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예전에 연고전 특집 기억하시죠?
그때는 남녀 할꺼 없이 보기 불편했다는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무한도전이 연고대 이하 학벌을 가진 사람을 방송에서 무시한것도 아니고 '루져' 라고 한 것도 아닌데두요.
맘 편하게 주말예능 보며 웃고 싶었는데 다들 상대적 박탈감 느끼지 않으셨나요?
이번 홍철아 장가가자 특집도 마찬가지 입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얼굴, 키, 나이, 직업 등을 따지면서 여자분들을 데려오는 장면이 방송에 나가면서,
또 그에 부합하는 여자분들이 방송에 나오면서 많은 일반 여성분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겁니다.
<품절남 특집>, <못친소> 등을 예시로 들면서 '여자들의 이중성'을 꼬집으려는 분들이 계십니다만..
위의 특집들은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만약에 일반 남성을 데려와 순위를 매겼다면 욕먹을 일이죠.
연예인들은 (특히 개그맨들은) 놀림거리가 되어도 본인의 커리어에 도움이 됩니다. 카메라 한번 더 받을 수 있으니까요.
무도에서 '쩌리짱' 같은 별명을 얻어도 캐릭터가 생겼다며 기뻐하고, 박명수는 못친소에서 앗싸리 못생겨서 더 주목받고 싶다고 하잖아요?
그들에겐 '못남'이 꼭 본인에게 손해는 아닌 셈이죠.
그러나 일반인들은 다릅니다. 어떤 기준을 놓고 '그에 부합하지 않다', '우월하지 않다' 라고 방송에서 제시하면 기분만 상하지
일반인에게 득 될게 뭐가 있나요? 가령 어떤 여자 연예인이 '형돈이와 대준이'에게 "어우 못생겼어요 ㅋㅋ 제 취향 아님" 이러는 거랑
일반 남성에게 "어우 못생겼어요 ㅋㅋ 제 취향 아님" 이러는 거랑은 천지차이입니다. 만약 홍철이 장가보내는 특집도 '여자 연예인'을 대상으로
했더라면 지금처럼 안좋은 반응은 아니었을 겁니다. (뭐 소개팅에 응한 여성분도 결국 방송타보려는 모델이나 연예인 지망생이었지만..)
+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꺼 같네요. 무한도전 여자버전 멤버들이 돌아다니며 일반 시민(남성)에게 " 키가 몇이에요? 아 노홍실이는
183이 이상형이랬는데 우리 기준엔 살짝 못 미치네요." 명문대 의대, 법대 같은데 가서 어리고 키큰 훈남들에게 "노홍실 어때요? 어머 그 정도 나이차이는 궁합도 안봐 꺄르르.." "어머 여기는 그냥 공부만 할 꺼 같은 남자들만 모여있네? 지나쳐야겠다" 이러면서 특정 남자들에게만 명함주고, 그 주변에
있던 '기준에 못미친다 싶은 남자들'은 다 쩌리로 만드는 방송이었다면 어땠을까요? (무한도전에 실제로 나온 대사들을 여자버전으로 바꿔봤습니다.)
++덧붙이자면 이번 <홍철아 장가가자 > 에서는 "애도 낳아야 하니 연상은 좀.." 이 말이 제일 여자들의 공분을 산 거 같습니다.
남자분들도 키가지고 지적받는게 제일 싫으시죠? 살은 빼면 되고 돈은 벌면 되지만 키는 어떻게 바꾸기 힘드니까요.
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이 나이가 드는것은 인력으로 막을 수 없는 것인데, 나이가 들어 생식능력이 떨어져 꺼려진다는 말을 방송에서 대놓고 했으니까요. 안그래도 사회에서 여자 나이는 크리스마스다. 남자는 나이들어도 멋진데 여자는 주가가 떨어지네 뭐네 하는 헛소리들을 많이 참고 살았던 여자분들의 역린을 제대로 건드린거죠. 그것도 평소에 진보적이고 정의로운줄 알았던 무한도전이. 하여간 노홍철씨는 그렇게 건강한 2세 원하면 본인이 빨리 결혼을 하던가..(장동건도 늦은 나이에 동갑인 고소영 만나서 애도 낳고 잘 사는데..원빈도 또래 이나영 만나는데..) 평소에 그토록 강조하던 2-30대 여성팬들은 이번에 확실이 많이 잃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