. 특히 머리가 굵어지면서 아빠가 엄마를 끔찍하게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을 느낄때마다 아빠가 점점더 좋아하게됩니다.

육아를 같이 안해도 표현만 잘하면 ATM기가 안될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희아빠가 조금 더 편한일을 할 수 있았다면, 엄마가 맞벌이었다면 아마 육아에 동참하는 남편이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포인트는 관심과 표현입니다. 물론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어딨겠냐만은, 사랑한다면 그걸 좀 표현하시면 좋겠습니다. 조금더 관심갖고 조금이라도 노력하는 모습만 보여도 훨씬 달라질 거에요. 그리고 와이프를 사랑하고 아껴주세요. 집에서 1순위는 자식이 아닌 와이프로 두고 여왕님처럼 대해주세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스스로는 왕으로 대접받게 될 것입니다.남자가 가오가있지 이러면서 츤데레처럼 츤츤대지말고 그냥 마음껏 많이 표현하시기 바랍니다.

하나씩 노력하다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서로를 배려해가며 함께 육아를 하게 될 겁니다. 행복한 가정은 덤이겠지요.

육아게의 많은분들이 행복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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