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노타우르스들을 쓸어 버린 뒤 옆구리의 상처를 감싸쥐고 주저 않은 그에게 파티원 한명이 인면과 하나를 건넨다. 
사람의 얼굴을 한 과일인 이 인면과는 상처치료와 체력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키우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일반 과일에 룬문자를 각인한 뒤 몬스터들을 사냥하면 일정 경험치를 받게 돼고 그 경험치는 각인된 룬문자에 반응해서 그 과일들을 인면과로 바꿔주는 것이다. 
이 인면과 덕분에 마왕군과의 전쟁에서 인간들은 점점더 우위를 점해가고 있다. 
마침내 인류의 대대적인 반격이 시작돼고 그의 파티는 전장을 우회하여 마왕군의 본거지를 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미노타우스들과 마주친걸 보니 마왕이 근처에 있는 모양이다. 이놈들의 마왕의 친위들 이었으니까. 
그때 파티원 중 한명이 잠시 화장실좀 다녀오겟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잠시 정비시간을 가지기로 한다. 
그도 헤드셋을 벗고 장시간 앉아 있느라 굳어진 몸을 풀려고 팔다리를 쭉 뻗어본다. 
때마침 허기를 느낀다. 
의자에서 일어나 냉장고로 향한다. 
경험치도 꽤 쌓았으니 잘 익엇겟지 라고 생각하며 냉장고 문을 열고 이번에 어떤 인면과를 먹어 볼까 잠시 고민한다. 
엄마는 푸석한게 별로 맛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엔 여동생을 먹어보기로 한다.  
어설프게 이마에 룬문자를 흉내내어 그어놓은 상처에서 배어나온 피는 이미 차갑게 굳어 있다.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목만 남은 여동생의 얼굴로 그의 입이 다가가고 있다..